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발생한 한화 대전공장 폭발 사망자 유가족들이 국회를 찾아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에도 CCTV조차 볼 수 없었다”면서 “억울한 죽음을 꼭 밝혀달라”고 오열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과 사망자 김승회·김태훈·김형준 씨의 유가족들은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5월 폭발사고로 5명이 사망한 한화 대전공장에서 9개월 만에 또 3명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작년에 사망한 청년의 평균나이 27세, 올해도 평균 나이 27세, 왜 입사 1년 안팎의 아이들이 죽어야 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9개월 만에 반복된 참사는 한화의 범죄행위이자 명백한 살인방조”라고 분통을 터뜨리면서 “그런데도 방위사업체란 이유로 진상규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우리 유가족들은 사고현장 CCTV조차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작년 사고 이후 노동부 특별근로감독으로 486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며 “결국 9개월 만에 반복도니 참사는 노동자 개인의 죽음을 넘어 대기업의 후진적 안전 관리와 위험 방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그 결과 우리 가족이 죽었다”고 하소연했다.
고 김형준 씨의 어머니 최인숙 씨는 “아들이 한 달 만에 안전교육도 없이 일하다가 불꽃처럼 기가 막힌 죽음으로 이 세상을 떠났다”며 눈물을 훔쳤다.
최 씨는 “대기업 한화에 입사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제가 이 자리에 오리라는 생각도 못했다”면서 “그런데 지금 보니 말도 안되는 위험천만한 환경에서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한 채 일 하고 있었다”면서 “졸업식을 하루 앞두고 죽어간 우리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꼭 밝혀달라”고 오열했다.
고 김승회 씨의 어머니 이순자 씨는 “제가 많이 아파서 병원에서 수술했는데, 엄마 걱정 말고 나으라고 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며 “어린 딸이 상여에 올린 (영정에서) 웃고 있는데…너무 억울하다. 가슴이 아프다”며 쏟아지는 눈물에 말을 잇지 못했다.
고 김태훈 씨의 이모부이자 한화폭발사고유가족대책위원회 대표인 김형동 씨는 “지난해 사고 당시 언론과 시민, 관계당국, 회사가 침묵하지 않았다면 아이들이 죽지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탄식하면서 “살아남은 우리 아이들의 동료들이 더 이상 죽이 않아도 될 작업장에서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노동건강연대 박혜영 노무사는 북미정상회담에 쏠린 시선을 거론하며 기자들에게 “오늘이 기사 쓰기 힘든 날인건 안다”면서도 “하지만 장례식장에 자식을 두고 서울까지 올라오신 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려 달라”며 언론의 관심을 요청했다.
김종대 의원은 “지금 유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진상규명”이라며 “(한화는) 왜 작업장에 부적절한 인원이 편성됐고 실제 몇 명이 들어갔는가 하는 기본적 사실조차 설명하지 않고 있다”면서 “사고 당시 상황을 담은 CCTV가 엄연히 존재하지만 열흘이 넘도록 유가족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건의 본질은 나이 어리고 경험 없는 노동자 포함 3명이 위험한 사업장에 내몰려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연이어 같은 사고가 재발하는 것은 사람의 실수가 아닌 회사의 구조적 문제”라며 “위험 요인을 방치하고 계속 작업을 시켰을 때 영국과 독일의 기업살인법에 의하면 이는 기업의 범죄행위”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이 사업장에 대한 안전점검을 하고도 내용을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방사청을 감사하는 국회 국방위 소속으로서 방사청의 책임을 최대한으로 물을 것”이라면서 “또한 진상규명에서 출발해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 논의에도 정의당이 앞장서 결실을 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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