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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권은희 경정의 양심선언과 국민의 격려
등록날짜 [ 2013년04월25일 14시52분 ]
이기명 칼럼리스트
-권은희 경정의 양심선언과 국민의 격려.-
선거부정 폭로하는 공직자는 국민이 보호해야.
 
이 기 명(칼럼니스트)
 
 
"정치 개입은 했지만 대선 개입은 아니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몰래 담은 넘었지만 도둑은 아니다.”
 
 
정읍 환표사건이라고 하면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1956년 자유당 시절, 도의원 선거에서 전북 정읍에서는 경찰관이 투표함을 이송도중 송두리째 바꿔쳐서 자유당 후보를 당선 시켰다. 당시 투표함을 호송중이던 경찰관 박재표 순경은 양심의 고통을 견디지 못해 양심선언을 하고 전대미문의 투표함 바꿔치기라는 부정을 폭로했다.
 
이승만 독재정권은 발칵 뒤집혔다. 저런 선거부정이 폭로가 되다니, 오죽이나 다급했으면 당시 경찰국장은 박재표순경을 박격포순경이라고 말했다. 요즘 같으면 뭐라고 했을까. 투표함은 바꿔쳤어도 부정은 없었다고 하지 않았을까.
 
박재표 순경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는 직무유기로 구속된다. 경찰이 부정선거를 폭로했는데 직무유기라고 했다. 표 도둑을 적발한 죄였다. 박재표 순경은 어떻게 됐을까. 그는 복역 후 당시 환표사건을 특종보도했던 암울한 시대의 정론지 동아일보의 직원으로 특채 됐다. 당시의 신문기사를 보면서 오늘의 동아일보를 생각하니 많이 슬프다.
 
결국 이 같은 부정선거는 끊임없이 계속되어 급기야 3.15부정선거로 이어지고 이승만 독재는 4.19 혁명으로 종말을 고했다. 그리고 군사독재로 연속되는 한국의 정치사. 비극의 씨앗은 그렇게 심어지는 것이다.
 
1987114, 23세의 서울대학생 박종철이 서울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조사 받던 중 숨졌다. 경찰은 사망이유를 밝혔다. “수사관이 주먹으로 책상을 치며 혐의사실을 추궁하자 갑자기 ""하며 책상 위로 쓰러졌다.'는 것이다. 어느 국민도 믿지 않았고 결국 경찰관 5명이 가담한 고문치사 사건임이 밝혀졌고 전두환 정권의 반민주적 만행은 만천하에 공개됐다.
 
이렇게 해서 역사는 발전을 한다고 믿지만 발전하는 듯 후퇴하는 것도 역사인 것 같다.
 
 
### 국정원 대선관련과 권은희 경정에 대한 경찰고위층 압력.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존재하지 않는다지만 정권의 불법비리는 언젠가 반드시 들통이 난다. 요즘 국민여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국정원의 대선관련 불법행위는 어떤 것인가. 새삼스럽게 설명할 필요도 없이 국민들은 소상하게 알고 있고 급기야 검찰이 나섰다. 검찰이 어떤 결과를 국민에게 보여 줄지는 아직 모르지만 채동욱 검찰총장의 취임 전 결의가 단호했듯이 한 점 의혹없이 밝혀지리라고 믿는다.
 
국정원 대선관련과 함께 경찰이 다시 국민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이 땅에서 경찰이 시선을 모으는 사건은 늘 말썽이 따르는 사건이다. 경찰은 국정원 대선관련 사건에도 어떻게든지 사건을 덮으려는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그러나 그것이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아직까지 성도 이름도 없이 그저 국정원 녀로 거명되는 주인공과 함께 국민에게 결코 잊혀질 수 없는 이름으로 기억될 권은희 경정이다. 권은희 경정은 서법고시에 합격되어 경찰에 특채된 여성경찰관이다.
 
권은희 경정은 국정원 녀의 사건이 터질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으로 수사를 총괄다가 송파경찰서로 전보됐다. 왜 그가 전담수사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었을까. 그러나 전보는 할 수 있어도 입을 막을 수는 없었다. 권은희 경정은 당시에 상황을 소상히 밝혔다. 바로 양심선언이었다.
 
권은희 현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서울경찰청은 물론 경찰청까지 동원돼 수사 내내 부당한 개입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가 밝힌 내용만으로도 경찰의 수사 발표가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알고도 남음이 있다.
 
대선에 관련된 78개 키워드를 발견했는데도 4개 키워드만 줄여 조사하도록 지시한 서울경찰청이다. 더욱이 국정원 여직원 녀의 불법 선거운동을 연상케 하는 용어를 일체 언론에 흘리지 말라고 주의를 전달했던 경찰 고위층의 행위는 해명과 변명의 여지도 없는 부당한 압력이고 명백한 범죄행위다.
 
빗발치는 여론의 질타와 사실관계가 들어남에 따라 경찰도 더 이상 버틸 수가 없게 됐다. 국정원 직원의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이 이제 "일부 국정원 직원이 댓글 등의 형식으로 사실상 정치에 개입했다"고 결론 내렸고 국정원 녀와 그 밖에 3명을 기소의견으로, 출석에 불응한 국정원 심리정보국장에 대해서는 기소중지 의견으로 각각 검찰에 송치했다. 이제 검찰이 하는 일은 국민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국정원 녀의 인권을 옹호했지만 이제는 그 때와 달리 침묵이다.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대통령의 생각이 지금도 그 때와 다름이 없는지 알고 싶은 것이다.
 
권은희 경정을 지켜야 한다는 국민여론이 뜨겁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명백한 불법행위에 대해서 이를 수사하는 부하직원에게 부당한 압력행사가 분명한 행동을 한 경찰고위 간부는 국민의 이름으로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다. 만약에 이를 어물쩍 넘어가려고 한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불씨가 되고 불씨는 마침내 것잡을 수 없는 큰 화재가 될 것이다.
 
새로운 검찰총장 채동욱은 지금 국민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새로 취임한 남재준 국정원장도 군 재직시 강직한 무장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들에게 국민들이 기대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공무원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헌신하기로 서약한 국민의 공복이다. 이들 스스로의 결심과 각오도 비장해야 하지만 이들이 불법과 비리에 물들지 않도록 감시하고 격려하는 것은 국민의 의무다. 경찰은 권은희 경정을 감찰하겠다고 엄포다. 지금 권은희 경정을 보호하고 지키자는 여론이 불타오르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다.
 
만약에 국민이 무관심 하다면 이들이 얼마나 허망하겠는가. 권력을 쥔 자들은 권력을 이용해 끊임없이 자신들의 이기심을 충족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의 기도는 권은희 경정과 같이 두려움을 모르는 양심적인 공직자들과 이들을 지키는 국민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반드시 무너지고 말 것이다. 권은희 경정에 대한 보호와 격려를 하는 서명자가 하루만 3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정치 개입은 했지만 대선 개입은 아니다."
이런 바보같은 경찰간부는 하루 빨리 사라져 주기를 바란다.
 
 
이기명 팩트TV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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