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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물대포로 제압할 생각 말라
등록날짜 [ 2013년12월09일 10시47분 ]
팩트TV뉴스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
물대포로 제압할 생각 말라
물대포 사격중지. 국민 다치면 끝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공정선거 없는 민주주의는 사기다. 물대포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어제(7일) 서울도심에서 벌어진 박근혜 정권 규탄 시민들의 시위에는 2만여 명이 참가했다.
 
시민들은 “1년 만에 새로운 희망 대신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약속된 민생 공약이 파기되며 이 땅의 평화가 위협받는 참담한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고 소리를 높혔다.
 
특히 이들은 ‘박근혜 정권이 전방위적 관권, 부정선거를 은폐하기 위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우리는 보고 있다. 음지에서 일한다는 국정원과 선출되지 않은 청와대 비서실이 정치의 전면에 등장하여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을 무단 공개하고, 은폐를 제대로 못한다고 검찰총장을 쫓아내고, 있지도 않은 ‘내란음모’를 조작, 국민이 뽑은 정당을 강제 해산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민주주의는 공정한 선거다. 박근혜 정권이 출발하면서부터 곤경에 처한 것은 바로 선거에 문제가 있다는 국민의 이의제기고 이에 대해서 정권은 그 어떤 명쾌한 해답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국민이 특검을 요구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국민의 불신을 받는 검찰이 아니라 특검으로 부정선거를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사과를 하라는 국민으로서 정당한 요구가 아닌가. 그러나 정권은 결사적으로 특검에 반대하고 있다.
 
왜 반대를 하는가.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특검으로 자신들의 불법부정이 밝혀질까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를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국민들의 격렬한 요구를 잠시는 막을 수 있다고 치자. 규탄시위를 경찰력으로 막고 물대포로 막을 수 있다고 치자. 그럼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앞으로 남은 정권 4년 내내 물대포만 쏘다가 말 것인가.
 
어제 종로3가에서 경찰이 쏘아대는 물대포를 고스란히 맞고 서 있는 대학생들과 시민들의 가슴속에는 무슨 생각이 들었겠는가. 저 몸서리쳐지는 유신의 망령이 떠올랐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유신의 망령은 이제 그냥 과거의 망령으로서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만약에 지금도 유신의 꿈을 잊지 못하는 자들이 권력의 주변에 있다면 이는 정신병자라고 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 뇌리에는 이승만의 독재를 박정희의 독재를 전두환의 독재를 무너트린 피끓는 기억이 살아 있다.
 
특검만은 요구하던 시민들의 요구가 문제의 핵심으로 접근하고 있다. ‘박근혜 퇴진’ 요구다. 3.15부정선거 규탄 때도 그랬다. 부정선거 규탄이 ‘이승만 하야’ 변했다.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의 상황도 그 때와 다름이 없다. 부정선거와 민생,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없다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이다.
 
### 물대포 다음에 총 쏠 것인가
 
물대포가 다시 등장했을 때 국민들은 놀랐다. 아니 물대포가 등장하다니. 어느 때로 돌아가려는가. 물대포라는 경찰의 물리력으로 국민의 요구와 분노를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단 말인가. 참으로 어리석다. 4.19
 
당시 대학생들은 경찰이 쏘는 총알을 뚫고 거리를 달렸다. 5.18 광주민주항쟁 때는 도청에 있으면 죽을 줄 알면서 도청을 떠나지 않고 죽었다. 그것이 바로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국민의 각오다.

청와대나 국정원이나 경찰이나 민심의 흐름을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국민의 분노가 어느 정도로 타오르고 있는지 알 것이다. 그것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대로 전달이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의 현상으로는 그런 것 같지가 않다. 전달된다면 이렇게 방치해 둘 수 없기 때문이다.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국민 앞에 했던 민생 공약들이 어떻게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지 국민은 알고 있다. 오늘의 시국을 민주와 민생, 평화가 위기를 맞은 비상시국으로 규정하고 있다. 절망과 분노를 모아 박근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국민들이 입을 모은다. 분명히 그 목소리를 들을 것이다.
 
어쩌자고 국민의 소리를 외면하는가. 외면해서 어쩌자는 것인가. 국민과 싸워서 이기자는 것인가. 두 주먹밖에 없는 국민에게 처음에는 잠시 이기는 것 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착각이다. 대통령 주위에 이른바 측근들이 무슨 말로 대통령에게 그릇된 판단을 하게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그것은 결코 대통령을 위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대통령이 국민의 생각을 받아들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정원 댓글이 무려 2천100만 건이 된다는 사실을 대통령이 안다면 어떻게 나하고 상관없는 일이라고 모른 척 할 수가 있단 말인가. 대통령에게 막강한 권한이 있다는 사실만 알았지 국민의 힘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다면 이보다 더 불행한 일이 있을 수 없다.
 
‘억지가 사촌보다 낫다’는 우리의 속담이 있다. 우격다짐으로 찍어 누르면 통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통할 것이 있고 안 되는 것이 있다. 선거는 민주주의에 기본이다. 기본이 무너졌는데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불법을 저지른 2천 백만의 댓글이 밝혔다. 이걸 그냥 넘어가란 말인가. 확실하게 특검을 통해서 밝혀내고 책임자를 처벌하자는 것이다. 최소한의 요구다.
 
왜 거부하는가. 국민의 요구를 받아드리고 잘 잘못을 분명히 했다면 지금 세상은 제대로 돌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도둑질 한 범죄자를 옆에 두고 어떻게 마음 편하게 살란 말인가. 국가권력에 의한 부정과 불법선거가 당당히 자행된 사실을 알면서도 그냥 묵인하고 넘어간다면 이 나라는 희망이 없다.
 
독재는 자행하는 독재자의 책임이 가장 크지만 이를 묵인한 채 무릎 꿇고 산 국민에게도 책임이 있다. 지금 국가권력에 저항하는 국민의 요구는 지극히 당연하며 국가는 즉각 국민의 요구를 수용해야 할 것이다.

### 어떠한 독재도 발을 붙여서는 안 된다 
 
유신시대를 겪은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TV에 나와서 입 을 앙다물고 노려보는 모습을 보면 박정희의 얼굴이 겹쳐져서 몸서리가 쳐진다는 것이다. 지금 박근혜 정권이 하는 정치행태는 정상이 아니다. 정권이 출범한지 1년이 가까워지는데도 국민과의 대화는 사라졌다. 측근들의 일방적 보고나 차마 언론이라고 할 수 없는 매체들의 보도만을 믿는다면 그건 열린 귀가 아니다. 대통령의 귀는 한 쪽만 열려서는 절대로 안 된다.
 
박근혜 정권 탄생에 크게 기여한 ‘경제민주주의’, 이를 이끌던 김종이이 탈당을 선언했고 합리적 보수주의자라는 한나라당 비대위원이던 이상돈 교수도 “국정운영이 이대로는 곤란하며 이렇게 4년 가는 건 불가능”하다는 폭탄발언에 가까운 말을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했다.
 
지난 총선 때 문재인의 대항마로서 새누리당이 부산에 출마시켰던 손수조 번 미래세대위원장도 ‘청년을 쓰고 버리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준석도 비판대열에 가세했다. 지금 새누리의 현주소다.
 
전 세계인의 존경을 받던 ‘넬슨 만데라’전 남아공대통령이 사망했다. 그의 저서 자유를 향한 길고도 먼 여정‘이 새삼 화제에 오른다. 자유를 향한 길고도 먼 여정,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이 그래서는 안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결심만 하면 된다. 특검을 받아드리고 사과를 하면 된다.
 
물대로로 국민의 분노를 누를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냥 화풀이를 하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에 기본을 지키려는 저항인 것이다.
 
우리 국민은 피로서 민주주의를 쟁취하고 독재를 타도한 자랑스러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사진 - SLRCLUB 시민기자단 닉네임'아빠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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