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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KBS, MBC. 고대영, 김장겸
이제 더 망설일 시간이 없다
등록날짜 [ 2017년06월19일 10시24분 ]
 
【팩트TV-이기명칼럼】“무슨 소리야. 방송에 나왔는데” 무슨 소리냐 하면 바로 TV에 나왔으니까 진실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기자는 진실을 전하는 착한 배달원이다. ‘거짓말 마라. 신문에는 그렇게 안 나왔다.’ 아무리 진실을 말해도 언론이 아니라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 된다. 진실을 거짓말로, 거짓말을 진실로 바꾸는 위대한 힘, 그래서 언론은 무소불위의 지배자다. 무관의 제왕이다.
 
■언론의 양면성
 
의사가 사용하는 칼은 생명을 구하지만, 악한에게는 살인 무기다. 5·16 군사반란 직후 육사 생도들이 보무도 당당하게 지지 행군을 했다. KBS의 스타 아나운서 임 아무개는 열 띤 목소리로 중계했다. 군사반란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왜 쿠데타 세력들은 제일 먼저 방송국을 점령하는가. 모르면 바보다.
 
너는 그 때 뭘 했는가. 쿠데타 찬양에 손끝이 닳았다. 왜? 밥은 먹어야 했고 겁이 났고 혹시 출세라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 가슴속에 양심은 구두 깔창으로 썼다. 그러나 왜 괴로움이 없었겠는가. 양심이란 도둑에게도 있는 것이다. 그때는 독재를 찬양했고 이제는 독재를 증오하고 언론을 비판한다. 이런저런 경험을 다 해 봤으니 나는 옳은가. 그건 내가 평가할 것이 아니다.
 
세상이 변했다고 한다. 아직 멀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변한 것만은 사실이라 느낀다. 조·중·동을 보고 종편 방송을 보면 그걸 느낀다. 공정해지려면 까마득하지만, 물고 빨고 짓이기던 ‘이명박근혜 정권’ 때와 비교하면 많이 변했다. 입에 거품을 물고 야당을 뭉개던 이른바 사이비 정치평론가들이 많이 사라졌고 출연자들도 말랑말랑해 졌다. 자신들도 창피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멀었다고 한다. 그러기에 언론개혁이 화두다.

KBS 새노조가 지난 14일 발행한 특보. KBS 전직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가운데 9명 가량은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이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이미지 출처 - KBS 새노조 홈페이지)

 
■MBC와 KBS 언론으로 살아나라
 
불공정 언론 하면 국민은 조·중·동을 떠 올린다. 죽어라 조·중·동만 끼고 사는 국민들도 있다. 긴 설명할 필요 없이 이들이 누구라는 것은 대충들 안다. 그것은 그들의 자유다. 문제는 조·중·동이 공정한 언론으로서 국민에게 평가를 받느냐는 것이다.
 
조·중·동을 비판할 때 마다 떠오르는 것은 이승만·박정희 독재시절 언론민주화를 위해 반독재 투쟁을 하던 동아일보와 기자들이다. 광고탄압으로 백지 광고를 내고 기자들이 개처럼 끌려 나와 길거리에 팽개쳐지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들 중에는 이미 고인이 된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지금 눈이나 감고 있을까. 그들의 투쟁은 지금 기레기란 이름의 후배들로 해서 빛은 잃는다.
 
수치스러운 언론의 모습은 방송에서 빛을 발한다. 스스로 치부를 말할 리는 없지만 숨긴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숨어서 방귀도 못 뀌는 시대다. MBC와 KBS가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다. 그 정점에 사장이 있다. 그들이 어떻게 권력의 입맛에 추종했으며 청와대 입속에 혀처럼 놀아났는지 재론하면 바보다.
 
한때 박수를 받던 KBS와 MBC의 기자들이 이제는 기레기로 낙인 찍혔다. 촛불시위 현장에서 카메라 기자들이 쫓겨난다. 카메라를 메고 현장에서 추방되는 영상 기자들의 아픈 마음을 누가 알 것인가. 그들의 눈물을 누가 닦아 줄 것인가. 그들이 무슨 죄가 있는가. 권력에 영합해 좋은 세월 보내던 자들이 져야 한다. 알고는 있는가. 좋은 세월은 다 갔다. 빨리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 악몽은 길게 꿀수록 고통스럽다.
 
■자퇴가 싫은가. 그럼 쫓겨나야지
 
얼마 전 한 TV사에 사장이 물러났다. 방송과는 손톱만큼도 인연이 없던 사람이다.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다. 왜 그는 사퇴했을까. 흘러나온 진실은 이렇다. 그는 한 간부직원이 찾아 왔다. 사퇴를 종용했다. 조용히 물러나라는 것이다. 그것이 명예를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퇴를 발표했다. 현명한 결정이다. 물러날 때를 안 것이다.
 
지금 KBS와 MBC에도 ‘사장퇴진’ 바람이 거세다. 압도적인 사퇴권유 서명과 시위도 있다. 여론조사도 있다. KBS 5,000여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3,292명이 참여해 88%가 고대영의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문제는 그게 아니다. 사람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회사 안팎에서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회사 안에서 직원들이 보는 시선은 경멸과 조롱이다. 그들의 눈빛에서 왜 그것을 못 느끼겠는가. 모른 척 사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하루 이틀이다. 전에는 자신을 감싸주는 권력이 있었다. 손만 비비고 시키는 대로 하면 목숨을 보존해 주는 썩은 권력이다. 하나 이제는 다르다.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다.
 
MBC의 김민식 PD는 김장겸 물러나라고 사내에서 구호를 외친다. 이 구호 속에 포함된 MBC 모든 구성원의 소리를 김장겸은 듣지를 못하는가.
 
의사를 하는 친구가 있다. 그가 들려주는 얘기다.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이 있다. 환자 자신도 안다. 한데 체념을 하고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이는 환자도 있고 아등바등 발버둥 치는 환자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운명인 걸 어쩌랴. 지금 KBS와 MBC의 고대영과 김장겸이 그런 환자가 아닐까.
 
인간이 살면서 몇 번인가는 기회가 온다고 한다. 물론 여러 의미의 기회다. 김장겸 고대영의 경우도 같다. 그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국민들은 특히 언론인들은 그들의 인생을 실패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마지막 좋은 소리 한 번들을 기회는 있다. 그것이 바로 스스로 조용히 물러나는 것이다. 힘들 것도 없다. 사라지면 된다. 아무도 잡지 않는다.
 
미세먼지. 매연 황사 이산화탄소 소음 악취. 그 밖에 많은 것들을 공해라고 한다. 그럼 언론은 어떤가. 편파 왜곡 과장 허위 음해 불공정 등의 언론행태도 분명히 공해다. 인간의 정신을 오염시키는 일급 공해다. 이런 공해를 만들어 내는 주범이 바로 KBS와 MBC 그리고 일부 종편이라고 하면 아니라고 할 자신이 있는가.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점쟁이는 아니지만, 분명히 예언한다. 아무리 배 째라 하고 버텨도 소용이 없다. 견딜 도리가 없다. 그렇게 되어 있다.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그들은 평생을 방송에서 먹고 산 사람들이다. 그들이 살아온 삶이 선이든 악이든 자신의 책임이다. 그리고 이제 책임을 지는 것이다. 마지막 가는 그들의 길. 쫓겨나가는 모습만은 후배들에게 보여 주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들리는가.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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