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이기명칼럼】각 정당이 부산하게 움직인다. 총선 준비 때문이다. 아직 6개월 남았지만, 금방 간다. 세월이야 원래 유수처럼 흐르는데 나이를 먹으니 더 빠르다. 어렸을 때는 죽는 건 나하고 아무 상관도 없는 것으로 알았는데 요즘은 아주 가까이서 손짓을 한다. 언제든지 오라는 신호다. 역시 떠날 준비는 되어 있다.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가기 전에 더러운 정치가 좀 깨끗해졌으면 하는 것과 남북통일이다. 그게 얼마나 꿈같은 소망인지 스스로도 잘 안다. 그러니 욕이나 하면서 산다.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소위 정치 지도자라는 인간들이 등장한다. 국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고 자기 딴에는 명심보감이라고 여기는지 중언부언 떠들어 대는데 하는 행동을 보면 개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팩트TV는 모든 자료를 녹화한다. 자료를 보면 국회의원이라는 인간들이 발가벗고 나타난다. 저런 인간들을(훌륭한 사람도 있다) 국민의 대표라고 뽑았으니 할 말이 없다. 도둑보다 도둑맞은 놈이 죄가 많다는 비유가 여기에는 해당이 안 되는가. 그들이 잘 알 것이다. 최소한 그 정도는 배웠을 테니까.
■그 나물에 그 밥
판사·검사·기자·대학교수·변호사·장군·경찰청장·시민운동가 등 백화점 진열장에 상품 같다. 국정감사장에서 국회의원들이 대통령 비서실장 장관 등을 불러놓고 오뉴월 복날에 개 패듯 두들긴다. 쬔 병아리 신세가 되어 끽소리 못하고 국회의원들에게 당하고 있는 장관들. 맞는 그들이나 국회의원이나 국민이 보기에는 거기서 거기다.
나경원이 국감에서 막말하다가 강기정에게 야단맞았다. 울고 싶은데 따귀 때렸는가. 18번인 국회보이콧이다. 예산심의 안 할 거냐. 그게 정치지도자냐. 적어도 정치지도자란 소리를 들으려면 강기정의 큰 소리 정도는 웃어버리면 된다. 그래야 지도자다. 언제까지 강기정 붙들고 늘어 질 거냐.
선거 때면 국민들은 고민이다. 표를 누구에게 주느냐. 손가락 잘라서 영도다리 밑이나 한강다리 밑에 버릴 고민은 하지 말아야 한다. 대한민국에 좋은 인물들 많다. 못 난 인간들에게 투표하지 말자. 당은 좋은 인간 골라내 보내봐라. 찍지 말래도 찍어준다.
■눈 크게 뜨고 좋은 후보 고르자
글은 품위 있고 아름답고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열심히 쓰는데 잘 되지 않는다. 이럭저럭 쓰다가 화가 치밀어 오르면 글이 거칠어진다. 특히 국회의원 관련 글을 쓸 때는 더 그렇다.
자신의 정치적 주장이 모두 옳다는 것은 건방진 독선이다. 하지만 나름대로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사람을 사귀는 것도 같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 말씀을 자랑스럽게 간직하고 있다.
“선생님 곁에는 좋은 사람이 참 많습니다.”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는 매우 주관적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면 대개는 좋은 사람인 경우가 많다. 내가 지지하지 않는 한국당 의원 중에도 좋은 의원들은 있다. 왜 저 사람이 한국당에 있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인물도 있다. 그와 반대로 저런 인물이 왜 민주당에 있는지 의문인 경우도 있다. 모두가 내 주관적인 판단이니 욕을 해도 좋다.
조국 교수를 낙마시키기 위해 검찰과 한국당, 언론이 일치단결하는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누가 한국인의 결점이 단결력 부족이라고 했던가. 한국당의 몇몇 의원들이 이를 갈면서 조국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 부모 때려죽인 원수도 저리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말 할 것이다. 모두가 나라를 위해서라고. 과연 그러냐.
전쟁이 터져 이들에게 총 한 자루씩 쥐여주면 잘 싸울까. 국민이 알고 있는 대단한 사람들 중에는 희한한 병명으로 군대에 안 간 인간들도 많다. 최소한 군대 안 간 인간들은 국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안민석과 금태섭
박찬주란 인물이 있다. 군에 있을 때는 어깨에서 별이 네 개씩 번쩍거리던 인물이다. 황교안이 대단한 영입이라고 큰소리치다가 완전히 구겼다. 삼청교육대를 칭찬한 똥별. 별이 아깝다. 사람을 보는 눈이 있어야지.
끼리끼리 논다. 어디 별뿐이랴. 판·검사하면서 법정에서 큰소리 빵빵 치던 인간들이 국회 배지 달고 완전히 걸레가 됐다. 법사위에서 인간 대접 못 받는 의원들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국정농단은 다 알 것이다. 박근혜를 감옥에 보낸 역사적인 사건이다. 박근혜와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밝혀내지 못했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을까. 소름이 돋는다. 그러면서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안민석 의원이다.
국정농단이 있기 전만 해도 안민석 의원을 잘 몰랐다. 국정농단과 촛불시위. 안민석 의원의 몸을 던진 활동.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최순실 밑에서 벌벌 기는 고위관리들. 나는 안민석 의원이 해외를 다니며 국정농단과 관련된 비리를 파헤치고 다닐 때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어디서 무슨 일 당하는 것이 아닌가 해서다.
악수 한 번, 대화 한 번 나눈 사이도 아닌데 가슴을 조이며 그의 안위를 걱정한 것은 그가 하는 일이 나라를 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앞일은 모른다지만 그가 밝혀낸 국정농단의 비리는 이 나라를 바로 잡은 계기가 됐다. 계속해서 좋은 정치를 펼치길 기원한다.
■민주당·한국당, 절반씩만 불출마 선언해라
조국 장관을 때려잡으려고 눈이 뒤집힌 한국당 의원들을 보면서 얼마나 한심하게 여겼던가. 저 짓 하려고 국민한테 표 달라고 했던가. 길을 가면 시민들이 다가와 애쓰신다고 인사를 하는 그런 국회의원이 되면 벼락 맞느냐. 노무현 의원과 길을 가면 인사받기 바빴다.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몰랐다.
요즘 반가운 소식이 자주 들린다. 한국당 유민봉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의 이철희·표창원 선수도 불출마 선언을 했고 속속 불출마 선언을 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 김태흠 의원은 수도권과 경남의 3선 이상 의원들에게 불출마 선언을 하라고 했는데, 우선 별 볼 일 없는 자신부터 불출마 선언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자신도 낙선까지 합치면 4선이다.
이름을 부르면 당사자는 땅을 치겠지만 국민들은 박수를 보낼 현직 의원들이 얼마나 많은가. 인천에 아무개 강원도의 누구누구. 아마 대충 짐작은 할 것이다. 이럴 때 나경원·황교안이 불출마 선언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 정치가 10년은 앞서 갈 것이다. 나경원의 결심을 기다린다. 물론 민주당도 같다.
각 정당은 이번만은 제발 손가락질당하지 않는 인물을 공천을 했으면 한다. 조국 교수가 그토록 고통을 당할 때 쓴소리를 한 금태섭. 똑똑한 거 다들 아는데 그런 데서 실력 발휘 할 것 없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이 됐다던가. 잘 해라.
■내년 총선이 나라의 운명을 가른다
이제부터 국민들은 눈 크게 뜨고 각 정당의 공천상황을 지켜보아야 한다.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감시를 해야 한다. 정당에서 공천을 받은 인물들이 당선되는 경우가 많다. 민주당·한국당에서 출마희망자들이 머리가 터지도록 경쟁을 한다. 우선 공천이 목표다. 각 정당은 공천 희망자들의 됨됨이를 검토할 것이다. 여론조사도 할 것이다.
별의별 인간이 다 공천을 신청한다. 잘 공천해야 할 것이다. 공천을 받은 인물들이 의원 배지를 단다. 이들이 법을 만들고 국정감사도 한다. 어떤가. 그동안 이들이 정치를 잘하던가. 어디서 욕하는 소리가 들린다.
세월호의 비극이 다시 등장했다. 검찰이 처음부터 수사한다고 했다. 만약에 국회가 제대로 일을 했다면 귀한 자식을 떠나보낸 부모들이 아직도 눈물을 흘리는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침몰하는 세월호 속에서 들리는 핸드폰 소리.
“살려 주세요. 배가 기울어저요”
우리 자식들이다. 정말 그 애들을 구할 방법이 없었는가. 국민들은 믿지 않는다. 이런 문제들을 국회가 해결했어야 한다. 그들은 무엇을 했는가. 정치싸움만 했다. 이제 정말 제대로 뽑자. 싸움질 하느라고 제 때 국회도 못 열고 예산심의도 못하고 국정감사도 못하는 의원들. 이들을 바로 국민들이 뽑았다.
이번 선거에서 어느 정당이든지 과반을 차지하도록 해야 한다. 야당이 반대를 하면 아무것도 못 하고 세비만 죽이는 국회가 제대로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민주당이든 한국당이든 책임지는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의석을 만들어 줘야 한다. 물론 그 전에 자격 없는 인간들은 깨끗이 걸러 내도록 해야 한다.
우선 지난 국회를 보면서 어떤 인간이 못된 짓을 했는지 잘 보았을 것이다. 이런 자들이 다시는 출마하지 못하도록 정당에 압력을 가하자. 국민이 결심만 하면 얼마든지 좋은 정치인을 고를 수 있다. 명심하자.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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