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경 추기경을 비롯한 10만 명의 천주교인들이 고 김수환 추기경의 유지인 ‘사형제 폐지’ 실현을 위한 입법청원에 나섰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김수환 추기경의 유지를 받아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대주교, 주고,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 105,179명이 사형제 폐지 입법 청원에 서명했다”며 “20대 국회에서는 사형제도가 반드시 폐지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형제 폐지는 중범죄자를 무죄 방면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다른 형벌로 처벌한다는 것”이라면서 “사회 안전을 확보하고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형벌의 목적은 종신형으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2007년 사실상 사형폐지국이 됐고, 사형제 폐지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라면서 “국제적 위상을 고려할 때 그 위상에 맞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배기현 주교는 먼저 살인 범죄 피해자 가족들에게 “이미 커다란 아픔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의 생명을 빼앗긴 마음이 어떤 것인지 누구 보다 잘 알 것”이라며 “죄송스럽고 조심스럽지만, 생명을 잃은 결과로 또 한 생명이 사라지는 윤회의 수레바퀴를 벗어나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오늘날 우리 사회에 엄청난 범죄와 속수무책 만행들이 저질러지고 있는지, 그런 피해 속에서 불안해하는 분들께도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인간이기에 인간이 걸어야 할 생명의 길에 더 큰마음으로 다가서야 한다”면서 “인간의 일이지만 인간의 것을 넘어서야 이루어지는 것이 사형제 폐지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대한민국은 이미 사형이 집행되지 않고 있으며 차츰 사형 폐지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법의 이름으로 집행되는 것이라도 인간의 생명만큼은 함부로 다룰 수 없다는 사실에 누구라도 동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지나 19대 국회에서 과반수 이상 공동발의로 사형제 폐지 법안이 제출됐으나 법사위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못 하고 자동폐기 된 일이 있다”며 “극소수 몇몇 의원의 반대로 논의가 봉쇄되는 것은 옳지 않다. 4월에 법안을 발의해 전원회의를 통해서라도 합의 과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태섭 의원은 “마지막 사형 집행이 1997년 12월 30일 있었고, 실질적 사형폐지국이지만 아직 61명의 사형수는 집행을 기다리고 있다”며 “인혁당 사건에서 보듯 오판 가능성이 존재하는 불완전한 사형제도 폐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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