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이기명칼럼】 정운현 씨가 내 잠을 뺏어갔다. 밤새 황무지를 헤매다가 깼다. 빨리 잊어야만 할텐데.
■차라리 웃지도 말라.
대선후보 토론회를 꼭 챙겨본다. 누가 더 죽 쑤는가를 보기 위해서라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이미 알고 있다. 인간의 됨됨이를 벌써 알기 때문이다.
토론을 보면 아주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한다. 나 같은 혜안(?)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김건희 씨의 주식투자와 관련해서 질문받은 윤석열이 대답은 해야 하는데 궁하다. 그때 윤석열의 얼굴에 나타나는 웃음. 국민은 어떻게 봤을까. 웃기지 말라는 윤석열의 자신만만으로 생각했을까.
눈물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화나서 나오는 눈물과 기뻐서 나오는 눈물. 같은 눈물이지만 의미는 하늘과 땅이다. 웃음은 어떤가. 그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질문을 받고 흘리는 윤석열의 미소는 비웃듯 자신만만해 보이지만 실은 미소가 아니라 ‘썩소’라는 것이다.
■몰라도 적당히 몰라야지.
윤석열을 지지하는 친구 녀석의 말이 이해된다.
‘솔직히 윤석열이 입 열면 불안해 가슴이 탄다.’
이유는 누구나 알 것이다. 차라리 가만히 있으면 좋겠는데 귀동냥으로 들은 지식으로 아는 척하다가 된통 당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 윤석열의 얼굴에 떠오르는 것이 미소(썩소)다. 자신은 ‘그걸 질문이라고 하느냐’는 비웃음의 표현이라고 할지 모르나 시청자는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다. 다 알고 있다. 대답이 동에 닿는지 서에 닿는지 갈팡질팡 솔직히 불쌍해 보이기도 한다. 오죽하면 토론을 거부하려고 했을까.
노루꼬리 3년 우려먹는다는 속담이 있지만, 입만 열면 대장동을 물귀신처럼 끌고 들어가던 윤석열이 이제 ‘이재명 게이트’가 아닌 ‘윤석열 게이트’로 상황이 변했으니 어쩔 것인가.
윤석열 부인에 대한 이런저런 비리가 계속 터지고 있다. 처음에야 억지 부려 막을 수 있을지 모르나 개천물과 봇물은 다르다. 막을 길이 없다. 얼마나 끔찍한 일이 터질지 그야말로 귀신도 모를 판이다.
그러나 저러나 윤석열은 과연 대통령 자리에 앉을 능력이 있는 사람인가. 내가 반대하는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으로서 하느님 앞에서도 나는 ‘아닙니다’하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면장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모르면 팥을 콩으로 알고 메주 쑤려고 할 것이다.
박근혜나 이명박처럼 자신만 불행해 지면 모르지만 죄 없는 국민은 어쩌란 말인가. 그래서 뭘 좀 아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는 것이라고는 전쟁이나 일으킬 ‘선제타격’ 타령이나 하고 정치보복을 공공연히 공언하며 ‘국물도 없다’는 격조 높은(?) 말이나 툭 툭 던지는 후보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 왜 이렇게 국민을 괴롭히는지 야속한 생각이 든다.
이제 두 번의 토론이 남았다. 어떤 핑계를 대서 무산시킬지 알 수가 없지만, 설마 그럴 리야 있겠는가. 국민이 정신 차리면 살아있는 소가죽을 아무리 벗겨도 소용이 없다. 소가 불쌍하지 않은가.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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