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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다 함께 잘사는 세상
혼자만 잘살면 추운 세상
등록날짜 [ 2018년11월05일 10시54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초등학교 때 부잣집 애가 몇 명 있었다. 지들 끼리끼리 놀았다. 어렸는데도 가난한 애들과는 놀지 않았다. 그들에게 가까이하려는 가난한 집 애들도 있었다. 심부름도 잘했다. 빵도 얻어먹고 껌도 얻어 씹었다. 공부가 시원치 못했는데도 좋은 중학교에 들어갔다. 중학교 2학년 때 전쟁이 일어나자 미국으로 갔다. 세월이 흐르고 귀국해서 회사 사장으로 변했다. 대를 이어서 사장이 된 것이다. 별로 관심이 없는 친구다.
 
오랜 세월이 흘렀다. 많은 친구가 늙어 죽었다. 얼마 전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깜짝 놀랐다. 사장하던 친구가 나타난 것이다. 어떻게 저 친구가 이 자리에 나타났는가.
 
‘참 외롭다. 내가 살아온 게 무엇 때문이었는가. 돈 걱정 안 하고 살았다. 그러나 이제 살면 얼마나 더 살겠느냐. 살아온 길을 돌아보게 된다.’
 
외국에 살던 아들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단다. 많은 생각을 했단다. 맘대로 안 되는 세상이다. 얼마나 많은 욕을 먹고 살았는가. 혼자만 잘살면 된다는 인생관이었다.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을 내려 놓은 지금 춥지 않단다.

'음주는 살인'이라던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이 최근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사진출처 -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 페이스북)

 
■사립유치원 대토론회
 
장례식장인 줄 착각을 할 것이다. 모두가 검은 옷을 입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얼굴에는 슬픔이 없고 증오가 불꽃처럼 타오른다. 도대체 이들은 누구며 왜 이렇게 모였는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대토론회장이다. 토론회에서 무슨 얘기들이 나왔는지 설명하는 건 구구하니 줄이자.
 
국가에서 2조 원의 보조금인지 지원금인지를 받는 한국 사립유치원. 그 돈을 어떻게 썼는지 말들이 많지만 하고 싶은 얘기는 그게 아니다.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 제일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는 딸 유치원비 벌려고 나왔단다. 자식들 최고로 키우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야 어쩌겠나. 
 
그런 부모들의 마음을 잘 알기에 사립유치원은 돈을 벌 수밖에 없다. 말썽이 나니까 내 땅 내 건물에 사립유치원 만들었으니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에게 애들 교육이 얼마나 중요하게 여겨질까. 순리와 염치를 알아야 한다지만 이들에겐 남의 얘기다.
 
■나누면 가슴 따뜻해진다
 
모두 내려놓은 초등학교 친구의 얼굴은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다. 저놈이 저렇게 변하다니. 결론은 하나, 함께 살아가는 의미를 안 것이다. 그가 회사를 모두의 것이라고 말했을 때 믿지 않던 사원들이 이제는 믿는다고 한다. 얼굴을 보니 짐작이 간다.
 
전쟁을 겪은 우리는 처절하게 가난했다. 입에 풀칠하는 게 발등에 떨어진 불이었다. 시장바닥에 수수팥떡을 펼쳐놓고 팔던 어머니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나뭇짐을 지고 몇 십리 길을 걸어가 팔던 기억이 생생하다. 나이 열여섯 어린 나이다. 낫질하다가 베인 상처가 지금도 선명하다.
 
전쟁 중에 아니 휴전 후에도 우리는 모두 가난했다. 그저 배 불리 먹는 것이 소원이었다. 이제 한국은 세계 7위의 경제부국이 됐다. 과연 그런가. 이것이 진정한 경제 부국인가. 실업자가 많은 나라. 독거노인이 많은 나라.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에서 한국은 빠지지 않는다.
 
황금연휴에는 해외 항공편은 매진이다. 사이판 태풍 때 1,800여 명의 한국 관광객 발이 묶였다. 그래도 청년실업자는 왜 그리도 많은가. 택시기사는 모두가 노인네다. 젊은 애들 보기 힘들다. 실업자로 놀아도 택시 운전은 싫다는 것이다. 이럴 때 뭐라고 해야 하는가.
 
웬 놈의 강도는 그렇게 많은가. 돈 많이 주고 장래 보장되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입에 맞는 떡이 어디 쉬운가.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공사장이 놀아야 한다는데 역시 너무 낮은 일자린가. 한국에는 고학력자가 너무 많다고 하는데 그래서 우골탑이 생긴 나라다.
 
■나만이 아닌 모두 잘 사는
 
내년 정부 예산이 470조라고 한다. 이 많은 돈이 나라 살림을 위해서 쓰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많은 얘기를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는 느끼는 것은 ‘나만이 아닌 모두 잘 사는 나라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웃는 자들도 있을 것이다.
 
나쁜 짓 안 하고 열심히 일하는데도 살기가 힘들다고 한다. 부의 편중이 심하다고 한다. 국민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설명 못 해도 가슴속으로 말한다. ‘저건 아닌데’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사립유치원 원장이 명품을 구입하고 성인용품을 사고 고급외제차를 타는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립유치원장들의 행동을 보면 국민이 화가 난다.
 
사원들의 뺨을 후려갈기고 석궁으로 산 닭을 쏴 죽이는 양진호라는 사람도 국민의 가슴에 불을 지르고 있다. 그가 부를 축적한 방법은 어떤가. 그의 행동을 보면 이름만 사람이지 짐승과 다를 바가 없다. 심각한 것은 그런 인간들이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그런 자들이 숨을 버젓이 쉬고 못된 짓은 골라서 하고 있으니 이를 보는 국민의 마음이 어떻겠는가. 그들이 법치국가에서 부당한 갑질을 자행하고 있는 한 국민화합은 요원하며 정부도 국민의 신뢰를 얻기가 힘들 것이다.
 
기막힌 일은 또 있다. ‘음주운전은 살인’이라며 법안까지 제출한 국회의원이다. 이용주다. 그런 이용주가 음주운전에 걸렸다. 집이 16채라는 그가 방송에 나와 사과하는 모습에서 국민은 전혀 사과의 진정성을 느끼지 못한다. 이런 국회의원이 존재하는 한 국민의 대표기관이라는 국회의 신뢰는 땅바닥을 뒹군다. 불신하는 국민이 잘못인가. 이용주가 의원직을 사퇴한다면 아마 뜨거운 박수가 쏟아질 것이다.
 
국민이 사립유치원 사태에 대해 분노하는 진짜 이유를 모르는가. 그들은 애들 교육을 미끼로 부를 축적했고 부정을 저지르고도 떳떳하고 당당했다. 이건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들의 지극히 상식적인 분노를 이해하지 못하면 앞으로 힘든 세상을 살아야 할 것이다.
 
시어머니 미국과 트럼프가 잔소리해도 평화를 향해 달려가는 남북관계는 현실적인 희망이다. 한국당에도 똑똑한 의원들이 많다. 비록 앞 뒤 모르고 날뛰는 철부지 의원들이 있지만, 그들이야 고치지 못하는 고질병 환자다. 포기하는 것이 낫다. 가까운 시일 안에 한국당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다.
 
청와대를 향한 말들이 많다. 전혀 근거 없는 모략인가. 깊이 생각해야 한다. 충신이 없으면 현군도 없다.
 
절대로 혼자 잘 살 생각은 버려라. 국민은 재벌이 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 부의 편중은 필연적으로 갈등을 만들어 낸다. 더구나 정당하지 않은 부의 축적은 말할 것도 없다. 지금 한국의 재벌들이 온당하게 부를 쌓았다고 믿는 국민이 어디에 있는가. 몇 몇 재벌들이 한국의 부를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정상적인 화합은 이루어질 수 없다.
 
국민은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원한다. 인간으로서의 존재가치를 향유하며 억울하지 않은 삶을 원하는 것이다. 이것이 오늘의 정치가 지향해야 할 최선의 목표라는 것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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