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전옥현 전 국정원 제1차장은 2일 국정원 개혁법안에 대해, “국정원의 손발을 묶고 울타리에 가뒀다”고 비판했다.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전 전 차장은 국정원 개혁법안을 “실망적인 개혁의 출발”이라고 평가하며, “개혁의 진짜 취지는 잘못된 부분을 고쳐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인데, 현재의 1차적 개혁 조치는 국정원의 손발을 묶어놓고 울타리 안에 가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장성택 처형 이후 핵시설이 상당히 늘어나고 있으며, 사실상 핵무기를 갖고 있다”면서, “국내에도 종북좌파 세력이 지하에 숨어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밝힌 뒤, 미국과 일본, 중국의 세력 각축전에 대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정보활동 수요를 가둬놓은 국정원이 대치할 수 있을지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전 전 차장은 “대한민국의 모든 정보가 집중되고 중요한 국가정책이 결정되는 곳이 국가기관과 정당이고, 민심의 흐름을 가장 정확히 알 수 있는 곳이 언론”이라면서, “이런 곳이 북한 또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세계 유수 정보기관들의 집중적인 타깃이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내에서 가장 많은 해외정보와 대북정보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이 국가기관, 정당, 언론사, 국내의 많은 정보를 다루는 전문가”라면서, 대한민국에서 국가정보 전체를 총괄하는 유일한 종합정보기관인 국정원이 이런 사람들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인식을 갖춘 정당이 어떻게 해외 정보와 대북 정보를 늘릴 생각을 하겠느냐며,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전 전 차장은 “국정원의 국내파트가 그대로 있고 대공수사권을 갖고 있는 것 자체가 그나마 다행스럽다”면서, 야당이 개혁과정에서 국내정보파트를 없애고 대공수사권 이관에 치중하겠다는 보도가 뒤따른다고 지적한 뒤, “야당이 순기능을 할 수 있게 만들면 좋겠지만 현재의 내용으로 볼 때는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국정원의 방어심리전은 북한의 대남심리전을 차단하는 것”이며, “대남심리전의 핵심은 정치에 개입된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에서 이상한 기구를 만들어놓고 철도파업에 정부가 개입한 것은 잘못됐다며 똑바로 투쟁하라고 선동선전 한다”면서, “이것을 국정원이 가만히 놔두는 게 잘하는 것인지, 아니면 노조원들이 북한의 주장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철도노조 활동에 대해서만 투쟁하라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정보를 잘 아는 기관이 내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에 위반되지 않도록 감시하기 위해 국정원장과 직원들의 전문성이 제대로 발휘되도록 인사제도를 운영해야 한다”면서, 국내 정치판의 질서나 역학관계를 흔들 정도의 깊숙한 심리전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국정원 예산통제 강화를 위한 정보위원회 상임위체제 전환에 대해, 전 전 차장은 “정보위원회를 상시적으로 설치한 것은 대한민국밖에 없다”며, “제대로 순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비밀을 철저히 엄수하겠다는 국회차원의 결단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일 새벽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정원 개혁법안에는 ▲국정원 직원 정보통신망 등 이용 정치활동 시 7년 이하의 징역 ▲정보관(IO) 파견, 상시출입 금지 명문화 ▲상부에게 지시받은 정치활동 관여 거부 가능 ▲공익목적 수사기관 신고 시 양심선언 가능 ▲정보위원회 전임 상임위로 전환 등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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