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취임 1년을 맞아 국민들의 평가는 서로 다를 수 있다. ‘벌써 1년?’이라는 긍정의 평가도 있고, ‘아직도 1년?’이라는 부정의 평가도 있다.
지난해, 박근혜 정권은 국민들의 기대와 희망 속에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경제민주화, 부채탕감과 신용회복, 지역균형 발전과 대탕평 인사 실천, 모든 노인들에게 월 20만원씩을 주고, 4대중증 질환자에게는 건강보험을 100%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남북의 대결구도 하에서 대화를 통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주장했고, 의회주의자로서 국회와 야당을 존중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그러나 희망은 채 오래가지 않았다. 초대 내각의 장·차관 후보자들이 줄줄이 낙마하면서 '인사 참사'가 빚어졌다. 인사 검증 실패를 질타하는 비판의 소리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의 '나홀로 수첩 밀봉 인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 인사 실패의 압권은 바로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이다. 그 후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은 강화됐지만, 고위 공무원 후속인사나 산하기관장의 '늑장인사'라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경제부분에서는 지난해 8월, 봉급생활자들에게 사실상 세금을 더 내도록 한 부실 세제개혁안이 조세저항 움직임을 불러오는 등 국민적 반발이 거세지자, 박대통령은 원점 재검토 지시를 내렸다. 정치 갈등부분에서는 '국정원 댓글녀'로 시작된 국가기관 부정 선거개입 의혹이 국정원 심리전단, 군 사이버사령부 등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여당의 철저한 무시와 야당의 무능은 모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진상규명은 아직 속 시원하게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도 침묵과 불통으로 조직적 대응에 나섰다. 앵무새처럼 “국정원에게 도움을 요청한 일도 없고, 도움을 받은 일도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또한 국정원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무단으로 공개하는 등 중요한 고비마다 정치에 조직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스스로 묵인했다.
복지부분에서는 모든 노인들에게 월 20만 원씩 기초연금을 주겠다는 약속을 지켜지지 못해 공약파기 논란이 거세게 일자, 이를 설계한 진영 전 복지부 장관이 자발적으로 사퇴하는 파동을 초래했다.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를 떠받치고 있는 분야는 외교와 남북관계다.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는 가운데 중국과 신뢰관계를 구축하면서 북한과는 안보우선을 바탕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가동하는 것이 대외 외교정책의 큰 핵심이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연이은 도발, 군사위협에 이어 급기야 개성공단 폐쇄에 이르기까지 위기를 맞았지만 '신뢰와 원칙'이라는 잣대로 일관된 정책을 편 결과, 남북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또한 한미동맹관계 강화 속에서 중국의 ‘북한 견인화’ 정책 성과는 꽤 긍정적이다.
역대 대통령 취임 1년 시점과 비교하면 박 대통령의 취임 1년 지지도는 그리 나쁘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정권의 향후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내치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 ‘외치 중심의 국정지지도’는 한순간의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연기와 같기 때문이다. 박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주장한 공약들의 ‘시대정신의 초심’으로 돌아가지 않는 한 앞으로의 4년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할 수 있다.
박근혜정권의 성공 여부는 경제에 달려 있다. 후보시절 경제민주화를 부르짖던 박대통령이 대기업 중심의 경제 활성화로 방향타를 전환할 경우 3% 경제성장은 결코 가능하지 않다. 지금처럼 대기업이 생산과 수출을 주도하는 상황에서는 성장의 결과가 사회 전체로 확산되기는 힘들다. 트리클다운(낙수효과)의 허구성은 이미 이명박정권을 통해 드러났다.
1%의 대기업을 위해서 99%의 국민을 희생시키는 ‘패권적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는 한 '상생의 창조경제'는 “당장 배고픈 어린아이에게 내일 맛있는 통닭을 사 주겠다”는 어른들의 치밀하고 달콤한 거짓말과 다를 바 없다. 지금이야 말로 박대통령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지난 대선 공약집을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읽어봐야 할 엄중한 시기이다. 그래야 박근혜 정권의 기대와 희망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이쌍규 국민힐링방송 방송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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