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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민주주의가 제 발로 걸어 오드냐
등록날짜 [ 2013년11월21일 10시56분 ]
팩트TV뉴스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
민주주의가 제 발로 걸어 오드냐.
울지 않으면 자식도 젖을 안 물린다.
 
 
이기명 펙트TV논설위원장
 

1941년 9월 3일, 히틀러의 나치는 아우슈비츠에서 독가스 학살을 시작한다. 바로 히틀러가 총리로 선출 된지 한 달 만이다. 그 날 소련군 포로 6백 명과 유태인 2백5십 명이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서 최초로 독가스에 의해 처형이 된 것이다.
 
집계에 의하면 아우슈비츠에서만 4백만 명이 희생되었고 이 중 유태인들은 2백 5십 만 명 정도라고 알려져 왔다. 희생자 중에는 유태인이 아닌 사람도 있었고 이들은 이웃이 유태인이 아니라고 증언만 해 주어도 죽지 않았을 사람도 많이 있었다고 한다. 왜 이웃들은 이들을 위해 증언해 주지 않았을까. 이유는 자신과는 상관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인간의 운명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한다. 바로 증언을 해주지 않았던 이웃 그 자신이 어굴하게 유
태인으로 몰려 끌려가게 됐다. 어느 이웃도 증언해 주지 않았다. 그도 아우슈비츠에서 독가스에 희생됐다. 인과응보인가.
 
한국전쟁도 비극이지만 그 안에는 숨겨진 기막힌 비극이 있었다. 9.28 국군수복이 있은 후 이승만의 서울사수란 허위방송에 남아 있던 양민들이 희생됐다. 역시 억울하게 빨갱이 협조자가 된 양민을 위해 증언해 주는 이웃이 없었다. 나와는 상관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말 한마디 해주면 목숨을 살리는데 자기 일 아니라고 외면했다. 증언을 거부한 사람도 당했다. 처형당한 사람의 가족이 그를 부역자라고 밀고했고 재판도 없이 그 역시 처형됐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이 방관자들이 내 세우는 주장이다. 중뿔나게 나섰다가 손해는 자신만 본다는 패해의식은 길가에서 폭행을 당하는 여성을 보고도 모른척 외면해 버린다. 자신의 처자식이 그 일을 당한다면 어떨까. 우리 국민은 잔혹한 독재를 겪으면서 순치됐다. 정보기관에 소리없이 끌려가 생사도 모른 채 행방불명이 된 사람들은 부지기수다. 그들의 한은 풀 방법이 없다.
 
### 짐승만도 못한 인간의 지혜
 
내쇼날지오그래피를 보면 동물들의 생활이 참 많이 나온다. 맹수들에게 쫓기는 물소 때가 원을 그리고 방어를 한다. 사자가 접근을 못한다. 맹수들은 물소 떼들을 분산시키기 위해 약한 쪽을 공격한다. 그 쪽이 무너지면 병약한 물소 한 마리를 공격한다. 견딜 도리가 없다. 물소는 맹수의 먹이가 된다. 분열시켜 파괴한다. 많이 들어 본 얘기가 아닌가.
 
어렸을 때 시골 잔치집에서 본 광경이다. 동네 여인들이 함께 음식을 차린다. 방안에서 어린것이 빽빽거린다. 못들은 척 하던 엄마도 하도 우니까 할 수 없이 들어가 젖을 물린다. 언제 울었냐는 듯이 울음을 뚝 그친다. ‘울어야 젖을 얻어먹는다’ 말이 그래서 생겼다.
 
독재자들은 국민을 탄압하고 찍어 누르는 것으로 통치수단을 삼았다. 맞고 잡혀가고 죽고 행방불명이 됐지만 억압은 사라지지 않았다. 국민들은 자유를 달라고 외쳤다.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고 무시한 자유당 정권은 비참하게 종말을 고하고 이기붕은 자식의 총에 죽었고 이승만은 객사했다.
 
부마사태는 무엇인가. 바로 민주주의를 실현하지는 국민의 요구다. 애기가 젖을 달라는 것과 같은 간절한 소망을 외면한 독재정권은 결국 가장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다. 이제 다시 부활한다는 비보를 듣는 국민은 참담하다. 다시 피를 흘려야 하는가.
 
똑똑한 개는 주인의 뜻을 안다. 주인의 뜻을 어기면 어떤 결과가 오는가를 잘 안다. 민주국가에서 대통령이 주인인가 국민이 주인인가. 대통령이 주인인 듯 착각하는 사람도 있다. 비극의 출발이다. 대통령이 지도자일 수는 있어도 국가의 주인은 아니다. 더구나 자격이 없는 지도자는 국민에게 도움이 안 된다. 더구나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남용함으로서 국민에게 고통을 준다면 이는 대통령의 자격상실이다.
 
동물관련 더큐맨타리를 보면서 자괴감을 느끼는 것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얼마나 부끄러운 존재인가를 느끼기 때문이다. 오늘의 한국정치에서 국민의 위치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대통령은 어떤 존재인가. 서로가 냉정하게 판단할 시점에 이른 것 같다. 더 깊은 후회와 상처를 남기기 전에 말이다.
 
### 착각이라는 이름의 절망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을 정당하게 수사하고 기소함으로서 박근혜 정권의 도덕성과 정통성에 치명적 상처를 안긴 윤석열 팀장은 상관의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수사팀장에서 배제됐고 징계 3개월을 당했다. 박형철 부팀장도 징계를 먹었다. 정당한 징계인가. 감찰과정도 말이 많다. 국민이 납득을 못한다.
 
징계에는 반드시 사유가 있기 마련이다. 공동묘지마다 사연이 있듯이 말이다. 헌데 윤석열 징계 이유를 보면서 혹시 배꼽이 빠지지 않았나 만져봤다. 징계사유인 조영곤의 지시불이행에 대해서 조영곤 지검장은 외압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시도 없는데 무슨놈의 지시불이행인가. 공부 많이 한 대검 감찰부 검사들은 이런 모순도 발견하지 못한단 말인가.
 
결국 징계 이유는 아무래도 상관없고 ‘3개월 징계’라는 결과만이 중요한 것이란 얘기다. 이런 검찰의 비상식 몰상식을 믿고 살아야 하는 국민들이 불쌍하다.
 
이제 검찰의 도덕성과 법률적 정당성은 땅에 떨어진 것이 아니라 땅에 묻혔다. 나이 먹어 죽을 날 얼마 안 남았지만 남아서 살아가야 할 국민들이 가엾어서 눈물이 난다.
 
### 지금 국민이 젖을 달라고 한다 
 
어른들 말씀에 자식 이겨먹는 부모 없다고 했다. 정상적인 세상이라면 그 말은 맞는다. 젖먹이 자식을 버리고 도망가는 엄마도 있다. 그 속사정이야 누가 알 수가 있으랴만 자식이 배고프다고 울면 바람같이 달려가 젖을 물리는 게 엄마의 사랑이다.
 
옛날에 임금들은 백성을 자식처럼 여겼다. 나라에 가믐이나 흉년이 들어 백성이 헐벗고 굶주리면 임금은 남루한 베옷을 입고 거적을 깐 채 하늘에 죄를 빌었다. 임금으로서 백성을 고생시키는 것을 자기책임으로 반성하는 것이다.
 
부마항쟁 때 국민의 저항이 있으면 몇 만 명 탱크로 깔아버리면 해결된다든 차지철의 신념은 인간의 것이 아니다. 결국 그런 생각이 자신을 파멸로 이끌었다.
 
지금 국회는 새누리당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민주당이 있다. 127석이라는 거대 야당이다. 그러나 거대야당의 존재는 공중을 떠도는 먼지와 같다. 민주당은 국민으로부터 야당 대우도 사랑도 받지 못한다. 왜 그러냐고 묻는가. 간단하다. 야당같지 않으니까 대우를 못 받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야당시절 불과 80석 남짓한 의석을 가지고도 거대 여당을 멱살 잡아 끌고 다녔다. 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걸출한 당의 대표밑에서 의원 모두가 똘똘뭉쳐 싸웠기 때문이다. 명분이나 정책이나 꿀릴 것이 없었다. 용장밑에 약졸이 없다는 말은 백 번 옳은 말이다. 지금 민주당은 용장도 없고 용졸도 없다. 지극히 당연하다.
 
이런 야당을 두려워 할 새누리당이 아니다. 대여투쟁을 한다고 서울광장 바닥에다 담요를 깔아도 진정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왜일까. 진정이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신뢰가 쌓이고 쌓여 믿음이 생기면 그 때는 믿지 말라고 빌어도 믿는다. 그게 바로 야당의 힘이요 지도자의 힘이다.
 
김한길 전병헌으로 꾸며진 민주당 지도부를 신뢰하는 국민이 몇 명이나 될까. 대외적 행사에서 발언하는 민주당 대표를 보면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저런 대표를 왜 할까. 당도 자신도 모두 못할 짓이다. 민주당의 지지도와 신뢰도가 이 지경이 된 이유를 아무리 자기중심적 사고에 매몰됐다 해도 모를 리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의 대표의원이란 무엇인가. 바로 책임을 질 줄 아는 정치인이다.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자신이 버티고 있는 것이 바로 민주당과 동료의원 모두를 망치는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 다음 선거를 기대하지 말라
 
요즘 인터넷 세상이다. 못된 국회의원들 트윗 보기 겁 날 것이다. 아무리 뻔뻔한 국회의원이라 할지라도 저 자신은 안다. 자신이 얼마나 못난 의원인지 안다는 것이다. 내 트윗에 올라온 글이다.
 
“야당 지도자의 침묵이 국민들의 침묵을 정당화시키고 있다. 이명박이 심어놓은 세작들이 야당의 단결을 방해하고 발 목 잡힌 야당지도자들의 입에 자물쇠를 채워 놨다. 개 같은 언론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어 언론은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하다. 하나같이 똑같은 놈들이다.”
 
민주당에게 기대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조건부로 기대한다고 대답한다. 조건이란 현 지도부의 퇴진이다. 진심이다. 그들이 지도부에 앉아 있는 한 민주당에는 희망이 없다. 매를 때려서라도 바꿔야 한다. 매라는 것이 무엇인가. 국민의 여론이다.
 
현재의 지도부로는 내년 지방선거는 말 할 것도 없고 보선이고 총선이고 가릴 것 없이 절망이라는 전망이다. 4년 후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역시 '어림없다' 가 정답이다.
 
세월이 가면 나아질거냐. 달라질거냐. 정권이 저절로 바뀌냐. 어림없는 생각 말라. 4년 후에 집권을 기대하는가. 기대말라. 밥을 입에 떠 넣어주지 않는다. 어머니도 애가 울어야 젖을 준다. 이명박의 원세훈이 왜 대선에 개입을 했는지 감이 안 오나. 같은 편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반 민주주의 정치행태는 새삼스럽게 말 할 필요도 없다. 그럼 민주당은 어떤가. 때로는 무기력한 민주당이 더욱 국민에게 증오의 대상이 된다. 새누리의 파괴공장은 당연하다. 민주당 정도 파괴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숨겨 놓은 것 하나 터트리고 언론이 떠들어 대면 끝난다. 그렇게 선거 치르지 않았는가. 얼마나 정치하기 편한 세상인가. 영구집권 같은 거 걱정할 거 하나도 없다. 지금의 야당이 있는 한 영구집권은 완전보장이다.
 
지금 민주당은 기다리고 있는가. 박종철을 기다리고 이한열을 고대하는가. 서울 시가지를 온통 뒤덮은 국민의 분노를 기다리는가. 뒤에서 졸랑졸랑 따라 가다가 정권을 주워 먹을 생각인가. 국민들의 희생위에서 거저먹을 생각은 버려야 한다. 목이 터져라 하고 울어보라.
 
민주주의를 외치며 목매여 울어 보라. 어머니 같은 국민들이 왜 가슴을 풀어헤치고 젖을 안 물려주랴. 민주주의는 젖이고 울어야 얻어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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