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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칼럼] 정치와 신뢰
신뢰 없는 지도자는 절대로 믿지 말라.
등록날짜 [ 2021년11월22일 09시38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시청했다. 내가 아는 대통령은 거짓말 안 한다. 못하는 분이다. 그러나 방송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했다. 도리 없는 한계인가. 대통령도 답답할 것이다. 대통령도 정치인이니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국민이 주인이다.
 
■소도둑의 변명
 
‘집에 오니 황소 한 마리가 따라오더군. 이상해서 보니까 글쎄 내 손에 소고삐가 들려 있더라고.’
 
소도둑의 변명이다. 늙은이 죽고 싶다는 말과 노처녀 시집가기 싫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거짓말이다. 이런 거짓말은 농담으로나 할 수 있는 말이지 정치지도자가 할 말은 아니다. 특히 정치지도자의 말은 신뢰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존경을 받고 그의 말은 천근의 무게로 국민이 믿는다. 정치인의 말을 믿는가. 말하는 정치인 자신도 믿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수십 년 전 얘기다. 여수 인근 조그만 농협. 노무현 의원이 오래전 이 농협에서 강연하기로 약속했다. 모시고 여수로 가는데 노 의원이 좀 이상했다. 얼굴이 벌겋고 아무래도 몸에 이상이 온 것 같았다. 괜찮으시냐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농협에 도착했는데 시간이 좀 남았다. 좀 쉬겠다고 하셔서 숙직실로 모셨다. 열이 뜨겁다. 안 될 것 같다. 강연을 취소하자고 했지만, 아니라고 한다. 무슨 정신으로 강연을 했는지 모르겠다. 겨우 마치고 바로 여수로 나와 병원으로 갔다. 몸이 그 지경인데 무슨 고집이냐고 나무랐다.
 
“내가 대단한 인물은 아니지만, 그 사람들은 나를 기다렸을 것이다. 그 약속을 깨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무 소리도 못 했다.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 안에서 내내 아팠다. 노무현은 거짓말을 모른다.
 
이인재가 노무현 장인의 사상을 들먹이며 공개적인 비판을 했을 때 노 의원이 말했다. ‘장인의 사상 때문에 사랑하는 아내와 헤어져야 하느냐.’ 그 말을 듣고 여성 당원들은 울었다.
 
최고위원 경선 때 노 의원은 초선이었다. 나는 대의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다. 복사해서 회의장에 입장하는 대의원들에게 전했다. 회의 도중 내 편지를 읽는 대의원들이 많았고 여성 대의원들은 눈물을 닦았다. 노 의원은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내가 편지에 담은 내용은 숨김없는 노무현의 일상이다. 그것이 감동을 줬다고 대의원들이 말한다. 난 노 의원과 함께하는 동안 그가 약속을 어기는 것을 보지 못했다. 약속 시간도 철저하게 지켰다.
 
내게도 그것이 몸에 뱄다. 신뢰라는 것은 그렇게 생기는 것이다. 내가 노무현 후보 후원회장이라는 것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신뢰를 많이 받는다. 얼마나 많은 덕을 보는지 모른다. 나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는 거의 노무현 대통령 덕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바꿔놓은 사람이 노무현이다.
 
흔히 약속을 어기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다. 조금 지나면 다 잊는다고. 천만에다 절대로 잊지 않는다. 그냥 잊는 척 할 뿐이다. 한국 정치지도자들의 가장 큰 병폐는 신뢰가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지도자로서 자격상실이다. 지도자라는 사람들과 처음 만나서 5분만 대화를 나누면 나는 그를 안다고 자부한다.
 
되돌아보면 아내와 결혼한 이후 나는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했는가. 술을 마시고 얼마나 추태를 부렸는가. 일일이 꼽을 수 없도록 죄를 졌다. 분명히 죄다. 이제 나는 술도 한 방울 안 마시고 거짓말도 안 한다. 역시 노무현 덕이다.
 
■경기지사 이재명 vs 검찰총장 윤석열, 과연 누굴 더 믿는가.
 
전철을 탔다. 승객이 없다. 옆에 앉은 내 또래의 늙은이가 신문을 보며 연신 중얼거린다. 귀를 기울였다. 욕이었다. 차마 옮기기 힘든 욕이다. 쳐다보는 내 눈과 눈이 마주쳤다. 웃는다. 나도 웃었다. 웃는다는 것은 공감의 표시인가. 함께 욕을 했다. 정치인의 신뢰였다. 믿을 놈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어린 손주 녀석과도 신뢰가 무너지면 끝이다. 한국 정치인과 국민 간의 신뢰는 어떤가. 말하는 내가 바보다.
 
방송에 나와 떠드는 정치평론가라는 사람들이 있다. 공부도 많이 했고 언론사 근무도 했다. 내 귀에 그들의 신뢰는 빵점이다. 그들 자신도 알 것이다. 왜 나와서 지껄이는가. 출연료가 욕심인가. 아닐 것이다. 거짓말 말고 할 말 해야 한다. 정치가들도 마찬가지다. 제발 거짓말하지 말라. 입이 험한 친구가 정치인들이 지껄일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저 입에다가 X을 퍼 넣고 싶다’라고.
 
대선 출마자들이 조언자들을 모은다. 김X길, 김X준 등 순식간에 한 트럭 가득 찬다. 면면을 보면 모두 과거에 정치판에서 잘 놀던 인물들이다. 저들의 머릿속에서 뭐가 나올 수 있는가. 윤석열은 그것도 모르는가. 그러나 그들은 다시 철만난 개구리가 될 것이다. 국민만 속이 터질 것이다.
 
이러고 저러고 떠들어 대는 것을 보며 웃지 않을 수 없다. 나와는 특별한 관계에 있던 사람도 있다. 한 가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은 신뢰가 없다는 것이다. 후보나 그들이나 신뢰가 없기는 마찬가지니 서로들 잘 놀아보라는 것이다. 불쌍한 것은 국민이다.
 
중진이라는 정치인들과 대화다. ‘저 사람들 왜 나와서 떠들어요?’, ‘저 잘난 맛이죠.’, ‘저 사람들 잘났습니까’, ‘어떤 X은 별 X입니까. 그 X이 그 X이죠’
 
신뢰가 사라진 정치. 그런 정치에서 어떤 애국심이 보이는가. 애국심의 실종을 보면서 눈물짓는 친구의 눈물에서 그나마 애국심을 볼 수 있다.
 
■사법고시 9번이 자랑인가. ‘집념이란 공포’
 
집념이라는 것이 있다. 고등학교 동창 중에 좋아하는 여성을 못 잊은 애가 있다. 그 친구는 결혼을 포기하다시피 했다가 50이 넘어서야 결혼했다. 실패한 인생이다. 고등고시 9수를 한 인사가 있다. 대단한 분이다. 그러나 나는 존경할 수가 없다. 세 번까지는 괜찮다. 삼세번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러나 9수라니. 이렇게 무서운 사람은 정치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정상적인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 공포를 느끼는 건 나뿐일까. 모르겠다. 그러나 정치도 그래서는 안 된다. 정치는 보통 사람들이 해야 한다. 이 세상에는 보통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난 윤 후보를 볼 때마다 무섭다. 솔직히 소름이 돋는다.
 
윤석열 후보가 자신의 주위를 깨끗하게 정리하지 못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란 말을 늘 머릿속에 담아두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라는 큰 뜻을 품었으면 매사 행동도 큰 뜻과 같이해야 한다. 잘났던 못났던 조언자들이 많이 달라붙어 있을 것이다. 윤석열이 아니라 나라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조언을 해야 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지도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빵 점에 가깝다. 섭섭하다고 생각지 말라. 모두가 자업자득이다. 이처럼 신뢰가 떨어진 정치인들이 하는 정치를 국민은 언제까지 감수하면서 살 것인가. 선거라는 제도로서 국민은 정치지도자를 바꿀 수 있다. 바꿔야 한다.
 
과연 그런가. 바꿀 수 있는가. 바꿀 수 있다. 국민들이 정신 똑바로 차리고 표를 제대로 찍으면 바꿀 수 있다. 한데 가슴속에서 들리는 국민의 소리. ‘바꿔 봤자 별수 있느냐. 그 X이 그 X인데’ 딱하게도 아니라고 할 자신이 없다.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자신을 도와줄 사람들을 모은다. 거명되고 이미 약속했다는 인물들의 이름이 나온다. 그야말로 그 이름이 그 이름이다. 언제적 이름이냐. 몇십 년 전 선거를 요리하던 인물들이다. 이미 실패가 증명됐던 인물들이다. 신뢰와는 아주 저만치 거리가 있는 인물들이다. 이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다음 선거를 요리할 모양이다. 맥이 빠진다. 김X준, 김X길. 도대체 이들이 나와서 무슨 소리를 할 것이며 정치발전을 위해 무슨 소리를 할 수 있느냐. 국민이 웃는다.
 
이재명 후보가 선대위를 개편한다고 한다. 선대위뿐이 아니다. 바꿀 게 선대위뿐이 아니다. 당대표 바꿔야 한다. 윤호중·이광재·김두관이 뒤로 물러선다고 한다. 이광재는 내가 후원회장을 지냈고 노무현 대통령과 나의 인연을 맺게 해줬다. 무궁한 아이디어 창고다. 제대로 작심만 한다면 좋은 정책도 생산해 내리라고 믿는다. 과거 이재명캠프와 이낙연캠프와의 거리도 더 가까워져야 한다. 이재명 후보가 해야 할 일이다.
 
■다른 거 볼 것 없다. 신뢰가 으뜸이다.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서는 이미 포기를 한 나다. 이유는 나중에 두고두고 설명할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을 이재명의 당으로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두고 봐야 할 것이나 옳은 말이다. 쌀은 솥에서 끓지도 않았는데 숭늉부터 마시는 정치인들이 여야에 수두룩하다. 이런 인간들은 정리해야 한다.
 
적어도 저 정도의 신뢰는 있어야 한다고 국민이 인정하는 그런 인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 도둑에게 쌀 창고를 맡길 수는 없는 거 아닌가.
 
다른 거 볼 것 없다. 신뢰 없는 정치지도자들은 절대로 찍지 말아야 한다. 나중에 손가락을 잘라도 소용이 없다. 도둑놈은 이미 쌀자루 메고 도망간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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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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