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18일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 이후 벌어진 ‘민주당 강기정 의원 폭행사건’이 여야 간 공방전으로 치닫고 있다.
사건의 당사자인 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규탄대회를 위해 국회 앞 계단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경호실 직원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오전 내내 경호차량 세 대가 길을 막고 있기에, 버스 문을 발로 차며 “대통령 시정연설이 끝났으니 빨리 차를 빼라”고 말했는데, 경호원이 버스에서 내리더니 자신의 앞목을 잡았고, 곧바로 뒷덜미를 잡은 뒤 한 손으로는 허리춤을 잡았다고 밝혔다.
이어 동료 경호원에 의해 양 팔이 뒤로 꺾이고 뒷덜미가 접혔다면서, 동료 의원들이 “강기정 국회의원이니 손을 놓으라”고 했는데도 “국회의원이면 다냐”면서 두 명 이상의 경호원이 양 손과 뒷덜미, 허리춤을 3분 가량 잡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강 의원은 국회의원 신분이 확인됐음에도 폭행을 당했다면서, “2명 이상의 경호원이 목을 젖히고 양손을 꺾고 허리춤을 잡는 행위를 3분 이상 계속 했다는 것은 마치 무소불위 차지철 같은 용서할 수 없는 폭행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호원 입술에 피가 났다는 말을 들었지만 경호원 얼굴도 보지 못했고, 손도 옷깃 하나 스치지 못했으며, 경호원에 의해 목이 졸려 있었다”며 자신에 의해 경호원이 부상을 입은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민주당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진정성 없는 시정연설로 국민과 야당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더니 대통령 경호원은 국회의원에 대한 테러로 국회를 모독했다”며, 유신 시절에도 볼 수 없었던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청와대 경호실이 뒷덜미와 허리띠를 잡혀 항거불능의 상태로 끌려 다닌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고, 새누리당은 사실 관계 확인도 없이 해당 경호원의 변명만 듣고 동료의원을 폄훼한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홍지만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이 사건의 피해자는 경호지원 부대원이라며, 상대방의 입술을 찢어지게 하는 등 폭력을 마구 휘두른 강 의원이 적반하장식으로 기자회견을 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강 의원이 지난 18대 국회에서도 동료의원과 주먹으로 치고받는 폭행 영상이 언론에 포착됐으며, 국회 경위의 얼굴을 무차별적으로 가격해 전국민의 비난을 받은 폭력 전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경호실은 22경찰경호대 운전담당이었던 현 모 순경이 강 의원에게 폭행을 당해 강북삼성병원에 응급 후송되어 봉합치료를 받고 있으며, 강 의원의 폭력행사에 대한 법적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경호실 측은 민주당 의원들과 경찰들이 "누가 함부로 국회의원 머리를 잡느냐"며 실갱이를 하던 와중, 강 의원이 뒤통수로 현 순경의 안면을 가격하여 입에 상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의 폭행사건을 놓고 여야의 입장차가 팽팽한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회의원이 무술유단자인 대통령 경호원에게 폭행을 가한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이 있다.
그리고 주변에 있던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들도 경호원들이 목을 낚아채고 거세게 흔든 과정에서 강 의원이 머리를 부딪쳤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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