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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그래도 씨는 뿌려야 한다
싹을 키워야 열매를 딴다
등록날짜 [ 2021년03월08일 09시46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 요즘 미안마의 비극적인 항쟁을 보며 우리의 5·18을 떠 올린다. 총탄에 쓰러지며 그들이 바라는 희망은 우리와 같다. 민주주의와 자유다.
 
아무리 가뭄이 심해도 농민들은 씨를 뿌린다. 농민들이 뿌리는 것은 단순한 씨앗이 아니라 희망이다.
 
희망은 동력의 원천이다.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독재시절, 지독한 탄압 속에서도 우리 국민은 치열하게 투쟁했고 그 과정에서 수없이 귀한 목숨을 잃었다.

태권소녀로 알려진 kyal sin이 미얀마 군부의 총에 맞아 사망하기 전 시위하는 모습(사진출처 – 유튜브 영상 캡처)

 
■갈 길은 아직 멀고 멀다.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우리가 갈 길에서 가장 장애는 것은 무엇인가. 다들 잘 알 것이다. 언론과 검찰이다. 구구하게 이유를 밝혀야 하는가.
 
국민이 검찰개혁에 가장 큰 장애로 여기던 인물은 이제 사라졌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다음에 다시 등장할 때는 그야말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초심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내가 믿고 있던 그때의 사람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그저 기도하는 방법밖에 없다.
 
똑똑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검사들이 저토록 욕먹고 개혁 대상의 중심으로 지목을 받는가. 이유를 설명하면 치사하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에 목 내놓고 반대하는 이유 역시 모르는 국민은 없다.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수사·기소 양손에 들고 흔드는 검찰이 세상천지에 어디 있단 말인가. 이제 검찰도 상식을 찾기 바란다.
 
■개혁과 언론.
 
개혁의 또 다른 중심은 언론이다. 언론개혁 얘기만 나오면 또 냐고 웃을 것이다. 어떤가. 이제는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하는가. 언론이 제대로 정신만 차리면 어디서 검찰이 맘대로 국정을 농락하는가. 더 말하고 싶지도 않은 것이 국민의 마음이다. 제발 사람 노릇 좀 해라.
 
갈 길이 너무 멀다. 국민도 이제 너무 지쳤다. 촛불을 들기도 창피하다. 이제 들어야 할 것은 몽둥이다. 몽둥이를 들고 국회로 쳐들어가면 어쩔 것이냐. 계엄령을 내릴 것이냐. 군인들이 총 들고 국회 문 지키는 것을 보고 싶으냐.
 
국회를 바라고 있다가는 될 일도 안 된다는 말이 있다. 민주당이 법 제정이라면 ‘코끼리를 강아지로 만드는 것’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힘이 있다고들 한다. 믿는가. 그냥 웃어주자. 이러다가 야당이 이뻐서가 아니라 민주당이 미워서 표 찍어주지 않을 것 같다. 국민감정이 그렇다.
 
LH공사인지 도깨비방망인지 하는 자들이 저지른 부정을 두 눈 뜨고 어떻게 보란 말이냐.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면 뭐라고 하면서 계속 집권하겠다고 할 것인가.
 
■사람은 열 번 바뀐다.
 
못된 인간도 잘못을 참회하면 새사람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교도소라고 하지 않는가. 지금 이런저런 선거에서 후보자로 나오는 인간들의 전력을 보면 참으로 기도 안 찬다. ‘전과 몇 범’, ‘성범죄’, ‘사기’ 차마 입으로 옮기지 못할 파렴치범들이 있다. 하기야 이런 자들이 현직에서도 당당하게 근무한다.
 
그래도 좋다. 바뀌면 된다. 그러나 국민의 선택은 냉정해야 한다. 취직할 때 왜 이력서를 쓰는가. 과거에 무슨 짓을 했는지 알자는 것이다. 이거 아주 중요하다. 배운 도둑질이라고 하지 않던가. 적어도 국민의 공복으로 봉사해야 할 인간들이라면 전과는 없어야 할 것이다.
 
국민이 씨를 뿌려야 할 시기는 계속된다. 정신 바짝 차리자. 찍어놓고 아무리 땅을 쳐도 소용이 없다. 뿌린 씨를 다시 파낼 것인가.
 
달걀 던질 생각 말고 투표 제대로 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일이다. 씨만 제대로 뿌리고 정성껏 가꾸면 풍성한 수확은 반드시 거둘 수 있음을 명심해라.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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