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공식 추도식이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엄수됐다.
‘나라다운 나라, 사람사는 세상’을 주제로 열린 8주기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와 등 유족,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김대중 대통령의 삼남 홍걸 씨, 이해찬 이사장과 이기명 고문 등 노무현재단 임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안희정 충남도시자,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참여정부 주요 인사, 시민 1만여 명이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는 정세균 국회의장과 임채정 전 국회의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정당 대표도 참가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은 현직 당 지도부 중에 유일하게 참석하지 않았다.
박혜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추도식은 국민의례와 추도사 낭독, 유족 인사,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서로 진행됐다.
이해찬 “盧 꿈꾸던 세상이 文 완성할 세상”
이해찬 이사장은 “오늘은 아주 감격스러운 날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8번째 추모하는 이 자리에 문재인 대통령께서 참석하셔서 더욱 감회가 새롭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던 세상, 문재인 대통령이 완성할 세상, 사람사는 세상이 오늘의 주제”라고 짧은 인사말을 전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바보 노무현이 시작한 역사를 이제 새롭게 출범한 민주정부가 이어가게 될 것”이라면서 “제2, 제3의 바보 노무현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앞으로 전진시켜 나가자”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에 생전 지역주의 극복을 강조했던 점을 거론하며 “지난 20대 총선에서 대구와 부산을 비롯한 영남, 그리고 호남에서 단단한 둑이 터지기 시작했고, 문재인 정부는 영·호남을 비롯한 전국에서 고른 지지를 받아 출범하게 됐다”면서 “아마 당신께서 살아계셨다면 ‘야 정말 기분좋다’라고 크게 기뻐하셨을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탄식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추도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출범은 지난 10년간의 민주주의 후퇴에 맞선 우리 모두의 진통과 산고의 결과이자 노무현 정신의 승리”라며 “문 대통령과 함께 개혁과 통합의 과제를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노 전 대통령님이 멈춘 자리에서 우리는 다시 출발했고, 더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당신이 못다 이룬 꿈을 우리가 기필코 이루겠다”며 “역사는 김대중·노무현의 이름을 자랑스럽게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임기동안 대통령님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 추도식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임기 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고 밝혔다. 또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 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면서 “그때 ‘야 기분좋다’ 이렇게 환한 웃음으로 반겨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요즘 국민들의 과분한 칭찬과 사랑을 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뭔가 특별한 일을 해서가 아니라 정상적인 나라를 만들고 정상적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노력이 특별한 일로 느껴질 만큼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심각하게 병이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무현이란 이름은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의 상징”이며 “민주주의와 인권과 복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나라, 지역주의와 이념갈등, 차별의 비정상이 없는 나라가 노무현 대통령이 꾸었던 꿈”이라면서 “이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가슴에 묻고 다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보자”고 요청했다.
더불어 “개혁도 문재인의 신념이기 때문이 아니라 국민과 눈을 맞추면서 국민이 원하고 국민에게 이익이기 때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하겠다”며 “안보와 경제, 국정 전반에서 우리가 훨씬 유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자”고 말했다.
유가족 인사에 나선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 씨는 “오늘 추도식을 맞이하는 마음을. 이 감격과 회한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그저 역사와 민심 앞에 경외심을 느끼며 (아버지와) 오랜 길을 함께 걸어오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건호 씨는 “아버지가 역사의 도구로서 하늘이 정해주신 길을 걸어가신 것인지, 아니면 시대를 가로질러 역사의 새로운 물꼬를 트신 것인지 여전히 알지 못하겠다”면서도 “다만, 아버님이 꿈꾸신 대로 앞으로 한국에 새로운 첫 물결이 흘러 밝은 새시대의 힘찬 물줄기가 계속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님께서 살아계셨다면 오늘 같은 날엔 막걸리 한 잔 하자고 하셨을 것 같다”면서 “아버님이 사무치고 뵙고 싶은 날이다. 모든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추도식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상록수 노래에 맞춰 함평에서 보내온 나비 1004마리를 날려 보내는 행사가 진행됐으며, 시인인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추모시 ‘운명’을 낭송했다. 이어 마지막 식순으로 추도식 참가자 전원이 손을 맞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추모식을 마친 유가족과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내외빈은 노 전 대통령 묘역으로 이동해 헌화와 분향으로 이날 8주기 추도식 행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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