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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포청천의 용작두·호작두·개작두
국민이 가엾지 않으냐.
등록날짜 [ 2022년03월25일 10시36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
■사람 고르기
 
어느 재벌 총수가 사람을 뽑을 때 마지막 면접에 꼭 참석하는데 그때 대동하는 것이 관상쟁이라고 한다. 내가 보지 못했으니 믿거나 말거나다. 다만, 사람 고르기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세상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는가.
 
처음 만나 인사를 하면 이런저런 얘기 많이 듣는다. 소개하는 사람이 나쁘게 말 할 리 없고 공자·맹자는 아니라도 최소한 좋은 사람이란 말은 한다. 내 경우 오래 사귀어야 할 사람이라면 그가 살아온 날을 본다. 인간이 앞날을 몰라도 지나온 과거는 감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얼추 맞지만 아이쿠 하는 일도 있다. 최근에 내가 겪은 충격은 죽어서나 잊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뭐라고 변명을 해도 나는 배신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내게 마지막 한 말은 “드릴 말씀 없습니다.” 요즘 그가 갈아탄 말이 제대로 잘 달리고 있는지 묻고 싶다. 일본이라면 이를 가는 그를 이완용에 비유하는 글이 올라오는 건 분명히 비극적 코미디다.
 
■알아봤자 얼마나
 
책도 좀 읽고 글도 좀 썼다고 자부하는데 그게 얼마나 맹랑한 헛수고였는지 절실하게 느낀다. 사물에 관한 판단을 좀 할 줄 안다고 자부하는데 정말 땅을 치고 싶을 정도로 기막힌 경우를 당하면 나 자신에 대한 불신에 몸을 떤다. 나를 보면 슬슬 피하는 사람들. 괜찮다. 이미 사람 명단에서 뺐으니까.
 
말이 보증수표라고 하는 표현은 거짓말을 안 하는 사람을 말한다. 얼마나 좋은 사람이고 얼마나 영광인가. 그러나 지금은 보증수표를 앞에 놓고 보증수표라고 해도 믿을 수가 없는 세상이 됐다. 신분이 국회의원이고 ‘윤핵관’이라고 불리는 당선자 최측근들인데 그들이 한 말이 멀쩡한 거짓말로 들통 났다. ‘그 사람 어떠냐고 묻길래 괜찮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 이상에 OK가 어디 있느냐. 이런 인간이 측근이면 문제가 심각하다.
 
아침에 신문을 펼쳐놓고 방송뉴스를 틀어놓고 라디오를 들으면서 말의 정글을 헤맨다. 아아. 그런데 저마다 다르다. 어느 것이 정말이냐. 언론의 보도를 거짓말의 재확인으로 인식해야 할 세상이 됐다면 지금 나의 존재가 사람이냐 아니냐를 의심해야 할 판이다. 진실이 없다. 정말이 하나도 없다. 이런 세상에서 지금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온통 가짜 양주가 판치던 시절, 잔을 채우던 웨이터에게 ‘가짜지?’ 물으니 ‘네 조금은 가짭니다’ 이건 차라리 애교다.
 
지금 국민 앞에서 당선자가 연설하고 국회의원이 열변을 토한다. 믿는가. 안 믿는다. 길가에서 할머니가 붕어빵을 구워 판다. 진짜라고 믿는가. 그건 믿는다. 이것이 바로 오늘의 우리 현실이다. 이 같은 거짓에 세계에서 얼마나 더 오래 살아야 하는가.
 
■이제 국가 안보기밀은 없다.
 
1043XXXX 대한민국 예비역 육군 병장. 나의 군번이다. 군 복무 34개월 20일. 귀에 더께가 지도록 들은 군사기밀 보호. 국가안보를 위해서다.
 
지금은 아무 걱정 없다. 대통령 당선자가 지휘봉을 들고 국가의 기밀인 지하벙커의 위치까지 친절하게 소개해 주는 세상이다. 비상지휘 차량도 공개한다. 어떤가. 지상의 낙원인가. 이제 군대에선 병사들에게 국가기밀과 군사시설 보호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새로 건설할 것이기 때문에 아무 문제 없다고 할 것인가. 다시 머리가 혼란해진다. 보안사(현 국군기무사령부)가 할 일이 없어질 것이다. 군대 안 간 당선자가 입에 오른다.
 
싸움한 두 놈을 잡아다가 추궁하면 저마다 잘했단다. 국민이 절반으로 나뉘어 끊임없이 싸운다. 어쩌자는 것인가. 나라를 이 꼴로 만들어 놓은 책임을 묻는다면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할 것인가. 고통받는 사람은 힘없는 국민이다.
 
가치 기준, 판단 기준, 모든 것이 엉망이다. 옳고 그름의 기준이 사라졌다. 존재하는 것은 지금 숨을 쉬고 있다는 것뿐이다. 나는 지금 살아 있는가. 포청천의 용작두·호작두가 그립다.
 
시계가 새벽 5시를 가리킨다. 거짓이 활개치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 그래도 해는 뜬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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