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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안철수의 독불 정치
등록날짜 [ 2014년03월24일 10시01분 ]
팩트TV뉴스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강도가 집에 들었다. 시퍼런 칼을 들었다. 집주인은 싸워야 된다고 생각했다. 나도 칼을 든다. 헌데 칼을 들으면 불법 아닌가. 안 돼.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지. 애걸을 하자. “강도 님. 난 무기도 포기하지 않았습니까. 제발 나가 주십시오. 이렇게 빕니다. 나가 주세요.”
 
강도가 나갔을까. 얘길 들은 친구들이 박장대소를 한다. 대단한 준법정신이라는 것이다. 한 친구가 말했다. 대한민국 야당 같다는 것이다. 새누리는 공천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쥐었는데 야당은 무공천이라는 적수공권. 새누리가 파기한 공약으로 선거판을 싹쓸이 할 판인데 약속 지키고 장렬하게 전멸하겠다는 것이다. 안철수의 새정치생각이다. 다 죽어도 새정치는 가능하다는 고집이다.
 
무공천 공약으로 야당은 초상집이다. 쑤셔놓은 벌집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기초선거 후보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서로 공약을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전매특허인 공약파기를 했다. 어디 한 두 번인가. 민주당이 야단났다. 새누리처럼 파기하면 되지 않는가. 그게 안 된다. 안철수가 그건 새정치가 아니라고 하기 때문이다.
 
원래 안철수는 기초선거의 공천폐지를 합당의 전제조건으로 달았다. 공천이 사라지고 쥐나 개나 다 후보로 나오는 선거에서 몇 표 차이로 당락이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합당으로 살길은 찾아야 하는 김한길이 덥석 받았다. 죽을 길을 찾은 것이다.
 
공천포기가 새정치라고 박박 우기는 안철수지만 당이 망할 판인데 새정치는 누구와 함께 할 것인가. 솔직히 지방선거에서 안철수는 실익이 없다. 후보 난립시켜서 민주당 후보들 떨어트릴 수는 있어도 안철수 계파 후보의 당선은 힘들다. 공천하면 민주당 후보들이 많이 출마하게 된다. 창당 후 당권의 결과는 보나마나. 공천폐지만이 안철수의 살 길이다. 거기다가 공천폐기라는 공약을 지켰다는 새정치의 명분을 차지할 수 있다.
 
빠지면 나올 수 없는 수렁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기어들어가야 하는 민주당 후보자들의 속은 말이 아니다. 그럼 안철수의 머리는 최선이었을까. 천만에 말씀이다.
 
안철수가 아무리 새정치를 입에 달고 다녀도 현실에 뿌리박지 못하면 말짱 헛것이다. 이제 안철수의 새정치도 약발이 떨어졌다. ‘새정치가 이거다 하고 설명을 못한다. 그냥 새정치새정치. 안철수의 한계가 온 것이다. 정치는 한 번 실패하면 다시 할 수 있는 실험실에 백신 개발이 아닌 것이다.
 
 
안철수의 마지막 선택
 
 
짐승도 자기 죽을 자리에는 안 들어간다. 정당이 선거에서 패배하면 똥 친 막대기다. 공천폐기 하고 야당이 얼마나 당선자를 낼 것인가. 엉터리들도 많이 있지만 그래도 쓸 만한 평론가들의 평가는 기초선거는 물론이고 광역선거도 야당은 물 건너 갔다고 한다. 서울의 경우, 새누리가 구청장 서울시의원 싹쓸이 할 것이다. 박원순이 용빼는 재주 가졌어도 종이비행기다. 새누리가 훅 하고 입김만 불어도 날아간다. 이걸 안철수는 모르는가. 아무리 정치 초짜라도 눈치 하나는 빠르다.
 
공천유지로 6.4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해도 안철수는 얻을 게 없다. 안철수 따라다니던 정치지망생들도 약발 떨어진 안철수를 떠날 것이다. 실익 없는 정치지도자들이 살기 힘든 한국의 정치다.
 
또 한 가지 악수를 둔 것이 있다. 안철수는 자기가 한 말이 아니라고 하지만 6·15남북공동 선언과 10·4 선언, 그리고 4·195·18을 건드렸다. 이는 민주세력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다. 과거의 민주적 가치를 무시한다면 넌 도대체 뭐냐. 하늘에서 뚝 떨어졌느냐. 민주세력들의 분노다. 안철수 저 사람이 데모 한 번 해 봤나. 최루탄 냄새나 맡아 봤는가.
 
배고파 본 적 없는 부자 집 도련님이 곱게 자라서 좋은 머리로 백신개발하고 돈 많이 번 백면서생이라고 헐뜯는다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참여정부에서 외무장관을 한 윤영관의 작품이라고 하지만 금기는 건드려서는 안 된다. 윤영관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다. 발표만 한 금태섭은 무슨 죄인가. 챙기지 않은 안철수의 책임은 면해지지 않는다.
 
 
안철수는 소중한 지도자지만
 
 
정치지도자가 귀한 한국의 정치에서 안철수는 소중한 자산이다. 인터넷 바이러스 백신개발자로만 알려진 안철수가 순식간에 한국정치의 스타로 떠오른 것이 그냥 거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이유가 있으며 그렇지 않다면 국민이 바보가 된다. 이런 안철수란 소중한 정치자산이 흠집이 나지 않고 진정한 지도자로 성장하도록 국민은 격려하고 안철수 자신도 각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정치는 환경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역량은 더욱 더 중요하다.
 
어떤 사안이든 긍정과 부정이 공존한다. 안철수의 전매특허같은 새정치도 부정과 긍정이 함께 한다. 말은 더 없이 근사한데 도대체 새정치가 뭐냐. 그림 좀 보여 달라고 하면 막연하다. 꼭 병풍에 그린 닭 같다. 공천폐지 같은 것도 말은 맞는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이게 새정치냐 하면 확신이 없다. 왜냐면 공천폐지가 새누리의 헌정치에 힘만 실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안철수의 경륜부족이 이런데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번 공천폐지로 인해서 안철수의 정치적 평가가 치명타를 당할 것이라는데 안타까움을 느끼는 국민들이 많다. 지금이라도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기초공천 부활해야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는 기본적으로 여야 양당이 함께하자는 약속이지, 한 쪽만 무공천하면 불평등한 경쟁이 되지 않겠나"
 
새 정치비전위원회 간사인 최태욱 한림대 교수의 말이다.
 
정동영은 뭐라고 하는가.
 
"기초단체장 무공천 결정으로 서울 현역 구청장 19(전체 25명 중 민주당 소속)이 전멸하고 그 여파로 서울시장까지 놓치게 되면 안철수 위원장 역시 정치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기초선거 무공천이 과연 안 위원장이 얘기했던 새 정치인지 회의적이다"
 
서울 지역 구청장 후보로 출마하려는 현직 구청장의 심정은 더욱 절박하다.
 
인당수에 뛰어드는 심청이 심정이다” “심청이는 인당수에 뛰어든 대가로 공양미 300석이라도 얻었지만, 기초선거 후보들은 무엇을 위해 죽으러 뛰어든다는 말인가” “통합신당의 새정치가 왜 기초선거 공천 폐지냐
 
기초의원은 정당의 손과 발이다. 손발이 다 잘린 상태에서 총선은 어떻게 치를 것이며 대선은 어쩔 것인가. 기초공천이 폐지된 지방선거가 끝나면 야당은 사라질 것이다. 아울러 안철수도 사라질 것이다. 김한길과 안철수는 광화문 광장에서 무릎 꿇고 석고대죄를 해야 한다.
 
아직도 시간은 있다. 새누리당의 지방정치 일당독재를 막기 위한 공천제 유지하고 간곡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 내 고집대로 하겠다는 소리는 이제 그만 해야 한다. 정치지도자는 여론에 순응하는 것도 제대로 배워야 한다. 자신이 속한 정당을 망가트려놓고 뭘 하잔 소린가. 당은 안철수의 소유가 아니다.
 
안철수는 이제 진짜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섰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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