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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너는 박원순 욕할 자신 있느냐
마음 놓고 욕해 보거라. 벼락 안친다.
등록날짜 [ 2020년07월20일 09시48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세상을 창조한 창조자가 있다고들 믿는가. 나도 그렇게 불러보자. ‘창조자’라고 하자.
 
창조자님.
귀가 따가 우시죠. 뭐 이따위 세상이 있느냐고 욕을 합니다. 따지고 보면 이런 세상 만든 장본인들이기도 한 인간들이 그런 소리를 합니다. 뻔뻔한 놈들입니다. 물론 저도 그중에 한 놈입니다.
 
■개판 세상
 
개판입니다. 새삼스럽게 그 이유를 설명하면 저만 못난 놈이 됩니다. 내가 민주당을 지지하니 누가 민주당 욕을 하면 듣기 싫죠. 그러나 욕을 먹는 이유가 타당한데도 듣기 싫다고 하면 그건 나한테 문제가 있습니다. 욕먹을 이유가 있으면 개 소리 말고 받아드려야 합니다. 다만 개들이 왜 우리만 욕을 하느냐고 물어뜯으면 어쩌나 걱정이 됩니다.
 
박원순이 자살을 하고 들것에 실려 내려오는 것을 보면서 저게 혹시 자신이 아닌가 착각을 했다면 양심적인 인간입니다. 나 자신을 비롯한 수많은 인간 중에 ‘난 한 점 부끄럼 없이 깨끗하다’고 할 놈이 있으면 손 들어 보라고 하세요. 놈들에겐 실려 내려 올 기회가 없었을 뿐입니다. 자학이 아닙니다. 고백입니다.
 
요즘처럼 남성들이 도덕군자로 살아야 하는 때가 없습니다. 길을 가면서 이쁜 여성을 보면 기분이 좋아서 한 번 볼 거 두 번 봅니다. 이제 이쁜 여성이 나타나면 미리 시선을 피하기로 했습니다. 왜냐면 만약에 제 시선과 눈이 마주친 여성이 왜 자꾸 처다보느냐면서 성추행이라고 하면 어쩝니까. 아니라고 해도 자기가 그렇게 느꼈다면 복잡해집니다. 더구나 고소라도 하면 저 잘난 변호사 나부랭이들과 기레기들, 또 무슨 무슨 단체들이 벌떼처럼 덤빌 테니 무슨 재주로 버티겠습니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것은 태어나지 않는 것이고 다음은 태어나자 바로 죽는 것이라는 끔찍한 말이 떠오릅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애가 태어날 때 응애 하고 웁니다. 고생문이 열렸다고 슬퍼서 운다고 하고 이제 캄캄한 뱃속에서 광명을 찾았다고 기뻐서 운다고 합니다. 편한 대로 해석합니다.

(사진출처 -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페이스북)

 
■죽은 자는 말이 없어도 공과는 있다.
 
천하의 명성을 날린 큰 도둑놈이 마침내 잡혔다. 검사가 물었다. 세상을 위해서 공헌한 것 하나만 말해 보라고. 도둑놈이 입을 연다.
 
‘도둑질이 나쁜 짓이라는 것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한데 검사님은 어떤 공헌을 하셨습니까.’
 
아니 이 자식이 함부로 아가리를 놀려. 검사는 화가 났지만 입을 닫았다. 가만, 정말 내가 세상에 공헌할 것은 무엇일까. 생각을 말기로 했다. 그게 속이 편할 것 같았다. 지금 이 말은 검찰개혁과 아무 관련이 없고 윤석열·한동훈과도 무관하다는 것을 분명히 말해 둔다. 괜히 시비 붙을까 겁 난다.
 
박원순이 세상을 떠났다. 사람마다 공과는 있기 마련인데 박원순의 공은 눈 씻고 봐야 겨우 몇 개. 내 눈이 인색한가. 반면에 그의 과(?)는 아아 끔찍하다. 박원순의 추행을 욕하는 자들에게 너는 어떠냐고 물으면 뭐라고 할까. 묻는 사람이 바보다. 참 대단한 놈들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래도 살아있는 자들의 입이 있다. 살아있는 인간의 눈도 있다. 눈과 입을 액세사리로 달고 다니는 인간도 있다.
 
■민주당은 거울을 한번 보라.
 
이놈 저놈 가려서 뭣하랴. 다 똑같은 놈이다. 이 말은 국민들이 하는 소리지만 누구를 지칭하는지는 여기서 말하지 않겠다. 왜냐면 스스로 아는 자들이 너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거울을 보면 내 얼굴에 흉터가 있다. 음주운전 하다가 벽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술을 못 끊다가 어떤 계기로 술을 끊고 지금은 거짓말 보태지 않고 한 방울도 입에 안 댄다. 술고래에 알코올 중독이면서도 과음을 욕하던 나의 위선은 지금 온갖 못된 정치 다 하면서 호박씨 까는 정치인과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
 
180석을 가지고도 미통당에 질질 끌려다니는 민주당을 보면서 당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를 엄청나게 비난한다. 국민의 비난은 안 들리는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법을 제대로 지킨 기억이 몇 번이나 되는가. 선거 때는 개똥이라도 먹을 것 같은 인간들이 당선되면 국민 알기를 개똥 보듯 한다.
 
박원순을 비난하는 거 좋다. 자기를 존경하고 따르던 국민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트린 잘못을 어찌 면할 수 있으랴. 그는 스스로 삶을 청산함으로써 죄를 빌고 용서를 구했다. 그렇다고 끝날 수도 없다. 얼마나 잘나고 깨끗한 인간들이 많은 대한민국이냐. 뒷구멍으로는 별의별 짓을 다 하는 인간들이 박원순 비난에 앞장서는 꼴을 보면 도둑놈이 죄 없다고 설치는 걸 보는 것 같다. 그 어떤 변호사 놈 보는 거 같다.
 
대표적인 악덕 변호사로 국민이 알고 있는 인간이 설쳐대는 꼴이라니 벼락은 뒀다가 뭘 하려는지 의심이 든다.
 
무슨 특별한 사정이 있었는지는 나중에 밝혀질지 모르나 피해자라는 여성도 처음 성추행을 당했을 때 들고 일어났으면 오늘의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불은 처음 붙었을 때 끄는 게 상책이다.
 
민주당이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했을 때 기대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미통당 억지에 끌려다니며 비실거리는 꼴을 보면 그놈이 그놈이라고 탄식하는 국민들 또한 얼마나 많았으랴. 미통당이 집권을 하면 세상이 어찌 될 것인지는 안다. 내가 점쟁이는 아니더라도 대충 알아 맞힌다.
 
■거짓말하는 놈에게 천벌을
 
기왕에 말을 했으니 털어놓자. 인간에게 남성과 여성을 구별해 놓고 성욕이란 것을 빼 버렸다면 세상이 어떻게 되었을까.
 
‘그런 말 말거라. 성욕이란 것이 힘의 원천이란다. 성욕이 없으면 인간은 송장이란다. 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눈살 찌푸리는 인간들이 보인다. 아이고 저기 여성 의원님들과 무슨 무슨 전화 대표님들. 점잖은 체면에 입에 담기도 거북하신가.
 
‘위선 떨지 마라. 니들 뱃속에도 꽉 차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 똥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욕심이다. 욕심 중에는 성욕도 있느니라.’
 
그래도 인간에게 양심 쪼가리가 있다는 게 다행이다. 개가 되는 것을 면하게 해 준 게 양심이다.
 
주둥이에서 단내나도록 떠들어라. 나는 가슴속에 양심밖에 없노라고 떠들어라. 아니 저기 저 양반. 왜 얼굴이 붉어지는가. 맞다. 그게 바로 양심의 색깔이다. 그럼 아가리 닥쳐라.
 
박원순이 잠시만 살아났으면 좋겠다. 모두 밝혔으면 좋겠다. 아아 박원순.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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