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故 구하라와 故 강한얼 소방관의 유족들이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하라법’의 조속한 통과를 재차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일명 ‘구하라법’으로 불리는 민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과 김종민 의원,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이찬희 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윤석희 변호사 등이 함께했다.
故 구하라의 오빠 구호인 씨는 “양육을 포기한 부모가 사망한 자식의 상속재산을 아무런 제한 없이 가져가는 게 과연 정의냐”며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계속 발생하는데 아무런 답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법률 개정이 지지부진하면서 양육 의무를 저버린 부모들에게 오히려 상속재산을 챙기도록 해주기 계기가 되는 것 아닌지 하는 걱정에 침통하기까지 하다”며 “구하라법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저희에게 적용되진 않지만, 동생 하라의 이름이 우리 사회를 바꿀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호소했다.
‘전북판 구하라 사건’으로 불리는 故 강한얼 소방관의 언니 강화현 씨는 “양육하지 않은 부모가 너무도 당당히 유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민법은 천륜이라며 패륜을 저지른 자가 모든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보호해주고 있다”며 “얼마나 억울하고 원통한 사람이 더 생겨야 다시 한번 유족을 낭떠러지로 내모는 법이 바뀌는 것이냐”고 하소연했다.
“우리 ‘하라’ 이름이 세상 바꿀수 있도록 해달라”
이찬희 대한변협 회장은 “법률과 판례는 영구불변이 아니라 변경될 수 있고 시대정신을 반영해야 한다. 대한변협도 종전의 부정적 입장에서 치열한 내부 논의를 거쳐 찬성하기로 했다”며 “대한민국에 다시는 억울한 일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국회에서 민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윤석희 여변 회장은 “국민의 공분을 사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지만, 일각에선 아직도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법의 공백을 메워야 할 시점이 왔다. 이미 미국도 23개 주에서 자녀 부양의무 해태를 상속결격사유에 포함하고 있으며, 독일·프랑스·스위스 등 각국 법률은 일정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상속권 상실제도 도입 주장도 있지만, 상속결격과 상속권 상실의 효과가 같을지언정 입증책임 면에서 차이가 있다”며 “상속인을 보호하고 부양의무를 해태한 피상속인의 권리를 박탈하는데 있어서는 상속결격 사유로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김종민 의원은 “법이 공동체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이런 일이 재발해선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분명하다”고 했고, 최승재 의원도 “이런 일에는 여야가 없다. 법을 바로 세우고 많은 분에게 가슴 아픈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서영교 의원은 “양육을 포기한 부모가 아이의 재산과 보험금, 연금을 노리는 일이 이 세상에 더는 없어야 한다”며 “지난 20대에서 통과되지 못해 21대에서 다시 발의했다. 법사위에서 빨리 논의해 통과시켜 제2, 제3의 구하라가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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