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유시민 전 참여당 대표는 15일 노무현재단이 주최한 송년회의 ‘3色토크’에 출연해 올해 가장 의미 있는 사건으로 고려대 경영학과 주현우(27) 학생이 정치사회 등 주변문제에 무관심한 학생들에게 각성을 촉구하는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를 꼽았다.
유 전 대표는 이날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문성근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함께 출연한 토크쇼에서 2013년 사건사고가 엄청나게 많은 한 해였지만 ‘안녕들하십니까’가 금년 가장 의미 있는 사건으로 지목했다.
이어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를 보면서 이전과는 조금 달라졌다고 느낀 게 전에는 학생들을 만나보면 취업, 스펙경쟁, 비정규직 등 자신과 관련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는데 자기문제가 아닌 철도파업, 밀양, 쌍용차 등 자기 문제가 아닌 것에 대해 불편해 하는 분위기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 문제가 아닌 다른 사람의 고통 때문에 추운데도 손 호호 불면서 대자보 붙이는 이런 마음이야 말로 진보와 문명의 기초이고 조금 더 사람 사는 세상으로 가는 힘이라면서, 이런 불편해하는 마음이 과거 우리를 시위로 이끌었던 것 아니었냐고 말해 좌중의 공감을 샀다.
주현우 학생이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 붙인 이 대자보는 이후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철도파업과 밀양송전탑, 쌍용차 해고노동자, 국가기관의 부정선거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현우 학생은 하루 전인 14일 24차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자리에서 “안녕들 하십니까?”를 외치자 1만여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아니요 안녕하지 못합니다”라는 함성으로 화답했다.
이날 SNS에 동참을 표한 50여명의 학생들과 함께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에서 부터 도보로 서울역 까지 행진한 주현우 학생은 “자신이 다른 것을 한 것이 아니라 얼음 밑에 있었던 뜨거운 열기를 표출하게 한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삽시간에 강원도, 부산까지 대자보가 퍼져나갈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여기 모인 사람들은 사람 명 수 만큼이나 안녕하지 못한 이유가 있으며, 그 이유를 이야기해야 그제서 안녕함을 찾을 수 있다”면서, “우리 스스로 안녕하기 위해 철도민영화, 밀양 송전탑, 그리고 그 외에 문제들을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선일보가 자신에게 선동꾼이라고 하는데 “요즘 시대에 무슨 선동꾼이냐”면서, “여기에 함께한 대학생들이 그렇게 하수로 보이느냐”고 비난한 뒤, 7천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도 시원치 않은 판에 7천명을 직위해제 시키는 몰지각한 일이 어디에 있느냐“며 ”우리는 안정된 일자리를 달라고 하는데 종북으로 매도하기 때문에 안녕치 못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주현우 학생은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 붙인 대자보에서 “남에 일이라 외면해도 문제없으신가, 혹시 ‘정치적 무관심’이란 자기합리화 뒤로 물라나 계신 건 아닌지 여쭐 뿐이라며, 만약 안녕하지 못하다면 소리쳐 외치지 않을 수 없을겁니다”라며, “그래서 마지막으로 묻고싶습니다.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말했다.
철도민영화에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또 불과 하루만의 파업으로 수천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으며,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대통령의 탄핵소추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은 사퇴하라는 말 한 마디로 한 죄로 제명 운운하는 지금이 과연 21세기가 맞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88만원 세대로 일컬어지는 자신들은 수능을 전후해 적지 않은 학생들이 자살을 해도 침묵과 무관심을 강요받았으며, 스스로 고민하고 목소릴 내길 종용받지도 허락받지도 못해 그렇게 사는 것이 별 탈 없다고 믿으면서 살아온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수 조차 없게 됐다면서, 철도민영화, 밀양송전탑, 쌍용차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그곳이 내가 사는 세상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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