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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평창, 평화. ‘우리는 하나다’
평창을 욕되게 말라
등록날짜 [ 2018년02월19일 10시29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소설 ‘오발탄’의 작가 이범선 선생이 답십리에 사실 때 나는 이웃의 문학 건달이었다. 밤늦게 불쑥 찾아가 술 얻어먹고 객소리를 지껄였으니 속으로는 얼마나 속상하셨을까. 그러나 절대로 내색하시지 않고 온화한 웃음으로 이웃 건달을 대해 주신 이범선 선생님.
 
대표작 ‘오발탄’에서 ‘가자. 가자’를 되뇌는 실성한 주인공이 바로 선생님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이 살아계셔 평창 올림픽을 보시면서 남과 북의 선수들이 ‘우리는 하나다’를 외칠 때 선생님은 피눈물을 흘리셨을 것이다. 그때의 남(南)도 오늘의 북(北)도 다르지 않다. 우리는 하나다. 정답 아닌가.
 
삼천포와 마산에서 자란 박재삼, 천상병도 선생님 댁을 방문하던 불청객이다. 선생님은 고향바다를 말하는 후배 작가들이 무척이나 부러웠을 것이다. 평창 올림픽을 보면서 선생님을 생각하는 것은 고향을 그리워하던 선생님의 모습이 늘 가슴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MBC 엠빅비디오 영상 캡쳐)

 
■그 날, 백두산에서 흘린 눈물
 
백두산에 올랐던 기억은 기쁘고도 슬프다. 언론노조 친구들과 함께 백두산에 올랐다. 죄지은 놈은 백두산 천지를 못 본다고 했는데 우리가 도착한 순간 천지를 덮었던 안개는 거짓말처럼 싹 가시고 새파란 천지가 장엄하게 펼쳐졌다.
 
백두산 정상 바위에 앉아 천지를 내려다보며 왜 눈물이 쏟아졌을까. 옆에 있던 친구가 왜 우느냐고 묻는다. ‘그냥’이라고 대답했다. 정말 그냥이었을까. 아니다. 중국 땅을 통해서 백두산을 오를 수밖에 없는 신세가 가련해서였다. 주인의 의사는 아랑곳없이 남의 땅을 쩍 갈라놓은 자들. 그들은 지금도 우리의 운명을 쥐고 있다.
 
자신의 운명을 남의 손에 맡기고 희희낙락 키득거리던 세력들. 세상사 힘 있는 자들의 천국이다. 이재용의 집행유예를 보면서 법과 양심의 실종을 실감한다.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질문을 받으며 ‘정직’을 가훈으로 말하는 이명박을 생각한다. 정의는 어디서 찾는가.
 
적폐세력은 그동안 얼마나 호강을 누려 왔는가. 다시 회귀를 원하는가. 그만 좀 사라져라.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하고 벌을 받지 않으면 세상은 힘 있는 자들만의 세상이 된다. 대법원은 국민의 말을 들어야 한다.
 
평창이 눈물겹도록 자랑스럽다.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을 두 번이나 개최한 것도 자랑스럽지만 더욱 자랑스러운 것은 따로 있다. 눈물 젖은 한반도 기를 서로 맞잡고 개막식에 입장했다. 작은 통일이었다. 여자 아이스하키 팀을 함께 만들고 비록 패했다 하더라도 응원석에서 울려 퍼지는 ‘우리는 하나다’는 통일 선언이었다. 승리의 노래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김여정 제1부부장을 통해서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초청했다. 빠른 시일 안에 만남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구두 초청을 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고 답변했다. 초청하고 받아들일 의사를 표명했다. 반 성사나 다름이 없다.
 
■역사의 물결을 거스를 수 없다.
 
설날 새벽. 먼저 떠난 선배와 친구들을 생각한다. 언론 민주화 운동을 하며 고생하던 동지들이 살아 있다면 얼마나 좋아했을까.
 
“송희영은 사회적 공기인 기자로서의 의무를 저버리고, 조선일보 주필 겸 편집인으로서의 지위와 권한을 사적으로 이용해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했다. 이 사건 배임수재 범행으로 인해 조선일보의 취재, 보도, 평론, 편집 등 업무의 공정성, 청렴성, 객관성 등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고 나아가 우리 언론 전체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현저히 손상됐다.” 
 
조선일보의 전 주필인 송희영에게 유죄판결을 내린 재판장의 준엄한 판결 이유다. 조선일보와 송희영. 할 말이 있는가. 이제 조·중·동도 언론의 제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 존경받는 언론이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기레기라고 손가락질당하는 뒤통수가 근지럽지도 않은가. 무관의 제왕이라는 자부심으로 어깨를 펴던 언론이다. 지금 자부심을 느끼는가. 오기만 남았는가.
 
잊어버렸던 자부심을 다시 찾으면 된다. MBC를 보라. KBS, YTN, 연합뉴스의 진통을 보라. 그들은 이제 다시 태어나고 존경받는 언론이 되리라고 믿는다. 그렇지 않으면 생존할 수가 없다. 손가락질당하는 언론인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조선일보 송희영을 거울로 삼아야 할 것이다.
 
■평창은 역사의 증인
 
다시 평창으로 돌아가자. 개막식 때 흘리던 북한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눈물과 객석에서 흘리던 이산가족 할머니의 눈물이 어떻게 다른가. 오발탄에서 ‘가자. 가자’ 되뇌는 실성한 실향민과 무엇이 다른가.
 
평창 올림픽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하나가 됐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민족의 동질성은 진실이다. 가슴을 치는 감동이 가시지를 않는다. 우리는 서로 총을 겨누고 싸우던 비극을 잊지 못한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서로 왕래조차 못하고 산지가 몇십 년인가. 드디어 평창에서 우리는 하나가 됐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통한 분단 극복이야말로 광복을 진정으로 완성하는 길”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다.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중에 일부다. 비단 문재인 대통령의 확신이 아니라도 이 말은 민족의 결의다. 평창올림픽을 반대해서 시위를 벌이는 정신병 환자들이 있다. 군대 가기 싫어서 외국으로 도망친 자들. 멀쩡한 몸뚱이를 불구로 위장한 자들이 평화를 반대한다. 적폐 잔존 세력들의 마지막 발악이다. 그러나 그들도 듣고 들었을 것이다. 평창에서 터진 겨레의 함성. ‘우리는 하나다.’
 
평창 올림픽 단상에 자리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남 그리고 그 옆에 자리한 김여정의 얼굴에서 느낀 염원이 무엇인지 국민들은 누구라도 가슴 깊이 느꼈을 것이다. 홍준표도 김성태도 이명박도 이재용도 느꼈을 것이다.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평화의 거센 물결이다. 우물에서 숭늉을 마실 수는 없어도 간절한 소망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준비는 해야 할 것이다.
 
역사의 순리를 따라야 한다. 평창을 기억하라.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는 민족의 함성을 부둥켜 안아야 한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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