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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
등록날짜 [ 2013년11월25일 09시55분 ]
팩트TV뉴스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
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
검사님, 검사님, 우리 검사님
 
 
이기명 팩트TV논설위원장
 

젊은 친구들이 알고 있을까. 옛날 ‘검사와 여선생’이라는 유명한 신파극이 있었다. 보지는 못했어도 대충 무슨 얘긴지 짐작은 할 것이다. 가난한 제자를 극진히 살펴준 여선생이 남편을 살해했다는 억울한 죄를 쓴다. 성장해서 검사가 된 제자는 선생의 무죄를 증명해 은혜를 갚는다. 검사의 행동은 수많은 여성들이 눈물을 쏟게 했다.
 
검사가 피고의 무죄를 변호하는 게 영 낯설다. 그러나 그런 거 따지지 말자. 신파연극의 고전으로 유명하다. 왜 이렇게 감동적이었을까. 검사라는 직업은 냉혹한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검사들이 들으면 펄펄 뛰겠지만 없는 죄도 만들어 내야 명검사라는 오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역시 암울한 독재시절을 살아 온 우리 국민들의 비극이다.
 
일일이 많은 사례를 들 필요가 없지만 하나만 들자. 노무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 시절, 부림사건을 변호할 때 담당검사가 했다는 말이 전해 온다. ‘당신같은 변호사 하나 없어져도 눈 하나 깜짝 안 한다’. 그 검사 출세해서 멀쩡하게 잘 산다.
 
정치검찰을 떡찰이라고 한다. 검사들이 얼마나 화가 나고 자존심이 상할까. 지금은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도 사라졌고 용이 나오지도 않지만 가난한 집에서 고시합격하고 판,검사 되면 용이 났다고 난리였다. 시골에서는 돼지 잡고 프랭카드 걸고 잔치 벌렸다. 지금이야 강남에서 나오는 고시합격생 돼지 잡아 잔치 벌리다가는 돼지의 씨가 마를 것이다. 그래도 고생해서 합격하는 고시고 연수받고 검사되면 목에 힘 꽉 준다.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 현역검사가 몇 명이냐고 물으니 1,800이라고 대답하는 것을 들었다. 많은 것인지 적은 것인지 잘 모르지만 많다면 죄 진 놈 잡아다가 칼같이 콩밥 먹이는 똑똑한 검사들이 많다는 의미니 환영할 일이다. ‘검사와 여선생’에서 억울한 선생님의 무죄를 밝혀준 검사는 우리 국민에게 이상적인 검사상이다. 국민들은 그런 검사를 원한다. 지금 한국의 현실은 어떤가. 검찰이 비판과 비난을 받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한탄한다. 검찰이 정치권력과 되면 어느 누가 견딜 수가 있으랴. 검찰을 장악하려는 정치권력의 의도가 별 것인가. 검찰의 손을 빌려 정적을 제거하고 장기집권을 노리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가 그런 암울한 시대에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지 검찰이 대답 좀 했으면 좋겠다. 검사들은 알아야 한다. 지금 윤석열 검사와 국정원 댓글 121만개를 찾아내고 공소장 변경을 받아드리지 않을 경우 검사복을 벗어버리겠다고 결의한 수사팀을 왜 존경과 경이의 눈으로 보면서 희망을 버리지 않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 검찰로서 존경받는 검사를 그리워하는 국민의 간절한 염원을 결코 외면하면 안 된다. 국정원 댓글 수사를 극력 만류한 검찰고위 간부를 국민들이 검사로 여기는가. 그들도 초임검사 때 정의로운 검사로 불의와의 전쟁에서 장렬하게 몸을 던질 것이라고 맹서했을 것이다. 지금 자신의 얼굴을 보면 어떤가. 출세는 잠시고 명예는 영원하다는 것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 신부 님, 신부 님, 우리 신부 님 
 
이태리 소설가 ‘조반니노 과레스키’가 쓴 ‘신부님,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을 읽은 사람들이 참 많을 것이다. 여기서 작품을 얘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주인공인 ‘돈 까밀로’신부님의 종횡 무진 활약과 활약속에 담겨있는 따뜻한 인간성과 불의을 응징하는 정의감을 말하고 싶어서다.
 
11월 22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전주교구 신부님들이 군산 수송성당에서 구국미사를 올렸다. 바로 지난 해 대선을 불법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사퇴를 강력히 요구한 것이다. 전국에서 모인 신부님들과 수녀 님들, 그리고 신자들이 올리는 간절한 기도를 들으면서 왜 우리는 항상 부정선거의 악몽에서 헤어나지를 못하는가 탄식했다.
 
박정희의 유신독재에서 영혼이 파괴되는 고통을 겪은 우리 민족이었다. 선거라는 합법을 가장한 불법부정 선거로 권력을 틀어 쥔 독재세력으로 해서 민주주의와 자유는 상상속에서만 존재했다. 독재가 사라졌던 민주정부 10년, 국민들은 마음놓고 숨 쉴 수 있었고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이것이 바로 ‘사람사는 세상’이였다.
 
독재와 싸우는 과정에서 천주교사제들의 길은 가시밭이었다. 지학순 주교님과 함세웅 신부님도 구속됐다. 그 과정에서 천주교 신부님들이 보여 준 양심과 용기, 정의의 힘은 경이였다. 김승훈 신부님이 폭로한 박종철 열사의 남영동 대공분실 물고문 치사는 드디어 독재정권의 숨통을 끊었다. 그러나 문민정부 10년을 지나 이제 우리는 다시 자유를 그리워하며 살아야 하는 어둠의 세상을 만난 것이다.
 
정의구현 사제단의 성명은 칼럼 말미에 소개를 하겠지만 성명을 읽으면서 시간이 순식간에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으로 숨진 1987년 1월 14일로 돌아갔다. 도대체 이게 무슨 개같은 짓인가. 국정원이라는 그 무시무시한 권력기관이 주동이 되어 불법부정 선거를 자행한 사실은 이제 설명이 필요없다. 떡찰이라고 비하되는 검찰의 공소장을 볼 필요도 없이 국민들 가슴속에 불법과 부정은 지워질 수 없는 낙인으로 새겨졌다. 오죽하면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지 않으려는 검찰고위층에게 검사동일체 원칙을 신조로 사는 검사들이 ‘옷을 벗겠다’는 비장한 선언을 했겠는가.
 
팩트TV에서 정의구현사제단의 ‘박대통령 사퇴’ 미사를 생중계 했다. 친지에게서 연락이 왔다. ‘왜 그걸 생중계 하느냐’고. 내가 물었다. '불편하냐'
 
그는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었다. 그 친구도 고통이 많을 것이다. 반듯하게 살아 온 후배다. 지금 권력기관의 중심에 있다.
 
흔히들 혼자 싸워서 세상이 바뀔 것 같으냐고 할 것이다. 많이들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살아가면 다치지 않고 살 수 있을 것이다. 권력에 대항해서 민주주의 찾고 자유 부르짖고 공명선거 외치면 누가 표창장 주느냐. 그러다가 맞아 죽으면 공덕비 세워주느냐. 죽으면 그만이다. 살아 있을 때 권력잡아 큰 소리 치고 호강하면 그게 최고다. 일제 때 독립운동 하던 투사들의 후손들 지금 사는 꼴 못 보느냐.
 
4.19 국립묘지와 5.18 국립묘지에 가서 보라. 아무 소용없다. 살아 있을 때 잘 살아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이랴.
 
그러나 진정인가. 진정 민주주의를 찾고 자유를 찾고 독재에 저항하는 투쟁이 의미 없는 투쟁인가.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 대선무효를 주장하며 몇달 째 단식투쟁하는 사람이 있다. 그 앞을 지날 때 마다 부끄러워 얼굴을 못든다. 그게게 누가 칭찬 하마디 하는가. 그가 받는 것은 ‘극우노인’들의 조롱과 욕설이다. 그래도 끄떡없다. 불퇴전의 신념이다.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신부님의 시국선언을 보면서 너무 고통스럽다. 인간의 영적고통을 치유할 신부들이 성당을 떠나 거리로 나왔다. 대통령과 정치인들이 풀어야 할 난제를 신부들이 떠안고 나온 것이다.
 
“국민들의 자유로운 의사를 표명 하는 선거를 불법과 부정한 방법으로 국가기관을 동원해 무시한 것은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면서 “진실을 요구하는 국민요구를 묵살하고 고집불통의 독재 모습을 보이는 대통령은 이미 대한민국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 아님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격렬한 항의요 요구다. 급기야 대통령의 사퇴가 최초로 거론됐다. 봇물처럼 터지는 국민의 요구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대통령이 자초한 것이다. 대통령의 침묵을 이제 더 기다릴 수가 없는 것이다. 사제들의 시국미사에 대해 청와대 대변인이 성명을 냈다.
 
‘기도는 잘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은총을 기원하는 것이다. 그게 기도 아니겠느냐. 국민이 뽑은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것은 잘 되라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이정현 청와대홍보수석)
 
기도는 은총을 기원하는 것이다. 정의와 진실에 반하는 행동에 대해 반성을 촉구하는 기도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다. 국민의 염원을 수용하라는 간절한 소망을 담은 기도인 것이다. 그 같은 기도도 알아듣지 못하느냐고 국민이 묻는다.
 
### 신부의 시국선언과 검사들의 자존 
 
윤석열 수사팀장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고위 검사들이 있다. ‘야당 도와줄 일 있느냐’고 힐난한 지검장이 있다. 결재 안하고 질질 시간 끈 검사도 있었다. 그들은 그것이 가능했다고 믿었고 그것이 통하지 않으면 이상한 세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니다. 지금 당장 자신들의 맘대로 되지 않는다. 이것이 시대의 흐림이며 대세를 꺾을 수 없는 것이다. 비록 떡찰이라고 국민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아도 대부분의 검사들은 최일선에서 법을 집행한다는 자부심과 정의감에 차 있다. 국민은 이들은 믿는다.
 
국정원의 정치·선거개입 사건의 전 수사팀장인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지난달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국정원 직원의 체포 및 압수수색 필요성을 설득하며 “3·15 부정선거와 같은 사태”라고 말한 것이 보통으로 넘길 문제인가.
 
121만 댓글에 대한 추가 공소장변경을 요구하고 거부될 경우 검찰을 떠나겠다는 결의가 그냥 넘길 일인가.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이 시국미사를 봉헌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세 가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 국민의 정당하고 건전한 비판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1조와 민주주의 원리에 입각한 것임에도 모르는 척 하는 이유는 무엇이냐
 
● 국민은 대통령이라고 해서 비판을 면제받을 특권을 준 적이 없다. 주권자는 국민이고 대통령은 공복인데 이런 사실을 왜 외면하려 하느냐
 
● 국민의 저항과 비판을 탓하기에 앞서 자신의 지도역량과 국민의 뜻이 어디 있는지 확인하고 거취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국민들은 평화를 원한다. 남북간의 평화도 원하고 대한민국 내부의 평화도 원한다. 정당간의 평화도 원한다. 평화가 무엇인가. 싸우지 않는 것이다. 싸우지 않으면 싸우는 원인을 제거하면 된다.
 
121만 건의 댓글로 불법 부정 선거에 관여하지 않았으면 왜 국민들이 국정원 해체를 요구하고 특검을 요구하겠는가. ‘국정원의 도움을 받지도 않고 청하지도 않았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믿지 않고 사퇴를 요구하는가. 국방부 직속의 ‘사이버사령부가’ 선거에 관여했다. 군대가 동원됐다는 것이다. 얼마나 가공할 공포인가. 이 같은 사실을 국민은 모른척 하란 말인가. 반드시 특검으로 문제를 말끔하게 정리해야 한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것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발표한 선언문
 
시국선언문
 
"불법·부정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며 이미 환하게 켜진 진실을 그릇이나 침상 밑에 둘 수는 없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져 훤히 나타났다(루카 8,14-15)
 
지난 18대 대선 때 국정원 직원들이 인터넷 사이트에 조직적으로 지금의 대통령에게 유리한 댓글을 올렸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것도 모자라서 국방부의 국군 사이버사령부는 국정원의 '심리전 지침'을 받아 선거에 불법적으로 개입했으며 보훈처는 안보교육을 통해서 개입하는 등 국가 기관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불법 부정선거임이 명확해졌다.
 
경찰과 검찰은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의 불법적 대선 개입을 소신 있게 수사하던 담당자들을 직무에서 배제하게 시키고 증거를 조작하고 입멸하려는 시도를 했다.
 
집권여당은 국가기관의 불법적인 대선 개입의 여론을 돌리기 위해서 근거 없이 남북정상 대화록을 공개하고 서해북방한계선 대화록을 유출시켰다.
 
동시에 정부와 여당의 주장을 그대로 옮기는 언론을 통해서 국면전환용 사건들을 크게 보도하게 하면서 국민의 여론과 요구에 물타기를 지금도 시도하고 있다.
 
지난 봄부터 만천하에 드러난 불법·부정 대통령선거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이 사건의 중심인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재발을 방지하도록 촉구하는 시국미사와 시국기도회, 시국선언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 전주교구도 지난 8월 26일 152명의 사제가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시국선언에 서명하고 시국미사를 통해서 우리의 요구를 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사태의 직접적이고 총체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대통령은 자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청와대 뒤에 앉아서 국민과 대화하거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은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지금까지도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 개입 사건에서 발뺌을 하면서 책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가하고 진실을 규명하거나 사과하는 모습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미 환하게 켜진 진실을 그릇이나 침상 밑에 둘 수는 없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져 훤히 나타났다."(루카 8,14-15)
 
국민들의 자유로운 의사를 표명을 하는 선거를 불법과 부정한 방법으로 국가기관을 동원해 무시한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고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진실을 요구하는 수많은 국민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고집불통의 독재 모습을 보이는 대통령은 이미 대한민국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 아님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우리는 다시 한 번 간곡히 촉구한다.
 
▲대통령은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개입의 총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
 
▲대통령은 정의롭고 공정한 진상규명을 통해서 책임자를 처벌하라.
 
▲이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으므로 사퇴를 표명하라.
 
우리의 이 촉구가 들어지지 않으면 그가 그들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 교회에 알려라.
"교회의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 그를 다른 민족 사람이나 세리처럼 여겨라"(마태 18,15-17)는 성경의 말씀처럼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기도회와 시국미사를 계속할 것이며 더 이상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님을 선언할 것이다. '들을 귀가 있는 대통령은 들어라.'"
 
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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