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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민주당 대권 경쟁
뿌리가 상하면 나무가 죽는다
등록날짜 [ 2017년02월16일 10시30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민주당 대선후보들의 경쟁이 뜨겁다. 노무현 대통령의 적통이 자신이라고 은연중에 과시하는 말들도 있다. 문재인·안희정 후보들을 잘 알고 있는 내게 질문이 많다.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것이다. 그냥 웃는다.
 
내 나름의 판단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판단은 옳고 그름을 기준으로 한 판단이다. ‘문재인 대세론’이란 칼럼을 쓴 뒤 모두 내게 묻는다. 문재인을 지지하느냐. 웃는 수밖에 없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배운 게 있다. 정직이다. 대통령 후보 시절 노기남 주교님을 찾아뵈었다. 노무현 후보와 나도 천주교 신자다. 주교님이 물었다. ‘성당 잘 나가느냐’ 당연히 잘 나간다고 할 줄 알았다. 그러나 대답은 ‘잘 못 나갑니다.’ 이런, 가슴이 덜컹. 이를 어쩌나. 속이 상했다. 나왔을 때 싫은 소리를 했다. 대답은 ‘거짓말을 어떻게 합니까.’ 할 말이 없었다. 그 말을 문재인에게 했다. ‘네. 거짓말을 어떻게 합니까.’ 둘이 똑같다.
 
(사진출처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SNS)


노무현·문재인의 말은 옳다. 자식들한테도 그 말을 한다. ‘거짓말 하면 마음이 불편하다.’ 그러나 어떻게 거짓말 전혀 안 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인가. 정치판을 보면 정말 거짓말의 달인들이 널려 있다. 말하는 자신도 뻔히 알면서도 거짓말을 한다. 거짓말을 안 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그래도 정직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정치인들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며 속으로 웃을 것이다. 누가 더 거짓말을 잘하느냐. 어디 한국의 정치뿐이랴. 미국의 트럼프도 거짓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그럼 정치는 거짓말의 낙원인가. 비극이다.
 
■정권은 교체되어야 한다
 
정권은 교체되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소망이라고 믿는다. 야당이 집권할 것이다. 학교에서는 2등도 잘하는 것이지만 선거에서 2등은 의미가 없다. 1등 당선만이 살아남는 것으로 생각한다. 죽기 살기는 심한 말이지만 그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안철수처럼 점잖은 후보가 ‘짐승’이란 말을 서슴없이 입에 담는다. 자기 자신도 기가 막힐 것이다.
 
정치는 주먹으로 하면 안 되고 천상 말로 해야 한다. 정치인이 말 잘하는 것도 큰 복이다.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말이란 한 번 입을 떠나면 불러올 수가 없다. 평생 자기가 데리고 살아야 한다. 말조심해야 한다. 한 마디 말하기 전에 세 번 생각하라는 경구는 맞다. 그러나 어디 그런가. 말 먼저 하고 생각은 나중에 하는 정치인이 수두룩하다. 야당 후보들에게 바라는 소망도 바로 그것이다. 말조심하고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말은 삼가야 한다. 말의 칼날은 베지 못하는 것이 없고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
 
민주당의 경선을 보면서 경쟁이 과열되어 흠집 잡아내기로 발전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다. 달리기할 때도 뒤처진 선수는 앞 선수의 뒷덜미를 잡고 싶은 생각이 날 것이다. 참아야 한다. 모를 것 같아도 국민은 다 안다. 그렇게 해서는 이길 수도 없거니와 상대를 자극해서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이 되고 만다. 국민이 그런 후보들을 좋아할 것인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을 실망시키면 벌 받는다.
 
■정책은 뜬 구름이 아니다
 
나뭇가지는 제각기 살아가는 것 같지만 뿌리는 같다. 뿌리가 상하면 가지도 살아남지 못한다. 경쟁은 치열하게 하되 정도를 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고 한다. 정도를 넘어서는 순간 제어가 안 된다. 그 순간은 속이 시원할지 모르지만, 나중에 돌아오는 것은 후회다.
 
정치는 하루만 하고 끝내는 한판 노름이 아니다. 긴 눈으로 봐야 한다. 더구나 뿌리가 같은 나무라면 더 말할 나위가 있으랴. 민주당의 경선 경쟁을 보면서 지지하는 국민이 걱정하는 것은 바로 그런 점이다. 더구나 남이 잘되는 것은 죽어도 못 보는 세력들이 집요하게 펼치는 이간질은 치졸하기 짝이 없지만, 속 모르는 국민이 속아 넘어가기 쉽다. 이런 점을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탄핵인용이 코앞에 다가왔다. 탄핵은 이제 피할 수 없는 국민의 소망이자 명령이다. 박근혜와 그의 추종자들이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피할 도리가 없다. 대통령이라는 박근혜가 탄핵을 피하기 위해서 꾸며대는 온갖 술수를 보면서 국민은 구역질로 고통을 받는다. 저토록 추해질 수가 있단 말인가. 박근혜를 위해서 일을 했다는 자들의 충성은 바로 나라 망치기의 정석이다.
 
도망 다니기에 정신없는 문고리 3인방의 꼬락서니와 박근혜를 둘러 싼 간신들의 작태를 보면서 국민은 이런 대통령이 다시는 나오지 말기를 빈다. 제대로 정신이 박힌 대통령을 원한다. 민주당 경선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국민들의 소망은 광화문 광장의 촛불로 토요일 밤마다 피어오른다. 이 염원을 외면한다면 국민에게 버림받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리 거대한 나무라도 뿌리가 상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민주당 경선자들은 뿌리를 보호해야 한다.
 
경쟁 상대는 이겨야지만 그렇다고 타도할 대상은 아니다. 당당하고 멋진 경쟁을 해야 한다. 정치는 하루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하는 것이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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