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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좋은 기자가 얼마나 많았던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느냐
등록날짜 [ 2020년03월12일 10시22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역사의 고비마다 사실과 진실을 왜곡하며 국민의 염원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언론자유를 위해 투쟁한 기자들을 해직시킨 신문사가 어떻게 진실의 수호자냐”
 
유신독재에 항의하다 쫓겨난 조선일보 신홍범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의 비판이다.(한겨레 보도 인용)
 
한국의 언론은 형편없다! 뉴스를 아무리 읽어도 어떤 것이 진짜이고 어떤 것이 가짜 뉴스인지 도무지 분간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한국 언론을 믿을 수 없는 다섯 가지 이유’란 글을 읽었다. 외국인 프리랜서 ‘라파엘 라시드’의 혹독한 평가를 읽으며 얼굴을 들 수가 없다.
 
한국의 언론은 민주 촛불 정부를 비난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고 코로나 사태의 해결 보다는 불안을 조성하는 것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어떻게 해서든, 현 정부를 곤란하게 해서, 촛불과 탄핵으로 쫓겨났던 정치세력에 힘을 실어 주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현 정부의 방역당국이 엄청 잘하고 있고, 모든 외신 기자들은 인정하고 부러워하는데, 한국 언론은 부정적인 내용으로만 보도한다.

(자료사진 – 신혁 기자)

 
■기자의 눈물
 
불구경과 물난리 구경은 볼만하다는 고약한 말이 있다. 눈앞에서 고층 건물이 불타고 있었다. 불이 꺼진 후 친구와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친구는 소리죽여 울고 있었다.
 
‘불이 나도 싸지. 모두가 우리 죄다.’
 
친구는 기자였다. 조금 전 불탔던 신문사의 기자였다.
 
‘회사 불탄 게 서러워서가 아니다. 내 신세가 불쌍해서다. 내 몸뚱이가 불탔다. 난 도대체 뭐냐.’
 
친구는 고인이 됐다. 잠시 언론민주화가 됐을 때 얼마나 좋아했던가. 만약에 지금 그 친구가 살아 있다면 뭐라고 했을까. 말을 말자.
 
■기자는 지사라고 했다
 
“선은 이렇고 후는 이런데 누가 잘못했는지 판결 좀 해 주십시오.”
 
나이 먹은 어른이 새파란 젊은이 앞에서 판결을 구한다. 판결해야 할 젊은이는 누군가. 기자다.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하는 판사다. 웬만한 믿음이 아니고는 이럴 수가 없다. 그때는 기자가 이렇게 신뢰를 받았다. 그리고 기자의 판결은 아무런 이의 없이 받아 들려졌다. 신뢰다.
 
지금은 어떤가. 아니 언제부터 기자들이 불신을 받았는가. 이승만 정권 때부터다. 그 후 박정희 군사독재, 전두환 군부독재로 이어졌다. 지금은 어떤가. 왜 웃는가. 왜 얼굴이 빨개지는가. 양심이 우는가. 부끄러운가.
 
“자넨 자신이 쓴 기사를 읽어보는가.”
 
후배 기자에게 물어보는 늙은 선배 기자의 질문이다.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후배 기자는 너무나 잘 안다.
 
‘잘 아시잖아요. 당장 때려 치기 전에는 도리가 없죠.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그만두면 어쩝니까.’
 
왜 이해를 못 하나.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이해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가라앉아 있는 바윗덩어리. 그래. 많이 괴롭지. 나도 가슴이 아프다.
 
■대통령 탄핵이 그렇게 보고 싶으냐
 
“선생님. 지금도 조·중·동 안 보십니까.”
 
“왜?”
 
“보시나 해서요.”
 
“아직 정신건강 해칠 생각이 없네”
 
진짜다. 음식점에서도 조 중 동 종편이 나오면 다른 데로 돌린다.
 
“요즘 동아가 좀 달라졌다고 합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 달라졌다니. 설명인즉 이렇다. 동아의 최고위 간부가 한 말이란다. 이제 동아는 좀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웃었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갑자기 변하면 탈이 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진짭니다. 모두 그래서 저도 관심 있게 봤는데요. 분위기가 좀 달라요. 쥐꼬랑지 만큼 달라졌습니다. 신현수 논설위원 칼럼 한 번 읽어보세요”
 
“신현수?”
 
■동아가 어떤 언론이었더냐
 
내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은 언론인들의 사표이신 송건호 선생님이셨다. 철이 좀 일찍 들었던지 난 세상 돌아가는데 관심도 깊었고 신문은 동아일보를 봤다. 선생님은 내가 대견하셨던지 한마디 하셨다.
 
“신문은 거울과 같다. 거울이 깨지면 세상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제대로 보이는 신문. 그건 자유당 때 동아일보였고 지금 바르게 보이지 않는 신문은 동아라고 생각한다. 자랑스럽던 동아에 몸담으셨던 선생님이 기자들이 해직되고 얻어터지고 길에 내동댕이 처질 때 얼마나 가슴이 아프셨을까. 선생님 자신도 정보부에 끌려가 고문을 당해 더 사실 수 있는 연세에 돌아가셨다. 기억력이 쇠하셔서 나도 알아보지 못하셨다. 지금 생존해 계셔서 동아를 보면 어떠셨을까.
 
동아일보가 변할 것 같다는 얘기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지만 아직 보지 않아서 모른다. 중앙일보는 조선을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는데 역시 안 봐서 모른다. 둘이 잘 경쟁해 보라. 결과는 뻔하다.
 
똑똑하다고 평가받는 기자는 어느 언론에 있든 똑똑한 게 어디로 가랴. (똑똑과 정의는 구별하자) 좌우간 동아가 변한다는 소리를 들으니 반갑다. 그게 사실이라면 세상 떠난 동아 친구들이 눈을 감을 것 같다.
 
■조선일보 100주년
 
어르신들에게 덕담을 할 때 100세 장수하시라고 한다. 백년이면 참으로 오랜 세월이다. 조선일보가 창간 100주년을 맞는다고 법석이다. 법석이란 자축을 한다는 의미다. 자축하던 타축을 하던 별로 관심이 없지만 딱 한 마디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원래 염치하고는 담을 쌓고 사는 사람들이니 알아 들을 리가 없지만, 그냥 하는 소리다.
 
3월 10일 자 한겨레신문에 김이택 논설위원의 칼럼이 실렸다. 꼭 좀 읽어보라.
 
조선일보 100년, 그들이 감춘 ‘진실’
 
긴소리 하면 잔소리 같으니 한 번 읽어보도록 권한다. 귀에 쓴소리가 정신에는 보약이다. 나도 이제 나이를 먹어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욕먹고 죽고 싶지는 않다. 그런데도 이렇게 죽자고 비판하는 것은 이들이 나라를 위해서 빨리 깨달아주기를 바라는 염원에서다.
 
조선일보는 100주년을 맞아 오보를 바로잡고 사과한다며 숱한 용공 조작과 왜곡·편파 보도는 감춰놓고 극히 일부의 ‘실수’ ‘오류’만 나열했다.
 
과거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 이런 태도가 지금까지 이어져 역사의 진실을 가리고 공론장을 어지럽히고 있다.
 
친일과 독재예찬의 전통은 요즘도 대놓고 그 후계세력을 편드는 과도한 정파적 보도로 재현되고 있다.
 
가슴을 흔드는 울림이 있는가. 좋은 기자가 얼마나 많았더냐. 제발 사람 좀 되거라.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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