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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쌍규 칼럼] 새해에는 안녕합시다
등록날짜 [ 2013년12월30일 09시31분 ]
【팩트TV】
새해에는 안녕합시다


이쌍규 국민힐링방송CHB 방송본부장


최근 고려대 학생이 철도민영화에 반대하는 철도노동자들이 대거 직위 해제되는 등의 사태를 소개하며 “하 수상한 시절에 모두 안녕들 하신지 모르겠다”고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이 대자보는 전국 대학을 비롯, 해외 대학생, 고교생, 노인들까지 동참을 촉발했고,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 모교에도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후배여고생들에 의해 붙여졌다. 이것은 ‘안부 묻기 형식’의 탈정치, 탈권위적인 88만원 세대의 자기고백이 80년대식 의사 표현의 원시적 도구인 대자보로 표현된 것이다. 

이들은 대자보에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KTX 민영화, 쌍용 자동차 노동자 해고, 편향된 언론, 청소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 성매매 여성, 장애인 등 사회에서 배제된 약자들의 삶이 과연 ‘안녕한지’ 자기 성찰적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있다. 대자보 신드롬 현상이 사회적인 소통과 합의를 가지려면, 이 현상을 유발한 사실과 구조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진단해야 한다. 그 진단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자보 신드롬의 주요 발생 원인은 ‘정치권의 소통단절’로 인한 사회적 갈등 때문이다. 이들의 목소리를 정치권은 정치적 진영 논리 안에 섣부르게 판단하지 말고, 솔직하게 응답해주어야 한다. 이런 혼돈은 국가기관의 총체적 대선개입 의혹 등 '과거'를 제대로 매듭짓지 못한 박대통령에 우선 책임이 있다. 

철저한 청산 대신 은폐하고, 축소 지연시키는 반(反)민주적인 모습을 보였기에 국민적 분노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중도 표를 끌어들여 박 대통령 당선에 크게 기여한 '국민대통합, 경제민주화, 복지강화' 3대 공약의 퇴행적 후퇴도 한몫을 차지하였다. 국민대통합은 특정지역 인사로 이미 빛이 바랬고, 경제민주화와 복지강화는 ‘경제의 성장과 회생’이라는 ‘경제 활성화’ 현실 논리 앞에 고개를 일찌감치 숙였다.

나라의 상황에 따라 공약은 포기할 수도, 수정될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미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공약을 후퇴시키려 한다면,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정치적 국민 합의 절차가 필요하다. 박대통령은 대자보 신드롬 속에서 펼쳐지는 국민들의 실제적인 목소리들을 허심탄회하게 수렴하는 적극적이고 유연한 소통의 정치적 노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반응하고, 그 속에서 발생한 사회적 갈등을 최종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대통령의 고유 책무다. 1년 전 국민과 약속한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둘째, 다양한 국민 의견을 공식·비공식적으로 알려주는 언론들의 ‘의도적 침묵’이 대자보 신드롬을 증폭시킨 또 하나의 불편한 원인이다. 갈등을 정확하게 표출시킬 언로(言路)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은 철도노조 파업이나 역사교과서 논란, 밀양 송전탑 문제, 의료 상업화·민영화 갈등 등과 관련해 사회적 약자의 입장을 충분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축소 왜곡시키고 있다. 

혹자는 “대한민국에는 언론도 없고, 저널리즘도 없는, 찌라시 언론의 전성시대”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정치권과 결탁한 일부 보수언론의 결집으로 국민적 여론을 일시적으로 장악할 수 있지만, 사실과 진실의 국민 여론을 영구적으로 장악하지는 못한다. 

한마디로 대자보 신드롬 현상은 사회적 약자에 대해 언론은 ‘의도적 침묵’으로 일관했고, 정치권은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 갈등을 조정하려고 하지 않는 오만한 불통(不通)의 정치리더십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의도적 침묵’과 ‘오만한 불통’의 불편한 정치적 동거(同居) 때문에 국민들은 대한민국 미래의 희망을 스스로 포기하고 있다. 

2013년이 며칠 남지 않는 지금, 나라 밖 국내외 정세는 미중 간 패권다툼, 중일 간 영토분쟁,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에다 장성택 처형 등의 북한 사태까지 겹쳐 지극히 불안정하다. ‘자랑스런 불통(不通)’이 아니라, 유연한 소통만이 국내외 정세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국민통합의 유일한 열쇠다. 

통합은 소통에서 시작한다. 소통은 틀림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내년에는 '안녕들 하십니까'에 대해 '다 안녕들 합니다'로 응답하는 소통과 통합의 말띠해를 진심으로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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