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이기명칼럼】
■신천지 ‘코로나19’ 괴물
비가 쏟아진다. 폭우다. 쫄딱 맞아야 용감한 것인가. 아니다. 만용이다. 피해야 한다. 우산을 쓰든지 처마 밑이라도 들어가야 한다. 이것이 인간의 지혜다.
‘코로나19’라고 하는 괴물이 나타났다. ‘신천지’라고 하는 하수구를 비집고 나온 괴물은 대구·경북을 쑥밭으로 만들었다. 전국으로 퍼진다. 고약한 마귀다.
‘이번 병마사건(코로나)은 ’신천지‘의 급성장을 저지하려는 마귀의 짓’이라고 신천지 총회장이라는 이만희가 주장했다. 제정신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죄 없는 국민이 고통으로 신음한다. 국민의 일상이 파괴되어 간다. 이만희는 어딘가 숨었다.
전국에서 모여든 신천지 신자들은 은밀한 행사(예배)를 하고 전국으로 흩어진다. 전국으로 흩어진 이들이 옮긴 코로나가 지금 온 나라를 패닉 상태로 몰아넣었다. 언론보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코로나와 신천지로 시작해서 끝을 맺는다.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 끔찍하다.
■폭우는 반드시 멎는다
미친 듯 쏟아지는 폭우도 반드시 멎게 마련이다. 다시 파란 하늘이 얼굴을 내밀 것이다. 지금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을 비롯해 관련 공무원들이 흘리는 땀은 더없이 고귀하다. 그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혈투를 벌이고 있다.
이럴 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국민이 힘을 모으는 것이다. 당연히 국민에는 정치인들도 포함된다. 비록 정치적 지향이 다르다 할지라도 국난을 당해서는 적과 동지가 따로 없고 최우선은 코로나19 괴물과 싸워 이기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걸리면 간다.
(사진출처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페이스북)
(사진출처 - 황교안 미래통합당 예비후보 페이스북)
■제사보다 잿밥에
정치인들은 기분이 상할지 몰라도 국민들은 그렇게 알고 사실도 그렇다. 공천이 코앞인 의원들은 ‘코로나19’를 내일 보잖다. 그래도 그렇지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다.
지난 20일 황교안은 최고위원회에서 “코로나19를 빌미 삼아 혈세를 쏟아부을 생각은 접어야 한다”고 했다. 내 귀를 의심했다. 반면에 세금은 이럴 때 쓰는 것이라고 한 후보도 있다. 대구 경북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황교안의 발언이라고 정부지원을 거부할 것인가.
어떤 사안을 판단함에 있어 사람마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이 다르다. 무엇이 옳은지는 유권자가 판단할 것이다.
대구는 지금 코로나의 난동으로 최악의 고통을 겪고 있다. 예산은 국민을 위해서 쓰는 것이다. 고통을 덜어주는 것도 같다. 황교안은 혹시 민주당정권이 대구에다 코로나를 핑계로 무슨 선심이라도 써서 선거에서 득을 볼까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그런 생각 하면 못 쓴다. 불이 나면 우선 꺼야 한다. 종로에 재난이 닥쳤을 때도 황교안은 그런 소리를 할 것인가.
그 후 황교안은 재난을 극복할 정책에 협조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다행이다. 무릇 정치인은 기분이 아니라 신념으로 말해야 한다. 오랜만에 옳은 말 했다.
■얼빠진 전광훈
당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모이는 집회를 금지한다고 했다. 종교행사도 예외는 아니다. 사관학교 졸업식도 간소화다. 친구는 아들 결혼식도 연기했다. 그러나 정말 얼빠진 인간도 있다. 바로 전광훈이다.
전광훈(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광화문에서 집회를 강행했다.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자.
"임상적으로 확인된 바에 의하면 야외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전혀 없다."
다른 참가자의 주장은 어떤가.
"우리가 모이면 문제 될 것이 없다, 우리가 명하노니 우한 폐렴 물러가라."
"하나님이 우한 폐렴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기 위해 바람을 불게 만들고 있다."
이게 정상적인 사람의 말인가. 불안에 떠는 국민들을 생각해 보았는가.
"이 시국에 하필 이 짓을 해야 하는가. 제2의 신천지’ 될까 두렵다."
"코로나19가 계속 급증해서 걱정이 태산인데 무슨 생각으로 이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무엇을 주장하든 상관없지만, 전국이 비상인 시국에 이렇게 대규모로 모인다는 게 상식 밖이라고 생각한다. 나라와 국민은 걱정도 안 하는가."
하나님에게 ‘당신 정신 차리지 않으면 죽는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는 전광훈이지만 광화문집회 강행은 살인행위다. 군중이 토해내는 호흡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염된다면 어쩌겠다는 것이냐. ‘죽으면 하나님 곁에 먼저 간다’는 인간도 있다. 전광훈도 그런가. 사람 같지 않은 말이라서 탓하기도 더럽다. 전광훈은 지금 구속영장이 신청되어 있다. 두 번째다. 결과를 두고 보자. 마귀는 돌아다니지 못 하도록 해야 한다.
심재철은 요새 탄핵에 미쳐 있다. 말 같지 않아서 대꾸도 싫지,만 얼굴 아는 사이니 한마디 한다. 요즘도 술 많이 마시느냐. 술 취하지 않고는 못 할 소리를 여전히 빵빵 하는 걸 보면 가엾다. 탄핵당할 일을 했다면 문 대통령은 얘기가 나오기 전에 먼저 내려온다. 씨도 안 먹힐 소리 말아라. 안양 선거나 신경 써라. 이럴 때 황교안이 한마디 해야 한다. 전광훈을 야단쳐야 한다. 혼날까 겁나서 말 못 하는 것인가. 재철이한테도 충고 한마디 해라. 나잇값 좀 하라고.
■국민이 지켜본다
1997년 3월 11일. 종로 구민들은 가슴을 쳤다. 이명박(경칭생략)이 의원직을 사퇴했기 때문이다. 종로 주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국회의원에 당선됐던 이명박은 범죄 관련 혐의가 드러나자 스스로 배지를 뗐다. 종로의 망신이었다. 그러나 망각의 여신은 가슴이 넓기도 했다. 서울시장과 대통령이 됐다.
그 후 얼마나 오랜 세월이 흘렀는가. 종로 출신으로 영광의 대통령이 됐던 이명박은 일일이 거명조차 할 수 없는 많은 죄목으로 15년 형을 받았고 상고심에서는 2년을 더한 17년으로 보석이 취소, 법정 구속됐다. 야속한가. 야속한 건 종로구민이다. 국민이다. 이제 다시 총선이다. 전국이 주시한다.
솔직히 말하자. 종로가 정치 1번지라는 상징적인 의미 말고 이유는 또 있다. 모든 국민이 너무나 잘 알 것이다. 이낙연과 황교안, 두 후보 때문이다. 더 설명하면 잔소리다.
무척 바쁘다. 창신초등학교 31회 졸업생인 나는 몇십 년 만에 학교 마당에 서서 학교 전경을 바라봤다. 감개무량하다는 표현으로는 어림도 없다. 코흘리개 꼬맹이가 80 늙은이가 됐다. 5학년 때 오줌이 너무 마려워 뛰어가다가 계단에서 넘어져 눈 옆이 찢어진 흉터가 아직도 남아 있다. 해방 직후 학교에서 주는 빵을 타려고 길게 줄 서서 침 삼키던 배고픈 기억.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이다. 종로를 사랑한다.
종로 선거는 깨끗한 선거가 될 것이다. 추악한 선거운동을 하면 주민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종로 토박이가 아닌 사람들도 종로로 이사를 오면 자존심이 강해진다. 바로 종로의 자부심이다. 자부심에 걸 맞는 모범선거가 될 것이다.
여야 후보가 모두 총리를 지냈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모두가 잠재적인 대권주자다. 사람마다 나름의 신뢰가 있다. 훅 불면 날아갈 가벼움과 천근의 무게로 자리한 바위 같은 신뢰. 평가는 국민이 한다. 유권자가 한다.
누구든 한 사람은 낙선을 할 것이다. 종로 주민이 선택한다. 그들은 한 사람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를 뽑는다는 자부심도 느낄 것이다.
4월 15일. 우리는 자랑스러운 자부심을 종로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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