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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아 창신초등학교
70년 넘어, 그리움의 편린
등록날짜 [ 2020년02월14일 09시25분 ]
 
【팩트TV-이기명칼럼】그렇게 넓던 운동장이 손바닥만 하다. 그렇게 크던 건물이 요렇게 작다니. 그때 교실에는 70명이 넘는 꼬맹이들이 수선을 떨었다. 그때 없었던 건물들이 요란하다. 1948년 창신초등학교. 그때는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였다. 내가 뛰어놀던 운동장. 당시 축구와 송구를 잘하던 나는 운동장을 누비며 살았다. 이제 70여 년 전으로 뒤돌아 간 운동장에 80이 넘은 늙은이가 서 있다.
 
기억을 더듬었다. 기억이 되는가. 아 기억이 난다. 가사가 틀릴지 모르지만, 기억 나는대로 써본다.
 
동으로 동으로 자꾸 가면
동해 바다가 보인다네.
동대문 나서면 우리 학교
햇님이 앞장선 우리 앞길
창신 창신 우리 창신
잘 배우자 동무들아
 
창신초등학교 교가 1절이다. 가사가 틀렸어도 용서하라. 31회(1949년 즈음) 졸업생 할아버지 선배가 기억해 낸 교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뺨으로 흘러내리는 뜨거운 액체. 눈물이다. 왜 눈물이 흐르는가. 아니 눈물이라도 흘리는 게 정상이 아닌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오늘 이 시간. 그래 흘러라 눈물아. 마음 놓고 흘러라.
 
■반가운 동창들, 이래서 선거가 좋다
 
늙은 동창들과 만나 차를 마신다. 창신초등학교 동창들이다. 새파란 풀잎 같던 꼬맹이들이 쪼글쪼글해졌다. 별로 만날 기회도 없는 친구들이 바깥바람을 쐰 것이다. 이것도 선거 덕인가. 모두 나를 쳐다본다.
 
‘아무래도 네가 제일 잘 알겠구나. 어떻게 될 것 같으냐. 종로가 정치 1번지라고 야단들이던데.’
 
선거 얘기는 별로 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고 간 모든 얘기를 다 말할 수도 없다. 다만 한 가지.
 
“‘광주 5·18항쟁’은 민주화 운동으로 엄연한 역사적 사실인데 ‘사태’가 뭔가. 정직해야지.”
 
또 한 친구가 입을 열었다. 이른바 친노와 친문의 이야기다. 여당 후보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답할 가치도 없었지만, 한마디 했다. ‘유치하다.’ 선거에는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하기 마련이지만 합리적 상식은 필요하다. 제 발등 찍는다.

(사진출처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페이스북)


(사진출처 -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공정하게 경쟁해라
 
선거에는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정당도 마찬가지다. 어느 나라나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지지와 반대가 마치 원수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 후보자와 정당의 정책이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 이승만 정권 때는 막걸리 선거가 있었고, 고무신 선거가 있었다. 아예 투표함을 바꿔치기한 선거도 있었다. 그런 선거를 꿈꾸는 정신병자는 없을 것이다. 공정한 경쟁이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이 거리 저 골목 다니면서 만난 꼬맹이들이 귀엽다. 거의 다 창신초등학교에 다닌다고 했다. 내 후배다.
 
“할아버지가 너희들 선배다”
 
똘망똘망 두 눈이 커진다. 저 노인네가 창신초등학교를 다녔다니. 믿을 수 없는 모양이다. ‘동으로 동으로 자꾸 가면 동해 바다가’ 교가를 흥얼거리니 얼굴이 환해진다. 거기까지다. 참 좋다. 죽을 때도 생각 날 기억이다.
 
선거가 없었으면 여길 다시 와 보지 않고 세상을 떠났을 것이다. 다시 운동장에 섰다. 학교 건물을 올려다본다.
 
내 눈에는 이 세상 어느 건물보다도 아름다운 건물이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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