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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언론유죄, 국민무죄
언론의 죄는 씻어지지 않는다.
등록날짜 [ 2022년03월23일 10시26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 다시는 글을 안 쓴다고 다짐도 하고 공개선언도 했지만, 며칠 지나면 또 쓴다. 내가 옳고 그르고는 상관없이 글이라도 쓰지 않고는 미칠 것 같기 때문이다. 내 말이 다 옳다고는 절대로 생각지 않는다. 내 글에 대한 여론도 듣는다. 누가 욕을 하는지 다 안다. 욕을 먹어도 할 수 없다.
 
국민 의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언론이다. 독재자가 제일 먼저 장악하려는 것이 언론이다. 5·16쿠데타 세력이 제일 먼저 점령한 곳도 남산 KBS였다. 언론의 광대한 전달력은 옳고 그름을 차치하고 대단한 영향력을 갖는다. 무관의 제왕이란 말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도둑놈의 제1차 목적은 도둑질이다.
 
언론의 신뢰는 어떤가. 옳건 그르건 언론에 났다고 하면 한 점 먹고 들어간다. ‘신문에 났잖아. 넌 TV도 안 보느냐.’ 말 한마디에 기가 죽는다. 5·16쿠데타 후 글을 쓰면 복사해서 시청에 간다. 새파란 중위가 볼펜을 들고 원고를 보면서 찍찍 긋는다. 방송을 죽이고 살리는 염라대왕이다. 오장이 뒤틀리지만, 말 한마디 못하고 통과만 되면 감지덕지다. 그렇게 글을 썼다. 글의 내용을 설명해야 하는가. 박정희는 구국의 영웅이고 쿠데타군은 구국의 전사다.
 
얼마나 아부·아첨 글을 썼는가. 어떤 표현을 써야 더 아부가 되는가. 사전에 있는 아첨의 문장은 표절의 대상이다. 창피하지 않은가. 속으로는 변명거리를 다 준비해 놨다. ‘쓰고 싶어 쓰는 것이 아니고 먹고살기 위해서 쓰는 것이다’ 도둑놈도 굶어 죽지 않기 위해서 도둑질을 한다. 아. 아. 얼마나 오욕의 찬 글쟁이 노릇을 했는가. 언론인? 무관의 제왕? 개나 물어가라.
 
동아투위(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기자들이 파업하다가 회사 앞 거리로 내동댕이쳐질 때 말 한마디 못한 채 슬슬 피하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그런 놈이 무슨 민주언론이냐. 박정희가 죽고 민주언론운동이 불타오를 때 KBS 노조는 민주광장에서 언론자유 집회를 했다. 그때 나는 격려사를 했다. 아. 아. 얼마나 뻔뻔한 얼굴인가.
 
■언론유죄, 국민무죄
 
종편을 우연히 보게 됐다. 바로 돌렸다. 박정희 시대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언론인 출신인 정치평론가. 그의 과거를 잘 안다. 소신이 바뀌었는가. 몇 번째인가. 전문용어로 지껄여대는 소리를 국민이 어찌 알겠는가.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국민의 가슴 밑바닥에 흐르고 있는 생각은 짐작한다. 상식이기 때문에 아는 것이다.
 
말이 좋아 보수지라고 행세하는 언론들이 떠드는 것을 들으며 국민은 속는다. ‘방송에 났던데?’다. 그게 바로 언론인과 언론의 유죄 이유다. 박정희·전두환 시대의 아부·아첨하던 이른바 ‘무관의 제왕’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지극히 단순한 주장이다. 왜 청와대에 안 들어가는가. 청와대가 전염병의 온상인가. 5월 10일 0시까지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방에 책임을 지는 국가의 수반이며 국군의 총사령관이다. 왜 명령을 거부하는가. 전시에는 명령 불복종을 총살로 다스렸다.
 
온갖 결함이 드러나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죽으라 고집하는 당선자는 옳지 않다. 국민 여론의 58.1%가 부정적이고 33.1%만이 찬성이다. 대선 경쟁 때 같았으면 이런 만용을 부리겠는가. 당선됐으니 칼자루 쥐었다는 것인가. 그러나 착각이다. 국민 생각은 무서운 것이다. 언론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언론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국민의 생각을 바르게는 전달해야 한다. 왜 ‘레임덕’이 아니고 ‘취임덕’이라고 하는지 언론은 모른단 말인가.
 
당선자는 깊이 생각해야 한다. 밀고 나가면 된다는 고집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당장은 모르지만, 국민 생각은 무서운 것이다. 이럴 때 언론은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는가.
 
언론유죄, 국민무죄. 명심해라. 진정으로 무관의 제왕이 되어 보자.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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