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이기명칼럼】 방송이 끝났다. 기대에 찬 눈들이 빛난다. 잠시 후 담당 PD는 방송관련자를 불러 놓고 봉투를 꺼낸다. 으악. 액수는 말하지 않겠다. 현금이 아니라 수표다. 수표를 한 뭉치를 꺼내 든 것이다. 방송 끝낸 박정희의 비서가 내놓은 돈이다. 실세라 부르던 김XX다.
박정희 정권 당시, 국민투표가 다가왔다. 눈에 불을 켜고 죽을 둥 살 둥 홍보에 미쳐 돌아갔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했던가. PD였던 H는 오래전 고인이 됐지만, 정권홍보의 최일선 전사였다. 방송 PD들에게 그런 황금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나 역사는 돌고 돈다고 했던가. 다시 그런 황금시절이 온다고 한다. 그래도 겁을 낼 줄은 안다. 여론이다. 국민이다. 국민은 무섭다.
■경기도 홍보비가 왜 이렇게 많아졌지.
‘가만있자. 어디서 누에 냄새가 나네.’
새 명주 바지저고리를 입은 녀석이 자랑하고 싶은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서운하다. 뜬금없이 누에 냄새라니. 명주는 누에고치로 만드니 누에 냄새가 난다는 발상이 기막히다. 요즘 홍보시대라고 하는데 지금 필요한 인물이 아닌가. 경기도의 홍보비가 엄청나게 늘었다고 한다.
왜 갑자기 홍보비 타령인가. 경기도에 남경필 지사 재임 때 120억이던 홍보비가 이재명 지사가 취임 후 4백억 대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일 많이 하고 자랑하고 싶은 일이 많으니 홍보비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냐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그게 아니고 평소에 경기도 업무에 협조를 잘해준 언론기관에 홍보비 지원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배 아파서 모략하는 것이라는 모략도 있다. 그러나 지금이 어떤 세상인가. ‘코 아래 진상(進上)이 제일’라는 말이 있다. 새댁이 첫날밤에 방귀 뀐 소문도 나는 세상이다.
홍보비 지출에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경기도의 ‘말발’이야 그 힘을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없는 살림에 한 푼이 새로운 홍보 관련 회사 간부는 경기도 눈치를 보다가 가재미눈이 됐다고 한다. 미국의 어느 언론사에 지출된 홍보비를 보고 나도 기절할 뻔했다. 경기도의 홍보사업은 귀신도 울고 갈 정도다. 억울한가. 경기도의회 의원이 홍보비 지출내역을 제출하라니까 부실투성이다. 제대로 된 걸 기대했는가.
■후보자 검증. 도덕성은 빼자.
대통령 후보들 검증이 무섭다. 바지도 벗어야 되는 판이다. 문제는 불신이다. 공직자라는 사람들이 하도 거짓말을 잘 하니까 국민이 믿지를 않는다.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이재명 지사의 경우 지금 곤욕을 치르고 있다. 혓바늘이 설 정도로 해명했다. 그런데도 국민은 믿지를 않는다. 왜 못 믿는가. 믿도록 해야 믿는 것이다.
하기야 검찰총장을 지냈다는 윤석열의 경우도 차마 듣기 힘들다. 돈 없는 국민은 불량식품 먹어도 도리 없지 않으냐는 의미는 아니겠지만 참 안 됐다. 그래도 후보다. 국민이 불쌍하다.
이재명 지사의 경우 형수에 대한 참혹한 욕설과 배우 김부선과의 염문. 그리고 전과 4범이라는 것이 가장 두드러진 검증 대상이다. 그중에서도 음주전과는 아무리 씻으려고 해도 씻을 수가 없다. 기록이 있다. 민주당 경선 내규에 음주운전은 후보 응모 자격 상실이라는데 진짜냐 가짜냐.
음주운전은 예비살인 행위라고 했다. 얼마 전 이재명 공개 지지를 선언한 안민석 의원의 말씀이다. 이런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을 경우 이 나라의 도덕은 어떻게 되는가. 3·1절이나 8·15 광복절에 음주전과자 대통령의 축사를 들어야 한다. 하기야 대통령이 시해된 궁정동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면 도덕성은 꺼내지 말아야 한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은 음주운전 전과자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아야 한다. 어느 선수가 전과자 대통령의 표창장은 받지 않겠다고 하면 이건 세계적인 토픽이 될 것이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대선 후보 자격을 포기하는 것이다. 얼마나 멋진 후보인가.
이재명 지사의 욕설과 성추문, 그리고 음주운전은 대선 내내 가장 뜨거운 논란이 될 것이다. 막말로 어느 인간은 별 인간이냐 해 버리면 그만이지만 국민이 너무 가엾다. 도덕성을 물고 늘어지면 대선이 제대로 치러지겠나. 긴급 제안을 한다.
‘대선 출마자의 도덕성은 검증항목에서 제외하자.!!’ 해 본 소리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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