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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대통령 한 번 제대로 고르자
마지막 선택이다. 눈 크게 뜨고
등록날짜 [ 2017년03월06일 10시44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거리에서 비를 만났는데 구두 속이 이상하다. 벗어보니 양발이 펑 젖었다. 신발이 새는 것이다. 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럴 리가. 구두창이 쩍 갈라져 있다. 고치려니까 불량품이라 새로 사는 게 낫다고 한다. 잘못 그른 것이다. 구두 하나 고르는데도 이런데 사람이야 오죽하랴. 더구나 대통령 감이야.
 
수많은 청중 앞에서 태극기로 상의를 만들어 걸치고 열변을 토하는 정치꾼이 있다. 변호사도 있다. 요즘 많이 보는 광경이다. 말만 들으면 세상에 둘도 없는 애국자다. 헌데 그의 등 뒤에 이력서가 보인다. 자신은 못 보겠지만 국민들은 본다. 갈라진 구두창 같은 이력서다. 고쳐도 신을 수가 없어 천 상 버려야 할 신발 같은 인생이다.

(사진 - 팩트TV 신혁 기자)

 
■누가 버리라고 하는가
 
대통령 탄핵으로 온 나라가 정신이 없다. 찬성하는 촛불과 반대하는 태극기가 광화문과 시청 앞을 메운다. 태극기를 든 세력들은 500만 시민이 모였다고 뻥을 친다. 서울시민 절반의 숫자다. 시위가 끝나면 버려진 태극기가 가엾다. ‘내가 이러기 위해서 태어났나.’ 귓속에 들리는 태극기의 장탄식이다.
 
태극기 안 들었다고 얻어터질까 피해간다. 태극기를 들든 말든 자유다. 강요해서는 안 된다. 태극기 들고 편의점에 들어가 술 쳐먹지 말라.
 
왜 탄핵을 당했는가. 노무현은 민주당 편들었다는 발언으로 탄핵을 당했다가 각하가 됐다. 박근혜는 국정농단이 탄핵 이유다. 어떻게 국정농단을 했느냐고 물으면 손가락질당한다. 일일이 꼽을 수가 없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박근혜가 자신이 알고 최순실이 안다.
 
광화문을 밝히는 촛불을 보면서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저렇게 현명한 국민들이 어쩌자고 박근혜를 뽑았느냐가 슬픈 이유고 백만 이상이 모인 분노의 촛불집회에서 사고 한 번 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기쁘다. 그래도 슬픔은 크다. 탄핵 자체가 비극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가 맞느니 안 맞느니 하지만 대충의 흐름은 안다. 물론 자유당 때는 이승만에게 삼선 출마하라고 소달구지 말 마차도 동원됐다. ‘마의 우의’라고 했다. 군사독재 시대에는 여의도의 국풍과 장충체육관의 통대선거가 있었다.
 
촛불을 다르다. 한국역사상 최초인 국민들의 촛불이다. 국민들은 80%의 의지로 일관되게 박근혜 탄핵을 요구한다. 국민의 뜻이 아니라고 할 것인가. 박근혜 지지율은 5%다.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심장이 부럽다. 아버지 박정희처럼 해 먹을 것은 아닌데 초장에 사퇴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대연정은 성공할 수 있는가
 
대연정이 관심사다. 적폐정당과의 대연정. 말은 그럴듯하다. 적폐의 온상과도 같은 박근혜 정권. 이를 청산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염원이다. 대연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경험은 스승이다. 점쟁이만 앞일을 아는 것이 아니다. 대연정은 함께 정치를 책임지고 한다는 것인데 출발하는 그 날부터 그들은 반대세력이 되어 투쟁할 것이다. 경험이 있다.
 
같은 당에서도 사사건건 반대하는 세력이 있었다. 그들이 탈당한 후에야 당은 제 모습을 찾았고 지지도 상승했다. 한 식구라면서도 그랬거늘 적폐세력과의 동거에서 정치가 제대로 될 것으로 생각하는가. 오직 자신들만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세력들과 대연정은 불가능하다. 다만 아직 쓸 만한 신발의 밑창을 갈아 쓰듯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 좋은 정치를 하면 그게 최선이다.
 
생각해 보자. 홍준표·김문수·김진태류와 함께 연정할 수 있는가. 그들이 동의한다 해도 믿을 수가 없다. 양을 잡아먹지 않겠다는 늑대의 약속을 믿어야 하는가. 정상적인 정치는 불가능하다. 그렇지 않아도 새로 생기는 정권은 난관이 첩첩이다. 한쪽 다리만 잡아도 꼼짝 못 한다.
 
산을 오르는데도 길이 있다. 잘못 들어섰으면 빨리 제 길을 찾아야 한다. 고집부리다가 미아가 된다. 창피할 것도 없다. 정치에도 길이 있다. 역시 잘못 선택했으면 고쳐야 한다. 대연정이란 허구에 매몰되어 빠져나오지 못하고 헤매다가 정치인생 망친다.
 
“탄핵과 특검연장을 반대한 세력과 어떻게 대연정을 한단 말인가”
 
잘못을 시인하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선의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다.
 
■탄핵도 상식이다
 
법은 상식을 집대성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식이 무엇인가. 보통사람의 보편적인 판단 기준이다. 빨간불이 켜진 교차로를 건너다 사고를 당하면 이는 상식을 외면한 재앙이다. 왜 국민들의 71%가 일관되게 탄핵을 찬성하는가. 국민들의 상식이다. 법관은 가장 판단력이 뛰어난 상식인이라고 믿는다.
 
물론 비상식과 비이성적 법관도 있다. 수갑을 차고 법의 심판을 기다리는 김기춘이 있고 국정농단의 중심에 있다고 국민이 믿는 우병우도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법률가는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박영수 특검이 국민의 신뢰를 전폭적으로 받으며 국정을 망가트린 자들을 응징했다. 미꾸라지 몇 마리가 연못을 흐려놓는다는 지탄도 이제 사라지고 변협회장을 지낸 어느 법률인의 추태도 다시는 보지 않게 되리라고 믿는다.
 
박근혜의 국정농단은 이번 탄핵으로서 다시는 이 땅에서 사라져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번 탄핵은 국정농단을 한 어리석은 대통령을 응징한다는 의미를 넘어 다시는 박근혜 같은 대통령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국민에게 준 엄중한 교훈이다.
 
■되는 집안에는 사람이 모인다
 
문재인의 ‘더문캠’은 많은 조언자가 있다. 1,000여명이 넘은 대학교수들이 정책을 토론하고 이를 정리해서 후보에게 건의한다. 처음 겪는 경험이다. 안보포럼에는 많은 장성이 조언을 해 준다. 문재인이 집권을 하면 이들이 벼슬자리를 요구할 것인가.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쌀을 씻기도 전에 진밥 된 밥 걱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인재들은 많을수록 좋다. 등용의 폭이 넓어진다.
 
“대통령제에서 가장 큰 문제되는 건 대통령이 되고 승리하면 그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분이 당 정부를 접수한다는 것이다”
 
역시 걱정할 것 없다. 어느 한 정치지도자의 세력이 요직을 독식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 국민이 용서하지 않는다. 이 시점에서 그런 걱정을 하는 것은 교통사고 날까 봐 밖에 나가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인재는 많을수록 좋다.
 
■개 버릇 남 못 준다
 
국정원의 헌법재판소 사찰의혹이 불거졌다. 아니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국민들은 ‘또 시작이냐’다. 서운할지 모르지만 그들의 과거야 말로 오욕의 역사다. 정치적 사건의 뒤에는 항상 음산하게 도사리고 있는 국정원이라는 그림자. 국민들에게 국정원은 공포의 대상이자 능멸의 대상이다.
 
존경받는 국가보위의 전위로서 존재할 수는 없는가. 왜 헌법재판소를 사찰했다는 소리가 나오는가. 헌재를 겁박해 탄핵을 각하시키려는가. 우병우의 절친이 국정원 고위간부라는 사실은 세상이 다 안다. 설마 죽으려고 환장했는가.
 
과거 선거 때 여당에게 유리하도록 북한에게 총을 쏴 달라고 부탁한 국정원의 최고책임자는 들통이 나자 자해를 하는 만용을 부리고 감옥살이를 했다. 그가 지금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에 나섰다. 벗어 버려야 할 갈라진 신발인데 죽자 하고 안 벗으려고 발버둥이다.
 
이제 수명도 다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소용이 없다. 더 이상 추한 꼴 보이지 말라. 욕먹기도 지겹지 않은가. 대한민국 국민은 너 나 할 것 없이 함께 행복을 누려야 한다. 이제 대통령 한 번 제대로 골라보자. 천벌 받을 짓거리는 제발 단념하기 바란다. 더러운 버릇은 개나 줘 버려라.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팩트TV 모바일 응원문자 #950020768(건당 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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