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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구경북에 따뜻한 사랑을
고통은 나누면 작아진다
등록날짜 [ 2020년02월28일 09시58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내가 미친다 아이가. 우리가 무슨 죄가 있노’
 
늙은 대구 친구의 하소연이다. 무슨 말인지 잘 알 것이다. ‘모진 놈 곁에 있다가 벼락 맞는다.’ 잘 알고 있는 속담이다. 내 친구의 하소연은 이렇다.
 
대구에 산다면 모두 ‘신천지’로 알고 코로나19 전파의 원흉으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우리 대구가 성격이 좀 괄괄하기는 해도 정의감 하나는 알아줘야 한다. 넌 잘 알지? 억울해 미치겠다.’
 
■선 굵고 가슴 뜨겁고
 
나름대로 대구를 안다고 자부한다. 훈련소 마치고 대구 5관구에 배치됐다. 고달픈 쫄병 시절을 모두 겪었지만, 야간 보초는 참 그렇다. 보초막 앞에 큰 개천이 있다. 덩치 큰 막내 쫄 병은 어머니가 그립다. 눈물도 난다.
 
부스럭. ‘누구냐. 암호.’ ‘나다 오 병장’
 
내무반 최고참이다. 담배를 꺼내 붙여준다. 가지고 온 점퍼도 걸쳐준다.
 
‘힘들지? 쫄병 땐 다 그렇다. 조금만 지나면 나아진다.’
 
따뜻한 말 한마디에 가슴이 울컥해진다. 오 병장은 전입 신병들에게 큰형님이었다. 대구가 집인 그는 일요일에 날 데리고 외출 나가 대구 구경을 시켜줬다. 음악을 좋아하는 내게 음악다방 ‘녹향’을 소개해 준 것도 오 병장이었다. 달성공원에서 이상화 시비도 함께 봤다. 통이 컸다.
 
전라도 경기도 충청도 산골에서 입대한 촌놈들에게 각별했다. 못살게 구는 고참들은 모두 혼이 났다. 내가 서울로 전출 갈 때 오 병장과 헤어지는 것이 섭섭해 눈물지었다. 지금 살았는지 여부도 모른다. 나보다 나이가 많았으니 고인이 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군대 생활을 생각할 때마다 생각났고 그의 이미지는 대구시민의 이미지와 겹친다.

27일 대구를 방문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권영진 대구시장을 만났다.(사진출처 - 미래통합당)

 
■대구경북이 무슨 죄냐
 
대구·경북 주민들이 곤경을 겪고 있다.
 
소나기가 쏟아진 후에 하늘은 더욱 맑고 파랗다. 공중에 떠 있는 먼지를 싹 정리했기 때문이다. 소나기인 줄 알았더니 너무 오래 간다. 우산 정도로는 어림도 없고 우의를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신천지’라는 괴물이 나타났다. 예수교 신천지라고 했다. 기독교의 한 종파라는데 기존 종파에서는 사교로 규정했다. 선교도 비밀스럽게 한단다. 기존 종단에 잠입한다. ‘추수꾼’이라고 한다. 교인을 낱알처럼 거두어들이는 추수인가.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교주라는 이만희는 코빼기도 안 보인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새누리’라는 어느 당의 당명도 이만희가 작명했다는 소문이다.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환자는 청도대남병원 환자가 69%에 달한다. 대부분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그러니까 신천지 신도가 대구·경북을 ‘코로나19’로 파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고도 신천지 교도들은 전혀 반성이 없다. 마귀를 퇴치한다는 이만희 자신이 마귀가 된 것이다.
 
"신천지로부터 2만 8천 300명의 명단을 받아 오늘 종일 전화를 돌렸는데 1,500명 정도는 아예 응답하지 않거나 연락을 거부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고위험군일 가능성이 있다.” 
 
이게 무슨 짓인가. 환자를 치료하려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문진이 얼마나 중요한가. 환자가 정직해야 한다. 환자가 거짓말을 하면 의사는 오진한다. 신천지 교도들이 거짓으로 진술한다. 양성환자가 폐쇄된 공간에 거주한다.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코로나19를 뿌리며 돌아다니는 것이다.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정신이상으로 볼 수밖에 없다.
 
환자는 급속도로 늘어난다. 새로 발생한 환자보다 전수조사로 숨겨져 있던 환자가 드러난다고 하지만 이건 공포다. 의료 인력도 부족이다. 마스크도 부족이다.
 
‘할머니. 친구들이 돈을 모아 마스크 샀어요. 대구에 보내려고요.’
 
손주 녀석이 제 할머니에게 하는 소리다. 쿵. 뒤통수를 치는 소리다. 철부지 어린것들이 코로나19를 얼마나 알랴. 그러나 코로나 예방을 위한 마스크가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용돈을 턴 것이다. 이 나라를 지킬 희망의 새싹들이다. 난 뭘 했는가. 맨날 정치 욕이나 했다. 지갑 털었다.
 
황교안이 대구에 갔다. 일성은 ‘누가 대구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느냐’는 정부비판이다. 그보다 먼저 정치지도자로 자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못 했을 것이다. 한국 정치인들의 한계이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코로나19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신천지의 예배 모습(이미지 출처 - 신천지 유튜브 영상 캡처))

 
■대구·경북은 우리의 혈육이다
 
대구·경북의 의료인이 부족하다는 호소다. 의료인의 자원봉사가 밀려온다. 하루 만에 250명이 자원했고 2월 27일 11시 현재 490명이다. 마스크를 비롯해 대구·경북을 돕자는 국민운동이 벌어진다. 또다시 가슴이 뜨거워진다.
 
우리 국민은 IMF로 고통을 당할 때 손자·손녀의 돌반지를 들고 찾아와 기증한 국민이다. 아무리 신천지에 정신에 매몰됐다 하더라도 그들은 깨어나야 한다. 아직도 숨어있는 신천지 교인들은 모두 나와야 한다. 방호복을 입은 채 벤치에 앉아 쪽잠자는 의료인을 보았을 것이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는 역학조사 허위자료를 제출했다고 한다. 한국의 대형교회들은 예배를 계속한다고 한다. 제정신들인가. 용돈으로 마스크 사서 대구로 보내는 초등학교 꼬맹이만도 못한 놈들이다.
 
이런 속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코로나 퇴치와 방역에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정부 비판에만 정신을 파는 못된 언론들과 보수 야당의 태도는 정치공세를 넘어 나라를 망치자는 작태다. 특히 일부 언론이 기를 쓰고 ‘중국인 입국금지’를 주장하며 ‘중국 때리기’로 일관하는 것도 실효성과 진정성은 고사하고 언론의 사명조차 포기한 행동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같은 존재다. 어느 언론이냐. 스스로 생각해 보면 안다.
 
■대구·경북은 이긴다
 
불행을 당했을 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인식이다. 늙은 아내와 함께 점심 먹으러 시장 음식점에 갔다. 내 음식 파는데 뭐가 그렇게 고마운가. 음식점 주인은 어려울 때 음식을 팔아주는 우리가 그저 고마운 것이다. 대구 동성로의 한 건물주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세입자를 위해 두 달간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혈육의 정이다.
 
힘들 때 위로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힘이 되는가. 언론은 코로나19 확진보도도 좋지만, 대구·경북의 미담도 보도해라. 하늘에서 벼락 치지 않는다.
 
모든 국민이 대구·경북을 돕기 위해 후원한다면 마스크 부족으로 인한 고통을 없을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대구·경북과 코로나19로 고통 당하는 모든 피해자를 향한 국민의 마음이다. 코로나19와의 전투다.
 
대구 경북인의 씩씩하고 호탕한 기질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반드시 코로나19를 이겨낼 것이다. 거기에 더해 국민의 뜨거운 지원이 코로나19를 이겨내는 힘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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