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야생마 잔등에 기수가 뛰어 오르는 순간 야생마는 날뛴다. 미친 듯 날뛴다. 필사적으로 매달려 떨어지지 않으려는 기수. 떨어지느냐 떨어트리느냐. 목숨을 건 싸움이다. 어느 순간, 날 뛰던 말이 양순해졌다. 끝났다. 야생마는 포기한 것이다. 희망을 접은 것이다. 그가 날 뛴 이유는 탈출의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희망을 접었다. 투쟁은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폭군은 국민의 희망을 꺾는다. 가장 무서운 무기를 뺏는 것이다. 선거철이 되면 유권자는 기분이 좋다. 목에다 시멘트 콘크리트를 하고 다니던 국회의원들이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다. 유권자가 안고 다니는 ‘푸돌’ 한테도 절을 할 판이다. 아내가 이쁘면 처갓집 부지깽이한테도 절을 한다지만 후보자들은 간과 쓸게는 말 할 것도 없고 아예 오장을 빼 놓고 산다. 앞에 뭐든 얼씬 거리면 절을 하는데 절하고 쳐다보니 마누라였다던가.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박근혜 후보의 행보를 지금과 비교해 보자. 불통 먹통의 대명사가 되어 버린 박근혜 대통령의 그 당시 소통하는 모습은 얼마나 보기가 좋았던가. 가난한 자, 소외된 자들의 천사였다. 시장 바닥에서 어묵을 먹는 박근혜 후보의 모습에서 국민은 포근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고, 쪽방 외로운 어르신들에게는 효성 지극한 며느리에 모습이었다. 65세 이상의 늙은이들을 위하여 한 달에 20만원 씩 기초연금을 준다는 것은 요즘 박대통령이 자주 쓰는 말로 대박이었다. 쪽방에서 담배값도 없는 노인들에게 20만원이 어디냐. 그것은 복음이었다. 그 밖에도 4대 질환 의료비 지원, 반값 등록금 등 각종 공약은 대한민국이 요순시대가 된다는 약속이었다. 이런 공약을 보고도 지지하지 않는다면 정신병자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됐다. 공약은 어떻게 됐는가. 공약? 그 때 공약이란 글자가 한문으로 되어 있지 않았던가. 공약(空約)이라고. 착한 우리 국민들이다. 그냥 찌그러졌다. 흥! 언제는 약속 지켰나. 공약은 하나 둘 파기된다. 그러나 아직 진심어린 대국민 사과 한 마디 없다. 국민은 포기했다. 바로 포기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권이 학수고대 기다리는 것이다. 왜 약속 지키지 않느냐고 시비를 걸어 봤자 돌아오는 것은 탄압이다. 경험하지 않았던가. 이조 시대 어느 양반이 종들에게 종 문서를 주었다. 니들은 이제 종이 아니다. 종들은 좋아라 흩어졌다. 며칠 후 종들이 다시 돌아 왔다. 종문서를 다시 상전에게 바쳤다. ‘나리. 종살이가 편해유’ 민주주의는 필요한 자에게 소중한 것이다. 필요하지 않은데 왜 싸운단 말인가. 민주당, 더 이상 비겁하지 말라. 김한길 민주당 대표에게 묻는다. 국민에게 대답해라. 국정원 정치개입 댓글에 대해서 왜 특검을 못 하느냐. 특검을 받아내지 못한다면 직(당대표)을 건다고 국민에게 떡 먹듯이 약속을 해 놓고 왜 무 잘라먹듯 하느냐. 새누리가 받아주지 않는데 어쩌란 말이냐고 할텐가. 처음부터 순순히 받아 줄 줄 알았단 말이냐. 서울광장에다 침대 놓고 잠잔 것은 어디서 배운 쇼냐.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파기는 돈이 없다는 핑계라도 있다. 김한길 대표의 핑계는 무엇인가. 쪽 수(의석수)가 모자라는 데 어쩌란 말이냐고 핑계 댈 것인가. 처음부터 쪽 수 모자라는 거 몰랐던가. 국민에게 보여줄려고 한 쇼래도 너무 국민 무시한 거다. 국민은 밸도 없느냐. 정치를 한다는 인간들이면 거의 알고 있는 명언이 있다. “신에게는 아직 13척의 배가 있사옵니다.” (今臣戰船 尙有十三). 김한길 대표가 소설가 출신이니까 잘 알 것이다. 비장한 이 말은 바로 죽음을 각오한 충무공의 처절한 결의다. 거대한 왜적을 향해 13척의 배로 결전을 벌리려는 충무공이었다. 충무공은 이 전투에서 승리했다. 죽고자 하면 산다는 말도 알 것이다. 좋은 말 참 많다. 국민이 김한길 대표에게 죽으라고 하던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죽기는 왜 죽어. 죽으라는 것이 아니라 그런 비장한 각오로 불의한 세력과 싸우라는 것이다. 못 싸울 이유가 어디 있는가. 국민의 지지가 없어서 못 싸우는가. 왜 국민의 지지가 없는가. 국민이 지난 대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김용판 무죄 판결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김한길 대표는 너무나 잘 알 것이다. 국민의 지지를 믿고 싸우라는 것이다. 새누리는 이미 김한길 대표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저항을 포기한 야생마는 순한 양이다. 새누리가 김한길 대표를 두려워하겠는가. 서울광장에서 자리를 깔 때부터 웃었고 전국 세배투어를 다닐 때도 웃고 다시 의원총회에서 특검밖에 없다고 하는 걸 보고는 더 웃는다. 전병헌이 말했다. 특검 피해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말은 맞는데 착각을 하도록 누가 만들었는가. 범인은 김한길과 전병헌이다. 어른이 권위를 잃으면 애들도 말을 듣지 않고 우습게 여긴다. SNS을 뒤덮은 김한길 관련 글을 보라. 이 정도가 됐으면 벌써 결심을 했어야 했다. 어떻게 어물어물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나 이제는 더 이상 안 될 것 같다. 당이야 이런 저런 조건을 매개로 얽어갈 수 있을지 모르나 국민은 안 된다.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을 당 대표가 지고 물러나야 제대로 정신 박힌 대표라고 할 수 있다. 당 내에서도 부글부글 끓고 있는 모양이니 나중에 얼굴 뜨거운 꼴을 보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한길의 마지막 선택 5.16 반란은 그냥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천만에 말씀이다. 4.19 혁명은 3.15부정선거를 규탄하고 인간답게 살자는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피 흘리는 투쟁이었다. 그 투쟁에서 젊은 학생들이 독재의 총에 맞아 죽었다. 그 대가로 얻는 민주주의를 독차지 한 것은 썩은 정치인들이었다. 이들은 분열해 싸웠다. 자파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진흙탕에서 뒹굴었다. 박정희가 총을 들고 나섰다. 그들 말대로 은인자중 하던 군부가 궐기한 것인지는 몰라도 그들이 총을 들게 한 것은 썩은 정치인들이었다. 오죽하면 윤보선이 올게 왔다고 했겠는가. 박정희 독재를 청산한 것도 국민의 열망이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선진국의 민주주의도 가시밭길을 걸어서 쟁취한 것이다. 미국도 영국도 프랑스도 같다. ‘레 미제라블’을 봤을 것이다. 수만의 군중이 부르는 합창은 국민의 소망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유란 무엇인가. 자유가 무엇이고 민주주의가 무엇이길래 저렇게 한 목소리로 자유를 위한 노래를 부르는가. 민주주의란 공정한 선거를 통해 이루어진다. 지금 대한민국은 부정선거로 해서 국민의 분노가 끓고 있다. 김한길은 목(직)을 걸고 특검을 쟁취해 내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약속을 지켰는가. 국민이 보기에는 노력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김용판 재판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하자 다시 특검쟁취를 들고 나왔다. 누가 믿는가. 아무도 믿지 않는다. 김한길 자신도 믿지 않을 것이다. 적당히 시간이나 끌자는 얄팍한 속셈을 어느 누가 모르랴. 민주당이 야당이기길 포기했다. 대표가 저 지경이면 당연히 불신임 받아야 한다.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다. 국민이 말해야 한다. ‘김한길 물러나라’ 이것이 지금 국민이 외쳐야 할 절규다. 새누리에게 외칠 것이 아니라 민주당에게 외쳐야 한다. 서울역 광장, 청계천 광장, 시청광장이 아니라 민주당 앞에서 고함을 쳐야 한다. ‘김한길 사퇴하라. 민주당 해체하라’ 김한길과 지도부가 사퇴하고 젊은 의원들로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 말만 중진이란 민주당 의원들. 얼굴 들고 거리에 나다니지 말라. 체면 구길까봐 소리치지 못하는가. 그럼 좋다. 국민이 대신 소리쳐 주마. 배지 떼어 버려라. 김한길은 어영부영 지방선거를 치를 생각인가. 강을 건널 때는 말을 갈아타지 않는다는 말을 믿어서인가. 아니다. 갈아타야 한다. 그게 민주당이 사는 길이다. 민주당은 김한길과 지도부가 물러나면 국민의 지지가 살아난다. 지방선거 승리한다. 이어서 재.보선 승리한다. 총선도 승리한다. 차기 대선도 승리한다. 김한길 체제가 무너지고 민주당의 가열찬 특검쟁취 투쟁이 전개되고 국민이 뒷받침 해 준다면 이룰 수 없는 것이 없다. 이제 국민은 김한길과 민주당에게 매서운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안철수의 ‘새정치’가 왜 싫으랴. 아직 멀었다. 지금은 안철수가 아니다. 국민은 현명하다. 안철수의 그림자가 엷어진다. 안철수는 국민의 마음부터 읽어야 한다. 야당특검회의 불참은 무엇인가. 국민 무시하면서 정당 만들겠다는 것인가. 정치는 제대로 배워야 할 것이다. 시간이 없다. 김한길의 대표직 사퇴는 빠를수록 좋다. 그것이 참담한 국민의 가슴을 위로하고 잡는 길이다. 국민을 이기는 야당대표도 없다. 김한길은 이미 칼을 뽐을 용기도 휘두를 힘도 없지 않은가. 물러나야 한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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