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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누가 똥볼 찼느냐. 모두 찼다
다시 똥볼 차면 역적
등록날짜 [ 2021년04월08일 10시51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결승전이다. 승리하면 우승. 영광의 우승컵을 들고 귀환이다. 혼전이다. 마지막 수비. 내가 뚫리면 꼴 먹는다. 회심의 백패스. 순간 환호성. 상대 진영이다. 자살골이다. 역적(?)이 됐다.
 
농구 국제전 결승. 마지막 자유투. 성공하면 우승이다. 슛 노골이다. 우승은 비행기 타고 떠났다. 그 선수의 이름은 밝히지 않는다. 그날 밤. 선수의 집 담장 너머로 바위(돌멩이)가 날아들었다. 용납되지 않는 실수다.
 
■참패도 싸다
 
축구 선수도 했고 럭비 선수도 했다. 멋진 슛을 날려 골을 성공시키고 승리의 주인공이 된 다음 날 학교 가면 운동장이 너무 좁다. 어깨가 운동장을 꽉 채운다. 선배는 어깨를 두드려 주고 후배의 눈은 선망이다.
 
실수로 패한 경기 다음 날. 운동장은 왜 이리도 넓은가. 운동장 전부가 쥐구멍이었으면 좋겠다. 승리와 패배는 종이 한 장 차이라지만, 느낌은 이렇다. 정치도 다르지 않다. 수시로 똥볼이 나온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 똥볼 차면 가슴이 쪼그라든다. 선수 시절 똥볼 찬 기억이 새롭다.
 
정확히 어제(4월 7일) 저녁 8시 15분, 4·7재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바로 TV 끄고 이불을 뒤집어썼다. 마누라의 슬픈 눈이 늙은 남편을 내려 보고 있겠지. 눈물이 흐른다.
 
칼럼을 쓰는 지금 시각은 새벽 2시 27분. 누가 똥볼을 찼느냐. 몰라서 묻느냐. 계속된 똥볼에 조조가 삼국지에서 한 명언 ‘승패병가지상사(勝敗兵家之常事)’라는 말을 떠 올린다. 그래도 질 상대가 따로 있다. 기분 참 더럽다.
 
외나무다리를 건널 땐 미풍만 불어도 떨어진다. 이건 미풍이 아니라 태풍이다. 거꾸로 떨어지지 않고 견딜 재주가 어디 있으랴. 운동 경기를 할 때 가장 확실한 승리 보장은 상대가 나보다 못 해주는 것이다. 무슨 말인지 알지.
 
이번 보선을 겪으면서 민주당에 똥볼 잘 차는 선수들이 참 많다고 생각했다. 멋진 바나나킥이라도 잘못 차면 똥볼이다. 국민이 똥볼이라고 한다. ‘과거를 묻지 마세요’라고 하지만, 그토록 형편없는 야당 후보에게 국민은 관대했고 여당엔 냉정했다. 왜냐. 똥볼만 찬 집권당이 아닌가.
 
조·중·동과 기레기들은 편파 음해에 매달리고 178석의 거대 여당은 똥볼만 찬다, 개혁은 입으로만 물고 병든 개처럼 질질 끌려다닌다. 환멸과 짜증에 국민은 몸이 떨린다.

(사진출처 -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의원 페이스북)

 
■민주당, 그대로 죽을 것이냐
 
기레기가 새삼스러운 말이냐. 조·중·동에 세뇌된 늙은이들이 변할 줄 알았나? 민주당은 입이 광주리만 해도 할 말이 없다. 더군다나 넘어진 놈 잔등 밟는 청와대 고위 간부와 청년들에게 선망이었던 박주민의 똥볼.
 
어떻게 해 볼 수도 없이 나락으로 떨어진 민주당은 낄낄대며 축배 드는 저들의 모습이 상상되지 않던가. 계속되는 똥볼은 패배와의 굳은 약속일뿐이다. 똥볼로 패한 자에게 던져지는 것은 동정이 아니라 모멸이다.
 
늙었지만 아직도 촛불을 잊지 못하는 동지가 있다.
 
“매도 늦게 맞으면 소용이 없네. 이번에 참혹하게 매를 맞아야 하네. 난 야당에 표를 던졌네. 매라고 생각하면 다시 살아나겠지”
 
살아날까. 살기 싫으면 죽으면 된다. 죽고 사는 건 자신의 선택이다. 민주당이 무슨 변명을 할지 어떤 참회를 할지 국민이 주시할 것이다.
 
■쓰러질 때까지 뛰어라. 이제 똥볼과 인연 끝이다.
 
고교 시절 똥볼 차고 우승을 잃어버린 후 혹독한 참회와 함께 합숙 훈련에 들어간 우리는 새벽 5시면 일어나 학교가 있는 북아현동에서 남산까지 뛰었다. 남산의 몇백 개나 되는 돌층계를 끊임없이 오르내렸다. 입에서 단내가 나고 모두 쓰러졌다. 학교에 돌아온 우리들은 송장이었다. 그렇게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고 그 힘든 남산 돌층계를 날듯 오르내릴 수 있는 체력이 만들어졌다. 가혹한 채찍이었다.
 
그 해. 우리는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똥볼과도 인연을 끊었다. 세상사 모두 자기 할 탓이다. 국민의힘에 참패 당하다니 얼굴 들고 다닐 수 있는가.
 
어떠냐. 민주당은 나를 국회의원 감독으로 모셔갈 생각은 없느냐. 조건이 있다. 절반은 제명한다는 조건이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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