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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세월호5주기 기억식' 모두를 눈물 흘리게 만든 세월호 생존 학생이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
등록날짜 [ 2019년04월16일 18시33분 ]
영상팀(배희옥 김대왕 김준영 기자)


2019년 4월 16일 안산에서 있은 '세월호5주기 기억식'에서 생존학생이 친구들에게 쓴 편지를 읽어 눈물바다가 되었습니다. 생존학생의 편지 전문.
"나는 매일 보내질 못할 편지로 쓰고, 용서받을 수 없는 사과를 해"
 
 
친구들에게 전하는 편지
 
너희들에 대한 그리움은 약간의 죄책감과 닮아 있다고 생각해 잘못과 실수...너희를 아프게 했던 일들만 떠오르는 이유는 
너희를 다시 만나 용서를 빈다는 그다음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겠지. 나는 매일 보내지 못하는 편지를 쓰고 용서받을 수 없는 사과를 해. 용서해 줄 괜찮다고 말해 줄 너희가 없으니 나는 내 인생을 살아가며 죄를 갚아나갈게.
 
다만, 마지막에 너희가 내게 지어주었던 웃음이 '있다 봐' 라는 인사가 내 마음속 한편에 자리 잡아 다음이라는 것이 언젠간 있을 것처럼 느껴지더라. 하루하루가 '내 생일이 돌아오면 어머니는 언제 선물을 안겨주실까' 하는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는 그런 날처럼 여겨져. 결국 나의 인생도 너희가 언제 돌아올까 하는 기대와 실망으로 점철된 환상 같다고. 아직도 그렇다고...
매년 4월이 되면 이 환상은 더욱 짙어져 안개가 낀 사방을 헤매는 기분이야. 너희가 없는 우리들의 생활이 이렇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지만 이 말들은 너희들에게 닿을 수 없는 말이 되어버렸어.
 
안녕! 이렇게 말하는 것 되게 어색하다. 너희들과 웃고 떠들던 게 엊그제 같은데...시간이 벌써 이렇게나 흘렀어. 흘러가는지 모른 채 살아온 것 같아.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짜 일어난 일인지 잘 모르겠더라.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
그래도 너희들이 다시 돌아올 순 없겠지.
너희가 돌아오지 못한 이유를 찾으려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그 문은 아무도 열어주지 않더라. 그 안에 무엇이 있길래.
 
봄이 오는 신호가 보이면 어김없이 너희들이 생각이 나.
벚꽃잎이 흩날리면 그곳에 좋아하던 모습이 떠올라.
근데 요즘 벚꽃을 보면 좀 힘들어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
그저 피고 지는 것이 아름답기만 한 꽃이었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우리가 탔던 배가 인양되고 이번에 바로 세워졌어.
최근에 그 배를 보러 갔는데 말도 안 되게 크더라.
나는 우리가 탔던 배 안에 들어가는 게 괜찮을 줄 알았어.
근데 아무 이유 없이 몸이 떨리고 눈물이 차오르더라.
우리가 탔던 배는 다 녹슬었고 너희들은 돌아오지 못했는데
아무일 없다는 듯이 바다는 너무나 잔잔하고 고요해.
쉬고싶어 혼자 여행을 가봤어.
햇빛이 내려 앉은 바다를 바라보니 너희들이 생각이 나.
너희들도 바다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으며 좋아했겠지.
함께 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저 우리 곁에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게 너무 큰 바람인걸까.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우릴 갈라놓은 걸까.
너희가 그리워서 그냥 울고 싶은 날이 있어.
 
돌아오는 4월 인터뷰할때 강인한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생각을 해.
울게 되면 여론의 부정적인 반응이 생각나 울음을 참게 되더라.
그게 습관이 되어버렸나봐.
너희가 생각날 때도 습관처럼 울음을 참게 되. 
그래도 눈물은 흐르더라.
 
너희에게 용서를 바라진 않을게.
진실이 밝혀지는 날이면 너희에게 사과할 기회를 줄래?
지금 내가 쓴 글 잘 듣고 있지?
지금 여기 우리 앞에 와있다고 생각해.
그 당시 무능력했던 어른이 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할게.
우리도 잊지 않을 테니 너희들도 우릴 기억해줘.
마지막으로 한 드라마에 나온 대사를 말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거짓이란 벽에 갇힌 진실은 물처럼 잔잔하고 고요해 보였지만
아무도 모르게 벽에 아주 작은 틈새를 찾아 조용히 세상을 향해 흘러 나오고 있다'
 
5년이 지난 2019년 4월 16일 화요일 성인이 된 친구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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