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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칼럼] 국민을 바보로 아느냐.
국민은 모두 기억하고 있다.
등록날짜 [ 2021년11월29일 09시59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
■깜도 안되는 것들. 큰소리 치지 말라.
 
대통령 취임도 전에 노무현 대통령은 많은 연설을 했다. 전국을 다니며 강연할 때 대부분 따라다녔다. 내가 그래도 글줄이나 쓰고 방송을 좀 알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였다. 사실 나는 필요 없을 정도로 그는 탁월한 연설가였다. 연설도 타고난 재주라고 할지 모르나 그는 엄청난 노력가였다. 그의 연설을 들으면 그가 얼마나 준비를 하는지 느낄 수가 있다. 아니 그는 언제나 준비가 되어 있었다.
 
언젠가 모임에서 대통령이 간단히 한 말씀 하게 됐는데 물론 예정에도 없는 연설이었다.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그건 기우였다. 간단하게 끝낼 줄 알았으나, 그는 동서고금의 예를 들어가며 연설을 이어갔다. 내가 슬쩍 시계를 봤다. 그는 웃으며 ‘아이구 회장님이 시계를 보시니 얘기가 길었나 보군요.’ 박수가 쏟아졌다. 내 옆에 앉았던 부총리급 고위관리가 감탄한다. 그 부총리급 관리는 노무현 정부 시절 출세했고 지금은 야당 대통령 후보를 돕는다고 언론에 이름이 바쁘다. 그러나 속셈은 따로 있다. 대통령이 꿈이다. 대구 출신이다.
 
■윤석열과 프롬프터.
 
프롬프터 고장으로 윤석열이 곤욕을 치렀다. 2분 동안 연설을 못한 모양인데 언론은 윤석열이 연설을 할 줄 몰라 2분 동안 엉겼다고 했다. 설마 그러랴. 그래도 검찰총장을 지낸 인물이고 고시를 보기 위해 9수 한 집념의 인간이다. 연설이란 아무나 잘하는 것은 아니고 설사 좀 못한다 해도 그게 뭐가 흉이랴. 다만 씨가 먹히는 소리를 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그야말로 ‘주접’ 떠는 꼴이다.
 
언론 바닥에서 오래 밥을 먹다 보니 이런저런 사람도 많이 겪어보고 말 잘하는 사람도 많이 봤다. 내가 아는 어떤 분은 말은 시원치 않고 답답한데 잠시 얘길 듣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그의 말에 빨려 들어가 정신없이 듣게 된다. 대단한 철학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면 그의 말속에는 진실이 있었다. 진실이 내 귀를 꽉 잡아 놓아주지를 않은 것이다. 그건 재주가 아니라 가슴이다.
 
노무현 대통령 얘기를 하고 윤석열의 프롬프터 얘기도 했으니 내가 윤석열 흉이나 보려는 것으로 알지 모르나 내가 하려는 말은 진실이다. 정치가들의 연설도 많이 듣고 국회의원들의 말도 많이 들었다. 기자들과도 많은 대화를 한다. 그 속에서 나는 얼마나 진실과 마주할 수 있었는가.
 
■감동이 없으면 빈껍데기다.
 
흔히 실세라는 말을 많이 한다. 며칠 전 사망한 전두환의 실세는 장세동이었다. 노태우는 박철언, 김영삼 대통령에게는 아들인 김현철이었나. 평가는 모두들 다를 것이다. 지금 윤석열의 실세는 누구일까. 검찰총장을 지냈고 지금도 똑똑한 인재가 모였다는 검찰을 한 손에 쥐고 있으니 오죽이나 인물들이 많겠는가. 문제는 내부의 실세보다 국민이 알아주고 신뢰하는 그런 인물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과 김종인의 만남이 언론의 머리를 장식하고 김병준·김한길 등이 한국 정치를 좌지우지 하는 것처럼 떠든다. 그들이 언제적 인물이냐. 그걸 보면서 윤석열의 한계를 느낄 수가 있다. 윤석열이 검찰총수를 지냈다는 것으로 검찰의 지원을 받는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의 곁에 포진한 검찰 출신들은 그야말로 국민에게 원성의 대상이다. 
 
윤석열은 사랑하는 아내 김건희의 모든 것을 털어놔야 한다. 김건희를 둘러 싼 온갖 소문은 바로 윤석열과 연결이 된다. 우습게 생각지 말라. 가장 고약한 수렁이 바로 김건희 수렁이다. 국민의 눈은 무섭다.
 
■이재명의 실세.
 
며칠 전 이재명 후보의 실세로 알려진 사람과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나는 단수 부리는 사람이 아니다. 대화를 끝내고 내린 결론은 싹수가 보인다는 것이다. 진실이 보인다는 것이다. 괜찮다.
 
이재명 후보는 요즘 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큰절 하는 모습이 반드시 진실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들이 모여서 이재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순화되는 것은 사실이다. 열심히 공부하면 시험점수 잘 나온다.
 
■누가 주접을 떠느냐.
 
윤석열의 오만은 검찰에서 뼈가 굵은 탓이겠지만, 습관은 제2의 천성이란 말과도 통한다. 윤석열은 고처야 될 것이 하나둘이 아니다. 공부를 해야 한다. 저러다가 이재명과 단둘이 맞짱토론이라도 하게 되면 박살이 날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다. 옆에서 보좌하는 실세들이라는 검찰 출신들이 정신을 차려야 할 것이다.
 
언론이 문제라는 것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아무리 밉다 하더라도 언론의 길은 바로 가야 한다. 마음에 안 든다고 왜곡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은 이재명의 나라도 윤석열의 나라도 아니다. 국민의 나라다. 언론이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국민은 언론보도를 보고 평가한다. 엉터리 보도조차 믿는다. 그것이 바로 언론의 해악이다. 이재명과 윤석열도 경쟁은 당연하지만 진실을 가지고 해야 한다. 윤석열의 경우 김종인을 비롯한 그 밖의 인물들과 밀당을 보면 입맛이 쓰다.
 
윤석열에게 가장 거슬리는 것은 진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상모략이라 하겠지만 더 늦기 전에 확실하게 밝히는 것이 좋다. 김건희와 장모를 둘러 싼 사생활을 확실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숨긴다고 숨겨지는 세상이 아니다.
 
문제가 있어 정치를 떠났던 김성태를 선대본부에 중용했다가 비난이 일자 사퇴시켰다. 이토록 오락가락 하는 사람이 과연 국가경영이라는 중책을 수행해 낼 수 있는가. 심각하게 고려해야 될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결함을 가지고 있다. 대선후보 같은 인물에게 수시로 튀어나오는 결점은 심각한 문제다. 윤석열의 경우처럼 수시로 불거지는 결함은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국민들에게 심각한 부담을 주고 있다.
 
언론에 보도되는 온갖 범죄 혐의에 주인공들을 보면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좋은 교육 받았다. 그들이 카메라를 받으며 국민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다. 그것을 보는 부모나 자식들의 마음은 어떨가. 아니 국민의 마음은 어떨까. 깊이 반성해야 한다.
 
■대선은 아직 멀었다. 제대로 하자.
 
화합은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화합을 가장 많이 강조한다. 어떤가. 잘 되어가고 있는가. 이번 이재명 후보 인사에서 화합의 모습을 보았다. 바로 오영훈 비서실장과 윤건영 정무실장 임명이다. 윤건영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이신동심(二身同心)의 인물이다. 보는 시야가 넓고 공정하다. 오영훈 의원은 세상이 다 아는 이낙연계라고 할 수 있다. 선대위에 두 계파가 존재하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고 이것을 모략에 근거로 삼는 세력들이 있다. 그것을 없애는 현명한 방법이 인사고 이번 인사를 보면서 비교적 마음이 놓이는 것이다. 제발 좀 잘 하자. 잘만 하면 국민들이 지지해 준다. 지지해 주면 대통령 되는 것이다. 왜 내가 이재명을 지지하는가. 국가경영의 능력을 지니고 있다. 국민이 목격했다.
 
자기 사랑은 자기가 지니고 산다. 미운 인간을 사랑할 이유가 없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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