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헌정사상 처음으로 정당이 헌법재판소에 해산심판을 받는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5일 국무회의에서 법무부가 긴급 안건으로 상정한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의 건’을 심의 의결했다.
법무부는 이석기 의원을 포함한 통진당 당원들의 RO(혁명조직 Revolution Organization)구성과 내란음모 혐의가 헌법상 규정된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때’에 해당하며, 통진당의 당헌·당규 및 강령을 위배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이날 정당해산심판 청구안이 국무회의를 통과되면서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통진당과 국회, 정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우선 통보할 예정이며, 곧 헌법재판소에도 심판을 청구할 예정이다.
정당해산은 헌재 재판관 9인 중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정당해산을 결정할 수 있으며, 청구 접수 후 180일 이내에 결정해야 한다.
한편 통진당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대방동 당사 10층 회의실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유신시대에 군대를 동원해서 국회를 해산시키고 긴급조치로 정치적 반대세력을 제거했던 어두운 과거가 되살아나고 있”고 비난했다.
격앙된 표정의 이정희 대표는 이 자리에서 “사상 유래 없는 정당해산이라는 사문화된 법조문을 들고 나와 진보당을 제거하려고 하는 음모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를 유신시대로 돌려놓는 것”이라며 “민주주의에 대한 파괴행위”라고 반발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독재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 망령을 불러들여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압살하고 정의를 난도질하고 있다”면서 정통성 없는 정권, 부정으로 잡은 권력에 대한 국민의 비난을 잠재우기 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와 질서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 “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유일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법무부 등 정부 당국은 철저한 준비를 통해 향후 필요한 행정적인 절차를 밟아주기를 바라며, 헌법재판소는 헌법과 원칙에 따라 청구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신속한 결론을 내려 더 이상의 혼란을 막아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헌정사상 초유의 불행한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 매우 유감”이라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대한민국의 국체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유지되어야 하고, 모든 정당의 목적과 활동도 그 범주 내에서 보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관영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극단적인 좌우 이념대결을 넘어서서 세계가 부러워할 만큼의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룩했다”면서 “정당에 대한 위헌심판 청구도 민주주의의 성숙도, 국민들의 눈높이, 선거제도의 올바른 작동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의당은 “정당 해산 청구는 통진당 문제를 뛰어넘어 민주주의 기본 질서에 대한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사안이며, 이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다루어져야한다”면서,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정미 대변인은“정당의 존재유무는 선거를 통하여 국민의 정치적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며, “국민의 정치적 선택에 심대한 제약을 가하면서 국가와 정부가 나서서 특정 정당의 해산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국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