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제법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에도 3천여 명의 시민들은 9일 오후 서울시청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고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총체적 대선개입 규탄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특검 실시, 재방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참여연대 등 28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가정보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민사회 시국회의(시국회의)’는 이날 오후 19차 범국민 촛불대회를 열고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하겠다던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은 업무배제도 모자라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며, 이제는 특검으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참여연대 주최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인근 훈련원공원에서 부터 행진으로 이동한 회원 및 시민들이 함께 했다. 특히 참여연대는 단체가 만들어진 이래 처음으로 거리행진을 가졌으며, 단체 관련자들은 시국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시국회의를 대표해 연단에 올라선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정치검찰에게 장안당한 검찰은 이제 더 이상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제 진상규명을 위해 남은 것은 특검이며, 야당은 의원직을 모두 걸고서라도 독립적 특검을 관철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중남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새누리당 지도부가 전공노의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한데 이어 검찰이 인터넷 서버의 압수수색을 한 것과 관련 “정권차원의 마녀사냥이 시작됐다”면서 그러나 “전공노는 어떠한 경우에도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공노가 지난 10년간 공무원들의 정치기본권, 정치표현의 자유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지난 대선에서 누군가를 위해 조직적으로 결정하거나 움직인 적이 없다”면서 “이 마냐사냥에 전공노와 촛불시민이 함께 하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이광철 변호사는 “새정부 들어 검찰총장이 됐던 채동욱 총장이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관련자들을 공직선거법위반 위반으로 기소하자 찍어내기 한데 이어, 그 수사를 이끌었던 윤석열 팀장은 찍어내기를 당한데 이어 중징계까지 받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수세에 몰린 정국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며 통합진보당에 위헌정당 심판을 청구하는 등 국민에게 전면전을 선포했다“면서, 민변은 이제 검찰수사를 통해 밝혀진 내용을 바탕으로 국민공소장을 만들고, 시민특검과 배심원단을 모집해 국민법정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정권의 잘못을 심판하는 장을 갖으려 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참여연대가 이날 거리행진에 앞서 발표한 호소문을 다시 한 번 전달한 뒤 “정부여당의 행태가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영국의 역사가 에릭 홉스봄의 ‘시대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들더라도 아직은 무기를 놓지 말자.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는 말을 소개하면서, 참여연대도 촛불시민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촛불집회가 열린 서울광장 건너편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는 한국고엽제전우회와 대한노인회 등 보수단체 회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진보당 해산 촉구와 촛불집회 반대 집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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