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이기명칼럼】짐승도 화가 나면 나름대로 표현을 한다. 표현 방법도 여러 가지다. 호랑이는 ‘어흥’이라고 표현하던가. 짐승들도 나름대로 분노의 언어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인간처럼 다양한 욕설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있기는 있을 것이다.
문득 개를 생각했다. 요즘 웬만한 집에 개 한 마리 기르는 것은 보통이다. 입도 쪽쪽 맞춘다. 이러다가 개도 못 기르는 인간이라는 딱지가 붙지는 않을까. 좌우간 요즘 개 팔자는 늘어졌다. 벤츠 깊숙이 묻힌 숙녀에게 안긴 견공 팔자가 내 팔자는 저리 가라다.
그러나 개들도 할 말은 많다. 긴 얘긴 말고 인간은 화만 나면 한마디 하는 말씀이 ‘개새끼’, ‘개만도 못한 새끼’ 등등. 호랑이 새끼나 사자 새끼란 말은 안 한다. 만만한 게 개새끼다. 개도 할 말이 있다. 내가 뭘 잘못했기에 말끝마다 개새끼냐.
■사설이 왜 이리 기냐.
정치인들 얘기만 나오면 말이 많아진다. 아마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얼마나 많은 국민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문득 내가 개라면 사람을 향해 뭐라고 했을까. 어미 개가 못된 강아지에게 하는 말은 ‘사람만도 못한 놈’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사실 늙은 친구들과 시국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가장 많이 나오는 욕은 ‘개만도 못한 놈’이다. 여기서 이름을 거명하면 틀림없이 도끼라도 들고 쫓아 올 것이다. 도끼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사람 같지 않은 인간과 얼굴 마주 대하기가 싫기 때문이다. 그게 누구냐고 묻는다면 앉은 자리에서 두 손가락 열 번은 펼 수 있다. 자신한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간’을 개만도 못한 인간이라고 한다. 개만도 못한 부끄러움은 어떤 것일까. 상식을 벗어 난 행동이다. 요즘은 개도 교육을 제대로 받아서 상식밖에 행동은 하지 않는다. 아무 데나 똥 안 싼다.
인간이 차마 입 밖에 낼 수 없는 욕설과 성추문으로 국민이 모두 외면을 한다면 ‘개만도 못한 인간’이란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때문에 사람은 사람 같은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국민의힘’에 입당한 전직 검찰총장.
두 발 달린 짐승이 어디는 못 가겠는가. 자기가 지지하는 정당이라면 어느 당이라도 입당 할 수가 있다. 전직 검찰총장이 야당에 입당하면서 말이 많다. 자기가 좋아서 입당했다고 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비판은 국민의 몫이다. 잘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행동이 옳다고 생각하면 됐다. 검찰을 손아귀에 넣고 무슨 짓을 했든 그건 국민이 심판할 것이다. 다만 권력을 한 손에 쥐고 못된 짓을 했다는 국민의 판단이 옳다면 그 값을 치러야 할 것이다. 개만도 못한 행동이라고 비판해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국민의 권리다.
■정치는 당당하게 해야 한다.
과거에 허물이 있는 정치인들 대부분이 모두 하는 말이 있다. ‘그건 과거의 한 일이다. ’과거는 모두 덮자는 말이다. 나애심의 ‘과거는 묻지 마세요’가 애창곡인 사람들이다. 그러나 잊는 자는 저지른 자이고 잊지 못하는 사람은 당한 사람이다. 잊는 것에는 전제가 있다. 저지른 사람이 잘못을 참회해야 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지방에서 복교를 했을 때 서울에서 부모님과 떨어저 자취를 했다. 한 달 생활비를 탔는데 깡패들에게 폭행당하고 돈을 다 털렸다. 고생한 생각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얼마 후 서울 생활도 익숙해지고 주먹도 쓸 수 있었다. 바로 아현동 학교 인근에서 나를 폭행하고 돈까지 털어간 놈을 만났다. 학교와 이름을 지금도 외우고 있지만 밝히지 않는다.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나를 알아보고 사색이 되더니 바로 무릎을 꿇었다. 주머니를 다 털어서 내놨다. 불쌍한 생각이 났다. 잠시 후 그냥 보냈다. 그렇게 가슴이 가벼울 수 있는가. 이것이 진짜 복수다.
고3때 나는 기율부장이었다. 조회 때 늘 말썽을 부리던 녀석이 있다. 그냥 따귀 한 대 때렸다. 아뿔싸 녀석이 뭔가 뱉어내는데 이빨이다. 이빨이 빠진 것이다. 치료를 해줬지만 잊혀지지 않는다. 최X식이다. 세운상가에서 전자제품 장사를 했다. 자주 들려 밥도 샀다. 그를 볼 때마다 금이빨이 눈에 띄었다. 그도 금이빨을 볼 때마다 나를 생각했을 것이다. 죄지은 마음이 바로 이런 것이다. 그가 사망했을 때 참 슬펐다. 밤을 새웠다. 부인께 사과했다. 죄를 지면 갚아야 한다.
■내게 연고주의는 없다.
노무현·문재인은 경남이다. 이낙연은 호남이다. 나는 수백 년 서울이다. 이낙연은 서울대. 나는 동국대. 나이는 내가 16세 위다. 이낙연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 난 후원회장. 노무현 탄핵 때 이낙연이 반대한 것을 난 안다. 이것이 지역적 연고인가. 나는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정치이념이 같을 뿐이다. 지지하며 같은 길을 간다.
나의 정치신념은 민주주의다. 이익을 쫓아 이리로 저리로 가지 않는다. 이익을 쫓아 길을 바꾸는 정치는 싫다. 경멸한다. 그런 인간들 때문에 정치가 이 꼴이 됐다. 잘못했으면 사과를 해야 한다. 열 번이고 백번이고 해야 한다. 사과는 한 번 했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거짓말하는 정치인은 세상없어도 지지하지 못한다. 지역주의 못 버리는 정치인은 금덩어리를 줘도 지지하지 못한다.
정직한 정치인을 난 지지한다. 개만도 못한 정치인은 단연코 거부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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