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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종북과 노무현과 문재인이 지켜주는 박근혜대통령
등록날짜 [ 2013년11월26일 09시55분 ]
팩트TV뉴스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
종북과 노무현과 문재인이 지켜주는 박근혜대통령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지킬 수가 없다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얘기가 이상하다고 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노무현과 문재인이 박근혜를 지켜주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인간의 상식과는 전혀 다른 현상이 얼마든지 일어난다. 이래서 세상사가 묘하고 예측불가라는 것이다. 귀신도 앞날을 말하면 웃는다지 않던가.
 
그래도 그렇지 노무현과 문재인이 박근혜를 지킨다니 말이 되는가. 이해하기 쉽게 얘기하자. 과거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나라당이나 새누리당이 정치적으로 어려운 곤경에 처하면 어김없이 꺼내드는 비책이 있다. 비책이라고 할 것도 없이 약방에 감초라고 하면 된다. 노무현이라고 하는 감초다. 물론 거기에 종북도 끼어든다.
 
노무현의 팔자가 드세다고 하지만 이제 새누리당 병을 고치는 한약에 감초로까지 등장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살아서야 정적이니까 그렇다 해도 죽어서까지 그렇게 철저하게 써먹을 줄이야 어찌 알았겠는가. 이 정도면 아무리 말귀 못 알아 듣는 사람이라도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백보를 양보해서 정적을 이용해 먹는거니까 그렇다 치자. 그러나 정도문제다. 이건 어떻게 된 것인지 장마다 꼴뚜기다. 노무현 문재인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 아마 노무현 문재인 처방이 만병통치 정도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세상에 만병을 고치는 약은 없다. 인체와 마찬가지로 정치에도 면역성이라는 것이 있어서 너무 써먹으면 약효가 없다.
 
죽으나 사나 기대던 처방의 약효가 떨어지면 다음에는 어쩌겠는가. 그냥 죽을 수는 없고 비상처방을 내야 하는데 마땅한 처방이 없다. 있다면 극약처방이다. 극약처방은 무엇일까. 존재를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가능할까. 가능성이 문제가 아니라 쓰는 것이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우선 쓰고 보는 것이다. 어떤 결과가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역사의 교훈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아직도 괴롭힐 그의 영혼이 남아 있느냐
 
사람대접 받으려면 사람 노릇을 하면 된다. 사람 짓 못하면서 사람대접 받으려고 하면 염치없는 도둑놈이다. 노무현이 대통령일 때 한 짓 들을 생각하면 느끼는 게 많을 것이다. 우리가 저런 짐승같은 짓도 했구나 하고 고통도 느낄 것이다. 고졸이라는 능멸, 가난한 농촌출신. ‘환생경제’라는 아마추어 연극에서 입에 담은 대사들은 차마 얼굴이 뜨거워 뇌이기가 부끄럽다. 구경을 하면서 활짝 웃는 박근혜의원(당시)의 모습도 기억에 새롭다.
 
노무현을 가리켜 ‘싸이코’라고 한 김기춘(현 비서실장)도 있고 ‘대통령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발언을 한 정치인도 열 손가락이 모자랄 지경이다.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 이름 부르듯 했다. 퇴임 후 살려고 짓는 시골고향의 집을 아방궁이라고 떠들어 댄 새누리당과 언론이나 기자들도 죽을 때 까지 가책을 받을 것이다.

좋다. 정적이기 때문에 비판을 넘어 비난을 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살아 있을 때 얘기다. 이제 그는 죽고 세상에 없다. 죽어도 그냥 죽은 게 아니라 절벽에서 투신해 자살을 했다. ‘죽는 걸 보고 싶다면 죽어주마’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부엉이 바위위에서 마지막으로 내려다보는 마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사랑하는 아내는 잠들어 있을 것이다. 차마 글을 쓸 수가 없다.
 
국민들은 노무현이 비명에 갔다고 믿는다. 그를 죽게 한 자가 누구라는 것을 누구나 안다. 그는 누구인가. 죽으면 입이 없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죽음은 끝이다. 그러나 노무현에게는 끝이 없다. 죽음도 끝이 아니다. 항상 불러낸다. 필요하면 불러내 팬다. 선거 때면 불러내고 정상회담 대화록으로 불러내 조리를 돌린다. 정권이 궁지에 몰리면 영락없이 ‘종북’딱지를 부쳐 난도질이다. 노무현이 없으면 정권을 지탱할 방법이 없다.
 
부모 때려죽인 원수라도 저렇게 모질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명박 정권 때 노무현과 그의 측근들과 일가친척들을 괴롭힌 일을 국민들은 모두 기억하고 있다. 부처님의 인내로도 견디지 못할 고통이었음을 옆에서 보면 안다. 해도 해도 너무 했다.
 
이제 노무현이 세상을 하직한지 4년, 아마 노무현의 영혼은 지금도 조마조마 할 것이다. 또 언제 날 불러내서 도리깨질을 할 것인가. 좋다. 도리깨질도 좋다. 그러나 분명히 하나 물어 볼 것이 있다. 노무현이 무엇을 그토록 잘못했는가.
 
인간은 맘대로 죽을 수는 있어도 맘대로 태어날 수는 없다. 노무현은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 밥보다는 고구마를 더 많이 먹었다고 들었다. 장학금이 없었으면 중학교 졸업밖에 못했을 것이다. 군대생활 마치고 출세해서 잘 살아보자고 죽어라 공부해서 판사 됐다.
 
판사 그만두고 변호사 노릇 했다. 부산에서 돈 잘 벌고 잘 나가는 변호사로 소문이 났고 정치 안했으면 지금 쯤 돈 많은 변호사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그 역시 운명이다. 죄 없는 운동권학생들을 변호하다가 인권변호사가 됐다. 국회의원이 됐고 대통령에 됐다. 인간으로서는 최고의 출세다.
 
가난한 농촌출신의 고졸출신 대통령. 그의 뒤를 따르는 능멸의 대명사였다. 어느 무엇으로도 노무현과 겨룰 수 없는 자들은 오로지 그것만으로 자만할 수 있었고 그를 능멸했고 그를 죽였다. 고졸출신의 대통령이라는 꿈에라도 인정하기 싫은 노무현은 그렇게 죽었다. 만족한가.
 
### 문재인은 노무현과 다르다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다.’ 이는 노무현이 문재인을 평가한 유명한 말이다. 그만큼 노무현이 문재인을 생각하는 마음은 지극하고 각별하다. 어느 누구도 그 둘의 각별한 우정을 다른 눈으로 보지 않는다. 그래서 세트로 평가된다.
 
문재인의 변호사 생활은 노무현과 더불어 함께였고 민주화 운동도 노무현과 함께였다. 그러나 문재인은 정치와 거리를 두었다.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되어 정치의 정점에 섰어도 그는 묵묵히 변호사 일에만 전념했다. 그러나 노무현에게 불어 닥친 바람은 문재인을 법전만 보도록 놔두질 않았다. 노무현 혼자서 감당해 내는 정치적 핍박을 더 이상 볼 수가 없었다. 다시 한 배를 타고 힘들게 저어가는 공동운명체가 되었다.

노무현이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진 2009년 5월23일 이후, 문재인은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정치에 중심에 설 수밖에 없었다. 그는 세상에 없는 노무현과 함께 온갖 정치적 격류에 휩쓸렸다. 정적들에게 문재인은 가장 두려운 존재였다. 제거해야 할 적이었다.
 
문재인이 민주당의 대통령후보가 되자 새누리당은 비상이 걸렸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왜 그들이라고 국민의 여론을 모르겠는가. 자신의 약점을 가장 잘 아는 것이 당사자다. 그들의 무기는 무엇인가. 가장 효과적인 전략을 알고 있었다. 색칠이었다. 종북 몰이었다. 노무현과 문재인을 함께 묶는 종북몰이는 어용언론의 지원과 함께 필승의 전략이라고 생각해 왔고 대선에서도 어김없이 사용됐다. 그리고 이제 터진 국정원의 선거개입 댓글 작전은 무서운 위력을 발휘했다. 122만 건의 종북몰이 댓글, 이를 미리 알아차리지 못한 민주당의 무능도 문제지만 이는 도둑맞은 자를 비난하는 것과 같다.
 
박근혜 15.773.128표(51.6%)
문재인 14.692.632표(48.0%)
 
박근혜 정권이 출범했지만 후유증이 뒤를 이었다. 국정원 대선개입이 가장 컸고 김아영 댓글녀가 단골이었다. 다급했다. NLL 대화록이 불길을 덮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NLL포기발언을 했다는 거짓 주장이 방송을 채웠고 신문은 NLL 기사로 도배를 했다.
 
대선 토론 당시 국정원 댓글녀의 인권을 거론하며 문재인을 공격하던 박근혜 대통령. ‘도움을 받지도 않았고 요청하지도 않았다’는 주장이 빛을 잃었다. 하락하는 지지도가 해외순방으로 회복하는 듯 하다가는 다시 추락한다. 국회 시정연설도 별무 효과였다. 인사는 꼬일대로 꼬였다.
 
국민들의 국정원 대선개입과 불법댓글 비난은 전국을 덮는다. 이제는 해외동포까지도 시국선언에 가세헸다. 야당은 특검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천주교 사제단은 사퇴를 거론한다. 사면이 초가라는 말이 생각난다.
 
새누리당과 대통령의 구원자였던 NLL대화록은 폐기된 것도 아니고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으로 판명됐다. 이명박정부에서 비서관을 지낸 새누리당 정문헌은 "2009년 업무관계상 내용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국정원에 보관중인 대화록을 일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노무현 정부가 대화록을 역사에 숨기기 위해 사초를 폐기했다는 스스로의 주장을 뒤집는 발언이다.
 
대선기간 동안 내내 우려먹던 노무현의 NLL 포기 발언은 노무현이 아니라 김정일의 발언임이 만천하에 들어났고 노무현을 수행했던 국방장관 김장수의 증언과 국방부의 확인으로 증명이 됐다.
 
### 이제는 더 이상 그들의 신세를 지지 말자
 
국정원 댓글 수사를 하던 검찰수사는 국정원의 댓글이 무려 121만 건이라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야당은 국정원을 비롯한 사이버사령부 보훈처 등 대선에 관여한 기관들을 특검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추위에 의원들이 거리에서 시위를 했다.
 
피해 갈 방법이 없을 것 같다. 있기는 있다. 그러나 그런 끔찍한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자. 정도를 가는 것이다. 이제 노무현 문재인 카드도 쓸 것이 없다. 종북놀이도 NLL도 국민이 신물을 낸다. 검찰발표를 언론이 받아 공격하고 서로 주고받고 계속하다보면 진짜 문제는 뒤로 슬그머니 사라지고 남는 것은 노무현 문재인 뿐이던 비상처방도 이제 끝났다. 더 이상 노무현 문재인의 신세를 질 수 없게 됐다. 121만의 삐라를 어쩔 것인가.
 
길가다가 돌부리를 차도 노무현 탓. 시험성적이 나빠도 노무현 탓. 여친이 고무신을 거꾸로 신어도 노무현 탓, 진보도 덩달아 편승했다. 노무현이 없으면 해결되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노무현 문재인은 더 이상 박근혜 대통령의 보호자가 될 수 없다. 새누리도 검찰도 그것을 알아야 한다. 노무현과 문재인이란 방패는 포기해야 할 것이다.
 
종북놀이의 약발도 이제 시들하다. 사제단 종북으로 몰기가 시작됐지만 잘 안 될 것이다. 국민들이 너무나 잘 안다. 지들끼리 북 치고 장구 치다가 지쳐 쓰러질 것이다. 정신 차려야 한다. 대통령의 결의가 비장하다. 사제단을 손 볼 것 같다. 이미 겪어 본 고난이다. 이겨낼 수 있다.
 
보호자는 자기 자신이다. 그것만이 최고의 방어다. 마음을 비워야 한다. 비운 마음을 국민에게 보이고 호소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내 것이라는 착각은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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