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이기명칼럼】 자주 있는 일이지만 아내와 또 다투었다. 방에 들어와 생각했다. 정치를 잘 모르는 아내니 옳고 그름에 대해 시비는 하지 않는다. 다만 날마다 밤새워 글 쓰는 늙은 남편에 대한 걱정 때문에 잔소리가 심하다.
‘당신이 무슨 출세를 하겠다고 매일 밤 그 짓을 하는 거예요. 재산 다 까먹었으면 됐잖아요?’
출세라는 말에 가슴이 터진다. 출세라니? 그러나 아내에게 무슨 말도 할 수가 없다. 죄 지은 것도 없이 자기 장롱을 뒤지는 가택수사 경찰을 보면서 눈물짓던 아내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 청문회에 나오라는 통지서를 받고 남편이 잡혀 들어가는 건 아닐까 벌벌 떠는 아내를 보면서 얼마나 후회를 했던가.
그만큼 마음 고생시켰으면 됐으려니 했을 것이다. 약속도 했다. 그러나 그때 뿐이다. 돈 한 푼 안 나오는 글을 죽자 하고 쓰는 까닭이 뭔가. 못된 정치와 정치인 욕한다고 돈 주던가. 아내는 이해가 안 되는 것이다.
■가치판단은 자기가 한다.
지금까지 내 판단으로 살았다. 군부독재에 아부·아첨 하고 온갖 더러운 글을 쓴 것도 내 판단이다. 어느 놈은 별놈이냐는 철면피한 핑계가 있었다. 양심은 접어서 신발 깔창으로 깔고 살았다. 그러다가 사람이 됐다. 그 과정은 세상이 다 안다. 집안도 거덜이 났다. 그러나 내 판단으로 한 일이다.
아내 친구들은 대통령후원회장 처라는 것도 모른다고 했다. 그럴 것이다. 얼굴을 내놓지 않으니까. 내 사무실도 모른다. 와 봤자 초라하기 짝이 없는 사무실을 보고 한심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 것에 신경 안 쓴다. 다만 밤을 새우며 글을 쓰다가 유언도 못 하고 덜컥 죽을까 걱정은 할 것이다. 좋은 세상 오기 전에는 안 죽는다고 큰소리 치지만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는 것이냐.
요즘 글을 쓰다가 깜빡한다. 사람 이름이 생각 안 난다. 얼마 전 이낙연 후보가 여러 장군과 만난 적이 있었다. 인사하고 몇 분 안 지났는데 이 후보가 그 많은 장군의 이름을 모두 외우는 것이다. 깜짝 놀랐다.
내 기억력도 대단해서 어떤 여성은 날 귀신이라고 했는데 이 후보는 정말 놀라웠다. 그런 내 기억력이 사라져 간다. 아아 이게 그거로구나. 그거란 죽는다는 것이다.
죽음과 나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 한데 언제인가 이상한 놈이 저만치서 날 쳐다보고 있다. 자세히 보니 그게 바로 죽음이라는 놈이었다. 오라는 소릴 하지 않아도 스스로 날 찾아올 것이다. 그러면 모두 안녕이다. 아내도 자식도 친구도 모두.
백 년 천년 오래 살 것 같지만 꿈 깨라. 바로 턱밑에서 쳐다보고 있는 것이 죽음이다. 그래서 나쁜 짓 하지 말고 살라는 것이다.
■욕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이재명은 꿈에 내가 보일 것이다. 나도 이재명이 꿈에 보인다. 그쯤 해서 덮어두는 것이 어떠냐는 사람도 있다. 욕을 좋아해서 이재명을 거론하는 줄 아는가. 오해 말라. 나는 모두가 알아주는 집안의 자손이다. 예절 바르기로 소문난 남자다. 그런 내가 이 지경이 됐다.
‘너 아니면 나라가 망하기라도 할 줄 아느냐’
친구가 하는 소리다. 물론 안 망한다. 못 견디는 것이다. 적어도 내가 사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저런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신이 한 말을 뒤돌아서면 부정해 버리는 정치인. 자신에게 불리하면 정직 같은 건 개나 물어가라는 정치인. 설사 내가 애국자가 아닐지라도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견뎌서는 안 되는 것이다. 왜냐면 그건 옳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며 사기꾼이 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른다. 깨닫게 해야 한다. 더구나 대통령이 되려는 자라면 더 말할 것이 없다. 이재명에게 품격을 말하면 사친가. 이재명은 다시 태어나야 한다.
국민은 실상을 모두 알아야 한다. 그의 욕설 진상과 전과와 거짓말과 그 밖에 그와 연관된 모든 과실이 공개되어야 한다. 숨겨서도 안 되고 숨길 수도 없다. 그의 욕설이 모두 국민에게 공개된다면 어쩔 것인가. 또 아니라고 부인할 것인가. 못하게 한다면 나라도 공개할 용의가 있다. 왜냐면 이것은 국민이 알아야 할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 전에 자신이 스스로 공개해야 한다. 용서를 받은 다음에 출마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면 내가 자처해서 선거운동원이 될 것이다.
경기도의 돈은 이재명의 쌈짓돈이 아니다. 형평성은 있는 자나 없는 자나 똑같이 주라는 것이 아니다. 가난한 자는 좀 더, 부자는 조금 덜 주는 게 형평성이다.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이 경기도만 끼고 돌면서 다른 지역은 아프리카 타령이다. 가난하면 굶어도 된다는 생각이라면 이재명은 대통령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절대로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이 막아야 한다. 정직하지 않은 후보는 누구라도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재명은 누구인가.
이재명은 정의로운 지도자로 알려졌다. 성장 시절부터 불의와 싸웠다고 한다. 멍에처럼 걸려있는 욕설도 그의 설명대로라면 당연한 것이다. 형과 형수의 불의를 응징한 자신을 몰라주는 국민이 야속할 것이다.
그의 전과도 부득이한 것이다. 음주운전의 이유를 국민은 들었을 것이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지만 좌우간 그는 억울하다.
맛 전문가인 황교익을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한 것이 말썽이다. 이재명은 관광에 절반 이상이 ‘먹는 관련’이라고 했다. 가져다 붙이면 되는가. 기막힌 논리다.
그러나 국민들은 냉정하다. 거짓의 꼬리는 반드시 밟히게 되어 있다. 경기도의 일자리는 그의 권한이다. 시비 걸지 말라고 할 것이다. 자금 사용도 같다. 그러나 국민의 생각은 그와 같을 수가 없다. 이재명은 독재자인가. 박정희인가. 전두환인가.
정직해라. 왜 안 믿어주느냐고 짜증 부리지 말라. 국민만 짜증 부릴 권리가 있다. 잘못하면 쫓아낼 수도 있다. 대통령도 쫓아내고 감옥에 보냈다. 이재명은 자신이 특별한 사람인 줄 아는가.
국민을 속일 생각 절대로 말라. 그런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이재명은 정치뿐이 아니라 인생도 끝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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