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이기명칼럼】
■머리를 빌리는 능력
초등학교 때 책상머리에 ‘미래의 대통령’이라고 써 붙여 놨다는 사람이 김영삼 대통령이라고 하는데 믿어지지 않는다. 왜냐면 그의 초등학교 시절이면 이 땅에 대통령은 있지도 않은 일제 강점기다.
그건 그렇고 김영삼 대통령의 명언은 있다. ‘머리는 빌리면 된다’는 말이다. 자기 자신을 너무나 잘 아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의 머리가 출중했다고 믿는 정치인들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다만 고집 하나는 알아줬다. ‘3당 합당’을 함으로서 민주화를 향한 그의 고집도 상처를 입었다. 그때 머리를 빌려준 사람은 누굴까. 관심 없다.
■유비의 머리, 제갈공명
제갈공명이 없었다면 유비가 존재했을까. 어려웠을 것이다. 소년 시절 삼국지 필사본을 열 번 이상 읽은 나는 지금도 제갈공명의 지혜에 무릎을 친다. 오늘의 우리 현실에서 공명과 같은 지혜가 존재했다면 참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그 역시 해 보는 생각이다.
오늘의 한국 정치는 혼란의 극치다. 대통령 선거는 코앞에 닥치고 후보자라는 사람들은 저마다 애국과 민주를 외치며 자신이 대통령의 적임자라는 것을 과시한다. 과연 적임자인가. 인간은 저마다 제멋에 산다니까 그대로 내버려 두자. 그러나 대통령선거만은 그냥 내버려 둘 수가 없다. 5년 동안 꿰차고 앉아 있을 대통령이란 자리가 너무나 크고 무거운 것이다. 자칫 실수로 잘못 뽑으면 그야말로 도끼로 자기 발등을 찍는 꼴이 되고 그 후유증은 말로 표현을 못 한다. 대통령 두 사람을 감옥에 보낸 국민이 용감하다는 말은 들을진 모르지만 잘못 뽑은 비판도 피할 도리는 없다.
국민은 이미 많은 토론을 통해 후보자들의 됨됨이를 대충 알고 있다. 여기서 국민이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 있다. 김영삼의 말처럼 머리를 빌려 올 능력만이라도 소유하고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가 질문하는데도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를 못하고 딴소리를 하는 후보를 보면서 가슴을 친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런 후보를 선택하면 안 된다.
■정직한 후보를 선택해야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 날 것으로 생각하는 자는 없을 것이다. 자기가 잡힐 것으로 생각하는 도둑도 없듯이 말이다. 거짓말은 반듯이 들통이 난다. 정직해야 한다. 토론을 보면서 상대가 질문하는데 알아듣지를 못하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후보가 있다. 안철수 후보가 너무나 답답해 눈을 감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 않던가.
모르면 솔직하게 고백하면 되고 이해가 안 되면 이해를 구하면 된다. 국가경영 능력을 피력하는 토론 자리에서 모르는 것을 어물쩍 넘어가려는 것은 국민에게 죄를 지는 것이다. 거짓말하지 말아야 한다.
이준석이라는 젊은 친구가 등장해 제법 관심을 끌었지만, 결국 머리 굴리다가 바닥이 드러났다. 어디서 못된 것만 배운 모양이다.
솔직한 것 이상으로 상대를 설득시키는 무기는 없다. 윤석열은 부인과 관계된 모든 의혹을 공개해야 한다. 이재명도 상대가 제기하는 의혹을 숨김없이 털어놔라. 판단은 국민이 한다.
오늘 토론은 국민이 주의를 기울여 시청하기 바란다. 바로 우리 자신의 행복과 직결된 문제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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