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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파리채로 독수리 잡으려고
야당도 국정을 생각해야
등록날짜 [ 2017년05월29일 10시06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카라스키아’에게 4전5기. 역전 KO승을 거둔 홍수환. ‘벤베누티’를 눌러 한국 최초의 세계 챔피언이 된 김기수. 올림픽 경기에서도 메달을 놓치지 않던 한국 복싱이 지금 왜 퇴조했을까. 원인이 없는 결과란 세상에 없다.
 
세계복싱의 황제라면 무하마드 알리(본명 케시어스 클레이)를 든다. ‘소니 리스톤’을 1회 한 방에 보낸 ‘알리’.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그의 입담은 지금도 사람들의 입에 회자된다. 그러나 그가 복싱의 황제가 되기까지 겪은 준비와 인고의 날은 얼마나 길고 길까.
 
■정치가 권투라면
 
올림픽에도 출전한 권투선수 친구가 있다. 그의 경험담이다. 결정적 한 방을 날렸다고 생각했는데 끄떡없다. 마치 스펀지 벽을 치는 것처럼 주먹이 힘을 못 쓴다. 맷집이 좋아서라고 하지만 실은 확실한 준비 때문이라고 했다. 훈련이다.
 
문득 정치와 권투를 생각했다. 평소에 끊임없이 준비하고 연습하고 노력한 선수가 큰 선수가 된다. 평소에 고민하고 공부하고 연구한 정치인은 실패하지 않는다.
 
2012년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문재인이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하고 준비를 했는지 아는 사람은 안다.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국가경영의 청사진은 당선 즉시 국정을 운영하는데도 잘 나타난다. 대통령의 취임한 지 불과 20여 일. 그의 공약은 마치 궤도 위를 달리는 열차처럼 흔들림이 없다.
 
여민관(與民館) 상황판을 손으로 짚어가며 일자리 대선공약을 설명하는 모습에서 신뢰를 쌓아가는 준비된 대통령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국민을 하늘처럼 섬긴다는 그의 진정성이 곳곳에서 크게 울린다.

청와대 여민관에 설치된 상황판 이미지 (이미지 출처 -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이 하늘이다
 
5월 15일 양천구 은정초등학교를 찾았을 때 대통령의 사인을 받을 종이를 찾느라고 허둥대는 안쓰러운 초딩 앞에서 무릎을 꺾은채 기다려 주는 모습을 보며 왜 눈시울이 뜨거워졌을까. 왜 그 장면에서 세월호와 박근혜의 사라진 7시간이 떠올랐을까. 만약에 대통령이 기다려 주지 않고 그냥 가버렸다면 초딩은 평생에 한이 되었을 것이다. 초딩은 바로 그가 섬겨야 하는 국민이었던 것이다.
 
대통령의 국정 추진력은 국민의 지지라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의 지원으로 위력을 발휘한다. 국민들은 이번 대선을 통해서 대의와 명분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가슴 깊이 느꼈을 것이다.
 
이명박근혜 정권 9년간 그들의 국정경영은 어떠했는지 국민들은 잘 안다. 지금 국민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명박이 22조 원을 쏟아 부어 만들어 놓은 ‘녹조라떼’강과 세월호 침몰과 함께 사라진 304명의 어린 목숨이다. 최순실과 손잡고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든 국정농단이다. 무엇을 더 말하랴. 대한민국 역사에서 그들이 권력을 휘둘렀던 9년이란 세월은 지워버려야 한다.
 
국민들은 지난 대선 기간 동안 문재인 후보가 발표하는 공약을 들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늘어놓는 색깔 좋은 공약들을 떠올리며 역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대통령의 공약이행을 보면서 희망을 갖는다. 그것은 신뢰며 신뢰야말로 국정운영의 동력이자 원천임을 알게 하는 것이다.
 
문제가 생겼다. 이낙연 총리 후보의 위장 전입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본인은 인정하고 사과했다. 비서실장도 사과했다. 야당은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한다. 저의를 안다. 정치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치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한국당이 발목을 잡는다. 국민이 나서야 한다.
 
■민심을 두렵지 않은가
 
대통령의 지지율이 80%를 넘었다고 한다. 임기 동안 잘할 것이라고 믿는 국민이 88%라고 한다. 국민들은 민심을 실제로 느낀다고 한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느끼는 민심의 흐름은 과연 어떤 것일까. 외국에서 영주권을 얻어 살고 있는 늙은 친구가 있다. 박정희 정권 당시 이민을 간 친구다. 그 친구가 돌아온다고 한다. 이제 조국 땅에서 뼈를 묻고 싶다고 했다. 이것이 국민의 마음이 아닌가.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맡에 시원한 사이다가 한 병 놓여있는 느낌이라고 한다. 세상이 변해가는 소식이다. 문재인의 일이라면 눈감고 물어뜯던 조·중·동을 비롯한 종편들이 나긋나긋해졌다고 한다. 일컬어 ‘문비어천가’라고 한다. 좋아할 일만이 아니다. 거역할 수 없는 거대한 변화에 잠시 무릎을 꿇었을 뿐이다. 권력에 편승해 떨어진 떡고물을 주워 먹던 중독을 벗어나기가 쉬운가. 아직 이르다.
 
민심의 이반은 순식간이다. 지지율에 취해서 정신 못 차리는 모습을 보이는 순간 문재인 정권도 끝난다. 민심이 떠난 정권을 기다리는 것은 파멸뿐이다. 국민의 눈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것이다. 국정농단은 박근혜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좌우명으로 삼아야 한다.
 
■무오류는 신의 몫이다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이 그립고 보고 싶지만 임기 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습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우리는 다시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성공한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추도사는 절절하고 비장하다. 다시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은 비단 노무현 대통령에게 하는 약속만이 아닌 국민과의 약속이다. 그러나 성공과 실패는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정치 현실은 예측 불가의 안갯속이다. 더구나 야당은 집권 초기부터 허리춤을 부여잡고 매달린다. 야당만이 아니다. 구태를 버리지 못하는 세력들이 얼마나 많은가. 경총 부회장 김영배가 비정규직 관련해서 딴지를 걸어왔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두텁고 이것은 귀한 자산이다. 이를 흠집 내기 위한 반대세력의 기도는 집요할 것이다. 타협은 하되 부당한 요구에는 절대로 물러서는 일이 없어야 한다.
 
■파리채로 독수리를 잡으려는가
 
새 정권의 목표는 분명하다. 개혁이다. 문재인 정권이 가는 길은 구악의 일소며 새로운 시대의 개막이다. 이를 온몸으로 저지하려는 세력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첫 번째가 총리인준 거부다. 이낙연의 위장전입이 총리직을 수행하지 못할 정도인가. 그랬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총리지명을 취소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본인 자신이 잘못을 시인했고 청와대도 비서실장이 솔직한 사과와 함께 양해를 구했다. 그런데 대통령의 직접 사과만을 요구한다.
 
대통령을 끌어들이자는 계산이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전례를 들먹이며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할 것이 뻔하다. 정상적인 경기를 해야 한다. 파리채로 독수리를 잡으려는가. 오늘의 한국 현실은 정쟁이나 할 한가한 때가 아니다. 박근혜 정권이 망쳐놓은 살림을 바로 잡을 때다. 개혁과제가 산적해 있다.
 
개혁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국민은 잘 안다. 대선공약인 검찰개혁 재벌개혁 언론개혁. 그리고 정치관여의 단골손님인 국정원 개혁과 자주국방의 저해 범인 방위산업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이는 반드시 성공해야 하며 성공할 수 있다. 이유는 하나다. 국민의 간절한 소망이기 때문이다. 올무에 걸려 최후를 마친 동물을 처절한 몸부림을 본 적이 있다. 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지만 가축을 해친 죄의 결과다.
 
경총 부회장의 비정규직 관련 발언과 인사청문회에 대한 끈질긴 야당의 요구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대통령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야당의 요구는 순수한가. 초장에 대통령의 기를 꺾고 흠집을 내자는 것이 아닌가.
 
그들의 발목잡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산을 오르려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고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는가. 힘들다고 주저앉으면 끝이다. 제정신 가진 야당이라면 불퇴전의 대통령 의지를 잘 알 것이다. 국민들이 대통령을 믿고 있다는 사실을 야당은 명심해야 한다. 파리채로는 파리를 잡아야지 독수리를 잡으려면 안 된다.
 
기회는 평등할 것이며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된다
 
대통령의 취임사를 국민은 믿고 있다. 야당은 공정한 경쟁에 참여함으로써 국민의 지지를 얻고 집권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허망한 꿈은 버려야 한다. 이해득실로 지리멸렬한 모습으로는 차마 국민에게 지지해 달라는 말도 꺼낼 수가 없다. 총리인준 청문회의 논란을 증폭시켜 이익을 얻겠다는 기대는 접는 것이 좋다. 정부도 협치란 이름의 맹목적인 타협은 거부해야 한다. 협치가 아니라 굴종이다.
 
솔직하게 말하던데 광복 이후 국민은 가장 희망에 부풀어 있다고 믿는다. 80년을 넘게 산 믿음이다. 가끔 죽고 싶다던 생각은 멀리 도망갔다. 좋은 세상 보면서 오래 살아야지.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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