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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쿠데타
등록날짜 [ 2013년12월16일 13시42분 ]
팩트TV뉴스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
쿠데타
누가 ‘쿠데타’를 그리워하는가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이른 새벽, 숙직을 하던 방송국 아나운서는 영문도 모르고 총구에 떠밀려 덜덜 떨면서 마이크 앞에 앉았다. 그의 앞에는 종이 한 장이 놓여있다. 읽으라는 명령에 종이를 들었다. ‘혁명공약’이라는 네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① 반공을 국시의 제일의(第一義)로 삼고 지금까지 형식적이고 구호에만 그친 반공태세를 재정비 강화한다.
 
②유엔헌장을 준수하고 국제협약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며 미국을 위시한 자유 우방과의 유대를 더욱 공고히 한다.
 
③이 나라 사회의 모든 부패와 구악을 일소하고 퇴폐한 국민도의와 민족정기를 바로잡기 위해 청신한 기풍을 진작시킨다.
 
④절망과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는 민생고를 시급히 해결하고 국가 자주경제 재건에 총력을 경주한다.
 
⑤민족의 숙원인 국토통일을 위해 공산주의와 대결할 수 있는 실력배양에 전력을 집중한다.
 
⑥이와 같은 우리의 과업이 성취되면 참신하고도 양심적인 정치인들에게 언제든지 정권을 이양하고 우리들은 본연의 임무에 복귀할 준비를 갖춘다.
 

군사 ‘쿠데타’였다. 군대가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국민이 처음 듣는 낯선 이름 쿠테타. 그것으로 모든 것이 정지됐다. 국회가 해산됐다, 탱크가 시내 곳곳에 육중한 몸매를 들어냈다. 대한민국의 역사가 바뀐 순간이었다. 국가의 간성(干城)을 키우는 육사생들이 보무도 당당하게 서울시내를 활보하며 쿠데타를 지지하고 별 두 개를 단 박정희 육군소장은 검은 안경 넘어로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혁명공약은 어떻게 되었는가. 새로운 세력의 부패는 창궐했고 ‘군 본연의 자세로 돌아간다’던 공약은 영구집권 야욕으로 독재의 오명을 남겼다. 그러나 궁정동을 울린 총성과 함께 사라진 박정희 독재 17년. 이어서 전두환의 쿠데타. 오랜 세월이었다. 쿠데타는 어디서 숨죽이고 있었는가. 국민의 뇌리에서 사라진 이름이었는가. 아니 지금도 쿠데타를 그리워하는 세력은 여전히 존재한다. 쿠데타! 가장 손쉽게 모든 것을 틀어쥐는 방법으로 그들의 뇌리에 그리운 향수로 박혀 있을 것이다.
 
### 망령처럼 나타난 이름 ‘쿠데타’
 
민주의 성지라는 항도 부산, 부마사태를 시발로 하여 민주주의 횃불을 높이 들었던 부산이다. 이곳 부산의 대학교수가 ‘쿠데타’ 불씨를 당긴다. 부경대정치외교학과 하봉규 교수(57)는 ‘군사쿠데타가 필요한 사태’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50년 전 군사쿠데타가 필요한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반세기전 정치부패와 민생파탄에 빠진 조국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군사쿠데타를 선택했고, 이후 조국근대화의 위업을 달성했던 자랑스러운 국군의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
 
“민주주의가 아무리 높은 가치일지라도 조국안위보다 높을 수는 없다” “질서와 교양이 포기되고 범죄와 패륜이 판치는 사회는 스스로의 정당성을 포기한 것”
 
“민주화 25년은 반영웅이 대통령으로 민주주의가 종북친공으로 변질된 전도와 반역의 시도였다” “가치관이 전도된 미쳐버린 조국을 구할 애국군인들이 다시 한 번 나설 때다”
 

그는 “한국은 쿠데타를 한 번 경험해봤기 때문에 한 번 더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했고 “지금은 1997년 구제금융위기 때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쿠데타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런 정신 나간 사고라면 할 말이 없다.
 
말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말 할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말 할 자유가 보장되지 않으면 이 역시 독재국가다. 말 한 마디 글 한 줄 마음에 안 든다고 잡아다가 반죽음으로 만든 것이 바로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다. 말은 해야 되고 말이 아닌 말은 비판받아야 한다.
 
하봉규라는 교수가 한 말은 그의 말 할 자유의 영역이지만 그를 비판하는 소리가 끓고 있는 것 역시 민주시민의 권리며 자유다. 여기서 정말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왜 느닷없는 쿠데타 찬양인가. 왜 군사반란을 그리움으로 되 살리는가. 진정 오늘의 시점이 “가치관이 전도된 미쳐버린 조국을 구할 애국군인들이 다시 한 번 나설 때다”인가.
 
왜 군인들이 다시 나서야 할 때인가. 북한이 공격을 하려고 하는데 국민들이 반대를 하던가. 군인은 국토방위의 신성한 임무를 진다. 쿠데타는 결단코 신성한 임무가 아니다. 쿠데타는 성공도 못하고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지금의 정치사태는 이명박 정권 출범 후 나라를 뒤흔들던 광우병쇠고기 수입반대와는 차원이 다르다. 당시는 외교주권과 자신의 건강문제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총체적 정권불신이다. 지각있는 국민들은 생각해 보라. 가장 공명정대해야 할 민주주의 선거에 국정원이라고 하는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 개입을 했다. 댓글이란 형식으로 밝혀진 것만 해도 2091만 건이다. 여기에 귀에 생소한 사이버 사령부, 보훈처 등 등. 이루 꼽을 수 없는 기관들이 선거에 관여했다. 어느 누구에게라도 물어보라. 이것이 공명선거인가.
 
설사 ‘국정원에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고 도움을 받지도 않았다’고 아무리 강조를 해도 설득력이 없다. 국민들은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민주주의 가치가 송두리째 부정되는 오늘의 한국 정치현실을 그냥 묵과한다면 그건 국민의 자격상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권 1년이 다가오는 지금도 서울역세서 서청광장에서 촛불은 타오른다.
 
어버이 연합을 비롯한 세력들이 아무리 공갈협박을 해도 국민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는다. 아무리 ‘종북몰이’를 해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급기야 그들이 생각하기에는 분명한 ‘금기어’인 대통령의 사퇴와 하야라는 구호가 빠지지 않는 메뉴가 됐다. 분명히 공포가 엄습했을 것이다.
 
세상에는 어려운 난제들이 많다. 그거나 풀지 못할 것은 없다.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 역시 분노의 원인을 제거하면 되는 것이다. 부정선거의 원인을 밝혀내고 이들을 법에 의해 엄중히 처단하면 되는 것이다. 아무리 부정이 없었다고 우겨도 국민이 믿어주지 않는 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남은 임기 4년 여 동안 이 문제를 끌고 갈 것인가. 창조경제는 언제하고 민생은 언제 해결할 것인가. 불가능하다.
이런 국민들의 분노와 요구를 공안으로 찍어 눌러 가라앉힐 수가 없다. 순리라고 하는 올바른 해결의 길이 있다. 억지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더구나 “가치관이 전도된 미쳐버린 조국을 구할 애국군인들이 다시 한 번 나설 때”라고 하는 정신이상자의 잠꼬대로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이다.
 
### 안녕하십니까
 
유시민이 말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론 분열을 일으키는 언동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른 것은 ‘어떻게 용납을 안할 건데?’ '라는 질문이라고 했다. 그렇다. 정말 어떻게 무슨 방법으로 용납을 못하겠다는 것인가. ‘유신을 비판하면 잡아가던 아버지의 방법을 택하겠다는 것인가.’ 살아 있는 인간의 입을 봉하게 만들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국민 모두가 고민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안녕하십니까”라는 말이 가슴을 친다. 그저 누구나 할 수 있는 안녕하십니까? 평범한 대학생이 던진 이 한마디 말이 전국을 휩쓸고 있다. 질문은 받은 거의 모든 국민이 안녕하지 못하다고 대답을 한다. 이 얼마나 심각한 사태인가. 서울역 광장에 몰려든 시민들 사이에 대학생들은 운동권도 아니다. 그냥 열심히 공부하는 대학생들이다. 이들이 안녕하지 못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잘못된 세상이며 반성해야 할 정치인가.
 
박근헤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말을 하지 않으니 알 도리가 없다. 기자회견도 없고 하는 말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서슬 퍼런 말이다. 국민들은 겁이 난다. 겁을 내는 국민들과 함께 정치는 못한다. 마음으로 승복하고 지지하는 국민이라야만 제대로 된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마치 신호를 보내기라도 하듯이 정신 줄 논 대학교수의 ‘쿠데타의 그리움’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비극은 한 사람이 겪은 것으로 충분하다. 모두들 정신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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