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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쌍규 칼럼] 항명(抗命)의 불편한 진실들
등록날짜 [ 2013년10월25일 09시39분 ]
팩트TV뉴스 이쌍규 칼럼니스트
【팩트TV】국가정보원 대선개입 특별수사팀장인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국정감사장에서 밝힌 내용이 정국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지난해 대선 전 약 3개월간 트위터에 55689건의 정치적 글을 올린 새로운 혐의가 추가로 발견되었다. 혹자는 법률과 규정을 무시하고, 국정원 직원 3명을 체포하고 4명의 집을 압수 수색했으며 이를 통해 추가로 확보한 증거를 보태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채 법원에 임의로 제출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윤 검사의 행위는 엄연한 불법 수사이며, 소영웅주의에 사로잡힌 항명(抗命)의 검사로 폄하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요? 증거인멸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범죄행위자들을 신속하게 잡아서 수사 처리하는 일선 수사팀을 독려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검찰, 국정원, 법무부가 앞장서서 조직적으로 외압을 행사한 것은 수사방해가 아니고, 범죄행위에 가깝다. 따라서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의 항명(抗命)의 불편한 진실들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사진출처 - 국가정보원)
 
 
첫째, 수사팀이 적법 절차를 거쳐 법을 집행했느냐의 절차상의 형식 논리에 빠져서는 안 된다. 사건 수사 책임자인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야당 도와줄 일 있냐?” “내가 사표 내거든 수사하라며 수사팀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명백한 수사방해 행위이다. 국가공무원법 제57조에 공무원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소속 상관의 직무상의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다.
 
그러나 공무원행동강령 제4조에는 공무원은 상급자가 자기 또는 타인의 부당한 이익을 도모하기 위하여 공정한 직무수행을 현저히 저해하는 지시를 한 경우에는 그 사유를 당해 상급자에게 소명하고 지시에 따르지 아니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소속 상관의 명령이 정당하지 않을 때에는 따르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따를 경우에는 처벌과 징계를 받게 된다.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은 항명이 아니라, 법에 따라 정당하지 않은 조직 명령의 지시에 복종하지 않았을 뿐이다. 윤팀장은 법대로, 소신대로 원칙대로 처리한 표준형의 수사 검사일 뿐이다. 검찰 수뇌부는 보고 절차상 하자를 문제 삼기에 앞서, 진실규명을 위해 외압의 방패막이 노릇을 해주지 못하고, 축소 수사를 강요한 정치검찰의 부끄러움부터 먼저 통렬하게 자기반성해야 한다.
 
 
둘째,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수사의 외압 실체는 수사 초기부터 외압을 행사한 황교안 법무부장관이다. 황 장관은 검찰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외압의 당사자들은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 구차하게 변명으로 일신의 영달을 꾀하지 말고,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해야한다. 그래야 검찰을 살릴 수 있다. 혹여 감찰권의 꼼수를 이용하여 외압의 실체를 놔둔 채 수사팀을 희생양으로 삼는다면 결코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올린 55689건의 트위터 글은 국정원법 9조를 위반한 범죄행위다. 기존 공소장에 나와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 댓글보다 15.1배나 많다. 국정원 직원들이 은밀한 곳에서 여론을 조작하고 왜곡하기 위한 일종의 불법 정치공작이다. 이것은 이미 기소된 범죄의 입증에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
 
조 지검장이 야당의 정치적 이용 가능성이라는 이유를 들어 수사를 허가하지 않은 것은 검찰총장 후보군인 자신이 청와대나 법무부의 눈치를 봤다는 자기검열의 충성심일지도 모른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정보기관이 권력을 이용하여 국내정치에 불법적으로 관여한 것을 제대로 수사하느냐이다. 인터넷 댓글이나 트위터 글이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추후의 문제다.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사건은 여야의 정쟁도 아니고, 검찰 항명도 아니고, 검찰 내분도 아니다. 헌법에 보장된 민주주의 제도 훼손문제이다. 외압 없고 정정당당한 수사만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검찰로 거듭 태어 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국민들은 검찰에게 여러 번 기회를 주지 않는다. 국민들은 권력에 일그러진 검찰의 관상(觀想)을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공명정대한 검찰의 심상(心想)을 보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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