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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무속인이 정책을
할 일과 안 할 일은 따로 있다.
등록날짜 [ 2022년01월20일 09시42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 “선배님. 점을 치는 친구가 있는데요. 한 번 만나보실래요?”
 
점이 궁금하던 차에 따라 갔다. 인사를 하면서 놀랐다. 이미 알고 있던 얼굴이다. 점과는 아무 인연도 없는, 다시 말해서 정치판 같은데 여기저기 기웃거리던 친구였다. 한동안 안 보이더니 점쟁이로 전업한 것이다. 날 보고 처음에는 당황하더니 터놓고 말을 한다.
 
“점치러 오는 인간들, 답답한 일 많습니다. 시원한 얘기 해 주면 넘어갑니다. 식은 죽 먹기입니다.”
 
물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는다. 지금 정치판이 그렇지 않은가. 집사람도 친구 따라 점을 보러 간 모양이다. 아니 무속인(무당)도 만나 본 모양이다. 꼭 친구를 따라서 갔다고 한다. 내 성질을 알기 때문이다. 그냥 웃는다. 아내한테는 미안하다. 내가 제대로 해 주지 못하니 점쟁이한테 시원한 소리라고 들으려는 것이 아닌가.
 
정치인도 같은 심리가 아닐까. 내게도 이런저런 자문을 구하는 정치인이 많다. 조언을 해 준다. 물론 싹이 보이는 사람들한테다. 정치인들이 물에 빠진 사람들과 흡사하다. 민심이란 격랑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것이 후보자들이다. 조금이라도 이롭다고 느껴지면 덥석 움켜쥔다. 하루만 지나면 여론이 바뀌는 민심이니 얼마나 속이 타겠는가. 어느 여론 기관을 ‘구라미터’라고 한다니 여론이라고 믿을 수 있는가.
  
■도사(법사) 천지
 
‘건진법사’, ‘무정스님’, ‘천공스승’ 등 정치에 조금만 관심만 있는 사람이면 요즘 들어 본 이름들이다. 이들은 모두 다 도사들이란다. 이들이 어디 가서 무슨 짓을 하던지 상관이 없지만 문제는 이들이 야당 대통령후보자의 멘토로 알려졌다는 것이다. 후보 진영에서는 아니라고 펄펄 뛰지만 국민은 믿지 않는다. 특히 믿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이들 도사의 이름이 언론에 보도되자 후보 진영에서는 어마 뜨거라 이들이 속해 있는 ‘네트워크본부’를 해체해 버렸다. 상관이 없는데 왜 해체하는가.
 
후보캠프에서 해체를 발표할 정도라면 지금까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조직이다. 바로 ‘도사조직’ 점쟁이 조직이다.
 
도사든 무당이든 이들을 스승으로 삼든 말든 그들 마음이지만, 문제는 이들의 조언이 바로 정책에 반영된다는 사실이다. 이러다가 ‘도사국가’가 되면 어쩌냐.
 
세상사 모든 일에는 길이 있다. 길을 따라 제대로 가는 것이 순리다. 물에 빠져 헤엄치는 후보자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정도다. 정도를 벗어나면 반듯이 망한다.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을 뽑는 선거다. 점쟁이를 의지하다니. 어쩌란 말이냐.
 
■1억이면 기자도 사는가.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가 서울의소리 기자와 나눈 장시간 통화에는 놀랄만한 말들이 많지만, 내가 놀란 것은 1억 스카우트 제의다.
 
“이 기자가 하는 만큼 1억도 줄 수 있지”
 
못들은 걸로 했으면 좋겠지만 이미 세상이 다 알고 난 다음이다. 1억이라는 거금을 마치 푼돈처럼 말하는 김건희의 간 크기에도 놀랐지만, 기자를 돈이면 살 수 있다는 인식에 언론의 처신이 오죽했으면 저런 소리를 들을까 하는 서글픔이 앞선다.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 전에 언론에 대한 인식은 다시 한 번 땅에 떨어졌다. 나이를 먹어 이 꼴 저 꼴 별의 별꼴을 다 봤지만, 요즘처럼 가관인 정치판은 처음이다. 특히 언론의 꼴이다.
 
세상이 거꾸로 가도 국민이 믿고 의지해야 할 곳은 언론이다. 난 그렇게 믿는다. 만약에 언론이 국민의 신뢰를 외면한다면 국민은 눈을 감고 밤길을 헤매는 것과 같다. 언론은 그 엄청난 힘을 믿고 멋대로는 아닌가. 물론 아니다. 그러나 멋대로인 언론이 있다. 이들이 국민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아 버린다. 나라 망할 징조다.
 
이제 대선이 코앞이다. 누구든 당선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명박 박근혜를 찍었다가 감옥으로 보냈다. 얼굴을 못들 일이다. 도둑놈보다 도둑질 당한 사람이 더 나쁘다는 역설도 있지만, 도둑이 나쁜 건 사실이다.
 
한국인의 지식수준은 매우 높다는 세계의 평가다. 나도 그렇게 믿는다. 이번 대선에는 정말 제대로 된 지도자를 뽑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신은 아니다. 다만 건강한 정신의 상식인이면 충분하다.
 
아무리 다급하다고 해도 무속인의 조언에 의존하는 비상식인은 안 된다.
 
‘건진’, ‘무정’, ‘천공’. 이들 도사 법사는 대선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점쟁이에게 의지하는 후보를 어디 쓴단 말인가.
 
대통령 선거는 신을 모시는 것이 아니다. 늘 하는 비유지만 가게에서 품질 좋은 과일을 고르는 것과 같다.
 
이재명과 윤석열. 어느 과일이 양질인가. 선택은 국민이 한다. 후보도 최선을 다 해야 한다. 무속에 의지하는 어리석은 짓은 말아야 한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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