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5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 PC에서 발견된 이른바 ‘판사 동향파악 문건’ 의혹에 대한 3차 추가조사 실시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해 직접조사가 필요하다”며 “자체 조사가 힘들다면 검찰에 수사를 맡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이날 성명을 통해 “현재 드러난 문건의 내용 만으로도 법관과 재판의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됐음을 충분히 알 수 있다”면서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공개된 사찰문건 외에도 많은 제약으로 인해 조사하지 못한 자료가 훨씬 많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법원 행정처의 조사거부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PC는 접근조차 하지 못했고, 행정처 판사 PC 3대에 있던 760개의 파일은 비밀번호가 걸려있어 조사조차 하지 못했다”면서 “더구나 이들 파일 중 300여 개는 이미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판사 동향파악 문건의 대응방안이 실제 이행됐는지와 누가 어떤 방법으로 실행과정에 관여했는지는 추가조사위 권한 문제로 아직 밝히지도 못했다”며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국민적 신뢰와 위상 회복을 위해서라도 더욱 강력한 추가조사를 진행해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법원 상고심을 전원합의체로 넘긴 경위와 그 과정에서 양 전 대법원장의 압력 유무도 밝혀야 한다”면서 “이는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직접 조사가 필요한 만큼 자체 조사가 어렵다면 검찰에 수사를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 전 대법원장은 재임시절 직권을 남용해 부당한 지시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고 사법개혁을 방해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나아가 “박근혜 정권 시절 ‘법원 길들이기’라는 청와대 업무일지에 등장했던 만큼 이러한 사법권 침해 행위가 정권 차원에서 자행된 것인지도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원 전 원장 판결에 대해 대법관들이 자신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판결을 선고했다고 입장을 표명했지만, 판결의 결과에 영향이 있었는지를 떠나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시도 자체가 우리 헌법질서에서 허용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사법농단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엄벌만이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