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한나라당 손바닥 위에 야당대표 ‘탁’치며 걸었던 ‘직’은 아직 유효한가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누가 서유기와 손오공을 모르랴. 재주 믿고 기고만장, 근두운 타고 여의봉 휘두르며 급기야 천상에 까지 올라가 난동을 부리다가 부처님에게 잡혀 500년 동안 오행산에 갇힌 손오공, 그 다음 얘기야 다 아는 것이지만 천하에 손오공도 부처님 앞에서는 ‘졸’이고 ‘을’이였다. 그래서 후세는 재주믿고 큰소리 치는 인간을 가리키며 ‘뛰어 봤자 부처님 손바닥에 손오공’이라 했다. 사람들은 웃지만 손오공은 기분 나쁠 것이다. 기억해 둘 교훈이다. 씨름에 샅바 싸움이라는 것이 있다. 씨름경기를 보면 샅바를 잘 잡기 위해서 몹시 신경을 쓴다. 샅바만 잘 잡으면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한다. 칼자루를 쥐고 싸우는 사람과 칼날을 쥐고 싸우는 사람과는 어떻게 비교가 될까. 비교 자체가 무의미 하다. 흥정도 마찬가지다. 꼭 사야만 할 다급한 사람과 팔아도 그만 안 팔아도 그만이라면 흥정은 의미가 없다. 정치도 좀 떨어져 구경을 하면 판이 보인다. 산속에 들어가면 산의 높이를 모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론 정치가 돌아가는 구체적인 것은 알 수가 없겠지만 대충은 알 수가 있다. 정치가 제대로 되가고 있는지 엉망으로 돌아가는지 안다는 것이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국민이 뭘 알 수 있겠느냐 할지 모르나 천만에 말이다. 오히려 정치하는 사람들이 국민의 마음을 모르는 것이 아닐까. 잡담 제하고 정치는 국민을 위한 것이다.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헤아리고 국민이 원하는 것을 이루어줘야 한다. 설사 이루지는 못한다 해도 최대한으로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오늘 날 국민들이 정치를 극도로 불신하고 혐오하며 정치인을 사기꾼 수준으로 보는 이유는 그들이 국민들에게 너무나 많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약속을 한다고 해도 모두 지킬 수는 없다. 그러나 거짓말이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면 이건 말이 안 된다. 선거 때 정치인들이 내 거는 공약이 다 이루어질 수는 없다 해도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으니 국민의 배신감과 허탈감이 어떻겠는가. 특히 대통령 선거에서의 공약은 나라와 국민의 운명을 담보하는 약속이다. 그러나 지금 국민들은 대통령 공약 얘기만 나오면 웃는다. 기가 막혀서 웃는다. 왜 웃는지 잘 알 것이다. 이런 속에서 국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져 내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기가 막히는 우리의 현실이다. ### 상식이 사라져 버린 한국정치 오늘과 같은 한국의 정치에서 야당 대표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믿는다. 세상사 모두 상대가 있고 정치 역시 그럴진데 서로간의 최소한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 상식이 존재해야 한다. 그게 없으면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고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달리는 열차에서 창밖을 보며 상대에게 주먹질이나 한다면 결과는 보나마나다. 정치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상식이다. 상식을 부정하는 것이 무엇일까. 거짓말이다. 더구나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들이 거짓말을 밥 먹듯 한다면 국민은 기댈 곳이 없다. '나 관둬도 좋다 이거야. 누가 죽나 한번 봐라' 이게 무슨 말인지 아는가. 바로 김한길 황우여 여야 대표와 전병헌 최경환 넷이서 특검관련 4자회담을 하다가 김한길 대표가 탁자를 치면서 소리 친 것이고 고함소리가 밖에까지 들려서 기자들이 대서특필 한 내용이다. 국민들은 김한길 대표의 비장한 결의를 다시금 확인하게 됐고 이번 특검이 안 받아들여질 경우, 김한길 대표가 무거운 짐으 벗겠구나 생각했다. 사실 민주당이 요구한 특검은 그냥 특검이 아니다.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국정원을 비롯한 정치권력의 불법을 파헤치고 응징하는데 의미가 있다. 특검은 국민 모두의 요구이며 민주당의 요구이기도 했다. 민주당이 특검에 대해서 얼마나 목을 맸는가. 국회등원도 거부하고 김한길 대표는 노숙까지 했다. 급기야 그는 당대표 직을 걸겠다고 대국민 공언까지 했다. 특검을 요구하는 온 국민의 목소리는 서울광장에서 주말마다 열리는 시국선언과 또한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시위만 보더라도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 정치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는 종교계도 이제 침묵을 걷었다. 천주교 사제단을 비롯해서 개신교의 목사, 불교의 스님들 천도교 원불교 등 한국의 종교계가 전부 입을 열었다. 천주교 사제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군산 수송성당에서는 전주교구 사제들이 대통령 하야 시국미사를 봉헌했고 박창신 원로신부가 강론을 했다. 극우단체는 박창신 신부의 강론을 왜곡해서 고발을 했고 대통령이 종북세력 척결을 시퍼렇게 역설했다. 이제 대한민국은 이른바 나라를 사랑한다는 애국세력과 북한을 추종하는 종북세력‘으로 양분되었다. 그렇게 만들어 놨다. 기막힌 일이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모든 원인은 바로 대선에 개입한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 때문이다. 선거의 공정성이 훼손된 엄연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 국민들의 당연한 요구인 특검을 거부하는 집권세력을 묵인하고 방치한다면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는가. 대안정치세력으로는 유일하다고 할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의 분노는 당연하고 그의 결의 또한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지금 다시 비판을 받는다. 김한길 대표의 결의를 지켜보는 국민의 뜨거운 시선속에 4자회담은 위태롭게 진행됐고 마침내 결과라는 것을 내 놓았는데 결과가 어떻길래 비판이 거센가. 특검은 어떻게 되었는가. 야당이 요구한 요구사항은 어떻게 되었는가. 김한길 대표가 대답을 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김한길 전병헌 대표는 90%의 승리라고 자랑을 하면서 새누리당에게 양보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큰소리 쳤다. 그러나 민주헌정 질서 회복을 위한 시민사회·종교계 연석회의’는 민주당의 ‘특검 없는 특위 수용’ 합의를 국민에 대한 약속 위반이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특검 실시, 국정원 개혁특위 구성 등 4개를 요구했는데 3개는 다 날리고 달랑 국정원 개혁특위만 받아가지고 왔다”고 비판했다. 당나귀 귀 떼고 뭣 때면 뭘 먹느냐는 말이 나올만 했다. ### 특검은 사라졌다 이제 특검은 사라지고 ‘특위’만 남았다. 특위를 구성해서 이런저런 협의를 하자는 것이다. 특검도 계속 논의하자고 했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특검 얘기만 하면 벌에 쐰 것처럼 펄펄 뛰는 새누리당이다. 앞 일을 말하면 귀신도 웃는다고 하지만 이 말 듣고 웃지 않는 국민이 있는지 웃고 싶다. 새누리가 어떤 당인가. 합리적인 논의가 가능한 사람들인가. 국정원 감사와 국회감사에서 국민은 똑똑히 봤다. 말이 통해야 말을 할 거 아닌가. 시멘트 벽을 두드리는 것 같은 새누리당과 ‘특위’를 가동한다는 김한길의 결정을 보면서 딱한 생각이 든다. 자신도 잘 알기에 ‘직’을 건다고 까지 했을 을 것이다. 보지 않아도 뻔한 결과다. 밀고 당기다 세월 다 가고 까먹기 잘 하는 국민들도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그 다음은 끝이다. 국정원 댓글이 2000만 건이 넘는다고 한다. 트윗에 올라 온 글이다. "김한길 대표님, 특검을 통한 부정선거 정리없이 어떻게 그냥 지나가자는 이야기입니까? 대표님 지역구에서 경찰서장 등이 부정선거하여 졌을 경우에 그냥 지나갑니까?" "직을 걸었으니 그만 쉬시고 부정선거와 투쟁할 분에게 직을 넘기십시오" 결론부터 말하면 김한길 대표는 자리를 떠나야 한다. 국민과 당이 보내는 신뢰, 당 대표로서 보여준 능력, 더구나 이번에 작심을 하고 ‘직’을 건다고 했고 특검관철은 실패를 했으니 그나마 약속이라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특검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국민의 공감대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김한길 대표로서는 결단을 내려 미련 남기지 말고 직을 떠나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민주당에게 희망을 남겨주는 것이다. 지금 민주당은 물론이고 새누리당도 위기다. 새누리당의 비대위원을 한 이상돈 교수는 김현정에 뉴스쇼에 나와 '공무원 10명중 1명만이 대통령이 일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공무원들의 88.6%가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수행능력에 호의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학점으로 평가하면 F학점이다. 이런 때 야당이라도 대안세력으로서 국민의 기대를 받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야 희망이라도 느끼면서 살맛이 나지 않는가. 민주당이 새로 태어나야 한다. 시작은 김한길 대표가 약속대로 물러나고 새로운 지도부가 나타나 심기일전 국민의 편에서 특검을 실현시켜야 한다. 그것이 박근헤 대통령에게도 앞으로 4년의 정치를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길이다. 김한길 전병헌 체제로는 아무리 기를 써 봐도 국민이 보기에는 부처님 손바닥 위에서 노는 손오공 꼴 밖에 안 된다. 결단은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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