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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계엄령 선포
계엄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등록날짜 [ 2019년10월24일 16시44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 ‘광화문 신촌에 장갑차 배치.’
 
이게 무슨 소리냐. 계엄인가. 눈을 비비고 다시 봤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했던가.
 
■계엄령이 무엇인지 아는가
 
1961년 5월 16일. 제대 말년의 육군 병장은 영등포 부대에서 칼빈총을 메고 트럭에 올라탔다. 영문도 모르고 곳은 당시 남산에 있는 KBS. 우리는 그날부터 혁명군이 되었고 방송국을 지켰다.
 
계엄령이 얼마나 으스스한지 아는가. 국회는 문을 닫았다. 재판도 군법회의다. 군대가 쿠데타를 일으켰다. 정치인들은 똥값이 됐다. 부정축재로 체포됐다. 국가재건최고회의는 최고였다. 최고위원이 최고였다. 박정희 독재가 시작됐다.

(사진출처 - 자유한국당)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
 
광화문과 신촌 등에 장갑차 부대 배치
국정원과 경찰, 사법부까지 장악 계획 짜
 
박근혜 탄핵을 앞두고 나라는 혼란했다. 국군기무사(사령관 조현천)가 박근혜 탄핵에 대비해서 비상계획을 작성했다. 박근혜 탄핵심판 선고 이틀 전 구체화한 ‘기무사 계엄령 문건’의 원본을 군인권센터가 22일 공개했다.
 
2017년 2월 작성된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이라는 10쪽짜리 군사 2급 비밀문서와 21쪽짜리 ‘참고자료’로 구성된 문건을 보면 아찔하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계엄령하 군사정권에서 떨면서 살고 있었을지 모른다.
 
계엄령 아래 군사정권에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지는 당시를 겪어 본 내가 잘 안다. 더 이상 설명하면 잔소리다. 무관의 제왕이라는 언론도 개떡이다. 보도자료를 만들어 계엄사 검열관에게 가져간다. 중위 계급장의 검열관은 빨간 볼펜을 들고 찍 찍. 보도 불가다. 더 이상 얘기하면 눈물이 난다. 지금 기레기 팔자는 상감마마다.
 
■왜 계엄실시 발상을 했을까
 
혹시 박근혜 탄핵이 좌절되면 국민의 분노로 시국은 겉 잡을 수 없이 혼란할 것이라고 예단하고 이에 대비한 대책을 세운 것이라고 믿는다. 문건 제목에 ‘시국’을 표시해 놓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탄핵심판 2일 전, 대통령권한대행은 황교안이었다. 탄핵에 걸려있는 박근혜는 선고일을 이틀 남겨 놓고 있었고 황교안이 박근혜를 대리해서 모든 권한을 집행하고 있었다.
 
계엄이 발동되느냐 마느냐 하는 엄중한 사건을 2일 남긴 시점이다. 이런 시점에서 대통령권한대행이 해야 할 일은 얼마나 중요할까.
 
"당시 NSC 의장은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대표였고, 황 대표는 권한대행 직무가 개시된 이후 2016년 12월 9일, 2017년 2월 15일, 2월 20일, 세 차례 NSC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 말은 계엄문건을 자신이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계엄’의 ‘계’자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NSC에 참석한 사람은 황교안이 아니고 유령이었다는 말인가. 곧이들을 말을 해야지.
 
■정치지도자의 거짓말
 
이제 끝난 국정감사를 온 국민이 시청했을 것이다. 국민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국민들은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국회의원들의 거짓말을 들으며 자신들이 뽑았다는 의원들에 대한 한없는 연민에 젖을 것이다. 떼려야 뗄 수 없는 한국 정치와 거짓말. 황교안이나 나경원이나 아니 여·야 지도자들이 다 같다. 비극이다.
 
황교안이 NSC에 참석했든 안 했든 계엄의 ‘계’ 자를 ‘개’ 짜로 읽든 안 읽든 그건 국민이 판단한다. 박근혜는 탄핵이 되었고 계엄령도 발동이 되지 않았고 민주화의 날도 밝았다.
 
국회는 검찰개혁과 공수처법으로 날이 샌다. 언제까지 싸움질이나 할 것이냐. 한국당은 언제까지 국민의 여론을 무시할 것이며 민주당은 언제까지 끌려갈 것이냐. 공수처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80%다. 그래도 민주당을 믿을 수 없다. 이인영은 뭐 하고 있느냐. 민주당 지도부에 속담 하나 전한다. ‘치장 차다가 신주 개 물려 보낸다’
 
■나경원, 정신 나갔는가
 
나경원이 법을 어긴 의원들에게 공천에서 가산점을 줘야 한다고 했다. 황교안도 당을 위해서 헌신한 의원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표창장도 주고 50만 원이 든 봉투도 줬다. 주광덕에게는 표창장 3장을 주라고 한다. 별놈의 세상 다 본다. 죄지은 자들 상장주는 정당이라니. 어떻게 저토록 더럽게 망가지는가. 나경원은 학원재벌의 딸로 서울법대 고시합격 판사를 지낸 야당의 원내대표다. 얼굴값도 못한다는 말이 있다.
 
■황교안은 계엄령 진실 공개하고 조현천 잡아오라
 
지나가 버린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듣는 한국당 의원들의 모습을 보며 웃음조차 안 나온다. 그게 무슨 추태냐. 정 듣기 싫으면 나가면 된다. 두 손으로 X를 하고 송언석은 귀를 틀어막는 꼴불견을 보여줬다. 국민들이 칭찬 안 한다.
 
인간 값만 떨어진다.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정치의 격을 좀 올리면 어느 하늘에서 벼락 친다더냐. 매일 만나서 서로 잡아먹지 못해 으르렁거리며 국정은 한 발자국도 못 나간다. 이럴 때 사관생도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
 
5·16 당시 사관생도들이 전두환의 지휘로 5·16 지지 시가행진을 했다. 당시 시가행진을 한 생도가 고급장교가 됐을 때 물었다. 당시 사회적 정치적 혼란을 보며 군인이라도 나서야 하는 거 아니냐고 생각했단다. 무서운 일이다.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을 작성하던 조현천도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았을까. 박정희도 전두환도 모두 나라를 위한다고 했다.
 
여론을 들으면 지금 의원 중에 여야를 통틀어서 절반을 뚝 잘라서 내다 버렸으면 좋겠다는 국민들이 많다. 어떤가, 자신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자기 똥은 향내가 난다고 한다지만 제발 정신 차려야 한다. 이대로 가면 국민이 계엄령을 내릴 것이다. 투표로 하는 계엄령이다. 국민의 심판이 가장 무섭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지만 알고 보면 그처럼 결함이 많은 동물도 없다. 다행스러운 것은 인간은 참회한다는 것이다.
 
아직 선거는 6개월이 남았다. 모두들 다음 선거에 정신을 팔려있다. 잘하면 누가 안 찍어 주겠는가. 황교안은 계엄령 문제 진솔하게 밝히고 윤석열은 조현천을 잡아 오라. 재벌총수 김준기는 잘도 잡아 오는데 조현천은 왜 못 잡아 오는가. 기무사령관 조현천은 12·12 쿠데타로 대통령에 오른 전두환이 희망이었을지 모른다.
 
정신 바짝 차려라. 아무리 애를 써도 인간의 수명은 정해져 있다. 좋은 정치를 해라. 그러면 국민이 등 두들겨 준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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