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2호로 ‘낙태죄 폐지’가 접수된 것과 관련 “불평등하고 전근대적인 낙태죄의 폐지에 청와대가 전향적인 입장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낙태죄 폐지가 논쟁적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논쟁은 낙태죄를 폐지 한 모든 국가가 겪었던 일이고 폐지가 가져올 변화가 논란의 크기를 뛰어넘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현행 형법상의 낙태죄는 원치 않는 임신의 책임을 여성에게만 전가하는 불평등한 법이며, 여성의 몸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부정한다는 측면에서 전근대적인 법률”이라면서 “보건복지부의 2015년 조사에서 조사대상의 여성 중 19.6%가 인공 임신중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이미 낙태죄는 현실과 괴리된 사문화된 법 조항”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낙태 처벌은 비과학적인 자가낙태를 증가시키고, 이는 여성의 몸에 대한 또 다른 위험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낙태 금지법이 발효된 미국 텍사스주에서 임신부 10만여 명이 자가 낙태를 시도했다는 충격적인 결과는 그 생생한 예”라고 지적했다.

 

낙태를 처벌하지 않으면 출산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여성의 몸이 아기를 낳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편형적인 시선”이라며 “출산율은 낙태문제가 아니라 성평등한 육아를 정착시키고 의료·보험·교육 등 육아비용의 사회적 분담을 통해서만 높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을 막기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이들을 범죄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낙태죄 폐지는 여성에게 더 존엄한 삶을 가져다줄 것”이라면서 “성평등 한 사회로 가는 중대한 걸음에 정부가 전향적인 입장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월 30일부터 한 달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진행된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미프진) 합법화 및 도입’ 청원은 총 23만 5372명이 추천해 국민청원 2호가 됐다. 청와대는 국민청원이 20만 명을 넘길 경우 마감 후 30일 이내에 청와대 수석비서관, 각 부처 장관이 답변하게 되어있으며, 이미 1호 청원인 소년법 개정에 대해서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