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이기명칼럼】“부부 싸움 끝에 권 씨는 가출,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사람 소리 듣기가 어렵다. 인간의 말이 개소리가 됐다. 말의 타락은 어디까지인가. 쥐나 개나 다 한 마디다. 전진석이 끼어들었다. 장제원도 끼어 들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노’자만 꺼내면 벌떼 처럼 들고일어나 난리를 친다.” 개소리가 왜 이리도 많으냐.
(사진출처 -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 SNS)
■하고 싶은 말이 이것이더냐
“부부싸움 끝에 혼자 남은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바로 정진석이 하고 싶은 말이다. 마치 제 눈으로 본 듯이 말을 했다. 개소리다. 정진석이 왜 이따위 망언 극언을 입에 담는가. 노 대통령을 부부싸움이나 하고 혼자 자살이나 하는 허접한 인물로 만들고 싶었는가.
역대 대통령 중에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을 이렇게 능멸해도 되는가. 이명박 집권을 후 노무현 대통령이 얼마나 박해를 당했는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이명박 자신이 잘 알 것이다. 기자와 정무수석을 했다는 정진석도 잘 알 것이다. 조·중·동을 비롯한 극우 언론들의 작태도 그는 잘 알 것이다.
노 대통령이 퇴임 후 살아야 할 집은 노방궁이 됐고, 노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이 들고 다닌 배드민턴 라켓은 최고급 골프채로 둔갑했고, 밭은 개인 골프장이 됐다.
대통령은 보석이 박힌 억대의 명품시계를 박연차에게 생일선물로 받았다가 말썽이 나자 논두렁에 버렸다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크고 작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박해를 당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전 대구국세청장 안원구의 증언이 있다. 집요하게 노 대통령을 못살게 굴었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회장이다. 수십 년을 옆에서 지켜봤다. 무엇이 진실인지 안다. 노 대통령과 얼굴 한 번 마주한 적이 없는 결혼한 지 20년이 지난 내 딸이 금융조사를 받았다고 호소를 했다. 이보다 더 한 박해는 없을 것이다.
대통령이 세상을 하직하기 얼마 전 봉하 사저에서 뵌 대통령은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 사람들이 우리의 씨를 말릴 모양입니다.’ 그래도 설마 했다. 그러나 그 말을 사실이었다. 그게 생전에 노무현 대통령과 마지막 대화였다. 노 대통령이 서거한지 8년이다. 아직도 부족한가. 노무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당당하게 말한 자가 바로 정진석이다.
“노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씨와 아들이 박연차 씨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 씨는 가출하고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직접 목격하지 않았으면 할 수 없는 생생한 증언이다. 정진석은 이명박의 정무수석을 지냈다. 그는 법정에 나와 다시 한번 증언을 해야 할 것이다.
(이미지 출처 -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SNS 캡쳐)
■사과는 필요 없다
노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의원은 이 사건은 사과를 받을 사안이 아니라고 페이스북에서 분명히 밝혔다.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
“MB정부 국정원의 불법적 대선개입과 민간인 사찰 문제를 물타기 하고 싶으신 것 같은데, 우리 국민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허위 사실로 고인과 유족을 욕보이셨으면 그에 따른 응분의 법적 책임을 지시면 됩니다. 사과도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그 시간에 법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준비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이번에는 그 어떤 타협도 없을 것임을 미리 알려 드린다”
국민의당 이용주 법사위 간사도 논평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제들 제정신들이 돌아온 모양이다.
“정진석 의원의 이번 발언은 용서할 수 없는 막말로 고인과 가족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며, 적폐청산을 갈망하는 촛불 민심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정진석 의원은 유가족과 국민 앞에 즉각 사죄하고, 검찰은 즉각 사자 명예훼손죄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
■국민이 단죄해야
시간이 갈수록 드러나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죄악은 차라리 눈을 감고 싶을 지경이다.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촛불혁명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다시 소생했다. 만약에 지금까지 박근혜 정권이 지속되었다면 이 나라는 어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어지럽다.
이명박근혜 정권하에서 저질러졌던 비리들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 민주주의를 뿌리째 썩게 만든 댓글사건의 모습과 비리들이 드러날 때마다 국민은 전율한다. 부정선거다. 하루가 멀다고 터지는 불법 부정은 이게 나라였느냐는 한탄이 절로 나온다.
4대강 비리, 원전비리, 방산비리, 세월호 학살, 최순실 국정농단 등. 열 손가락 발가락이 모자란다. 줄줄이 엮여 들어가는 불법 혐의자들의 모습이 지겹다. 사법개혁 언론개혁 재벌개혁의 불길이 뜨겁다. 언제 그 불길이 자신을 태울지 전전긍긍하는 자들의 모습이 가련하다. 양심의 존재는 자신이 판단한다. 어떠냐. 양심이 존재하는가.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의 인준거부와 김명수 대법관의 인준을 한사코 거부한 세력들의 저의가 무엇인가. 개혁을 파괴하고 정의를 사장시키기 위해서다. 한 서린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조롱하는 자들의 작태도 그 뿌리에는 개혁을 거부하고 잔명을 유지하려는 자들의 추악한 저항이 숨어 있다. 그러나 아무리 발광을 해도 개혁을 갈망하는 국민의 도도한 열망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국민에게 지은 죄를 갚는 길
죄는 지으면 빌어야 하고 갚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법이 존재한다. 이명박근혜 정권이 국민에게 저지른 참담한 죄악은 무엇으로 갚을 것인가. 촛불혁명이 실패하고 박근혜 정권과 국정원이 살아 있다면 온갖 비리는 영원히 지하에 묻혀 있을 것이다. 끔찍한 일이다. 이제 그들은 뼈를 깎는 참회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잔명을 유지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번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국민을 바보로 아는가.
정진석이 누구인가. 그의 뿌리는 어디에 있는가. 박정희 정권에서 치안국장과 충남도지사, 전두환 정권에서 내무부 장관을 지낸 정석모 전 의원(10~14대)의 아들이다.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있던 지난해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뒤 사퇴했다.
이명박 정권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그는 기자 출신의 정치인이다. 합리적 상식의 소유자라야 마땅하다. 어떤가. 망언이 상식인가. 극언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가. 늦게 배운 도둑이 더 무섭다. 정진석이 묻는다.
“진짜 이명박이 정치보복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았다고 믿는가?”
믿는다. 백 번 천 번 믿는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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